저는 지난 11월에 현역 입대해 군복무중인 한 병사입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계기는 최근 일어난 군 내 사건사고에 대한 의견과 군 생활 중에 느끼게 된 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하는 마음에 용기를 내어 한 말씀 드리려 합니다.
이렇게 제가 직접 글을 올림으로써 당할 수 있는 불이익이나 징계에 대해서는 각오가 되어있음을 말씀 드리며, 자살이나 군탈같은 방법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군을 무조건 나쁘게 말하기 위함이 아니라 제가 당한 부당한 대우를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이 알고, 개선될 필요가 있는 부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정부차원에서 내려주셔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함입니다.
저는 견관절 불안정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로 현재 국군벽제병원에 입실해있고, 국군대구병원으로 후송 예정에 있습니다.
발병원인은 군 입대전 댄스동아리 활동중 수차례 넘어지면서 견관절의 아탈구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부터입니다.
한림대학교 부속 강동성심병원에서 발부한 병사용진단서를 지참하여 재신체검사를 받은 것이 작년 10월의 일이고 재신체검사 결과 2급 판정을 받아 11월 30일에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입대전에도 정밀검사를 위해 MRI 촬영을 했지만 아무 이상소견이 없어 입대를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5주간의 훈련을 받던 중 통증이 격심해지기 시작했고, 자대배치 후 벽제병원으로 외진을 나갔으나 입대전 촬영한 MRI필름에 이상이 없다하여 군병원에서 MRI촬영을 예약하지만, 지난번 촬영 후 6개워의 간격을 두고 촬영해야한다 하여 5월에 촬영 예정이 잡혔습니다.
부모님의 동의를 구하여 100일 위로 휴가 기간에 자비로 강동성심병원에서 MRI촬영을 했습니다. 그 결과 '전방관절와순파열'의 진단을 받아 수술을 요한다는 소견서를 첨부하여 재차 외진을 나가게 됩니다.
수술은 군병원에서 하는 것으로 결정을 하고 국군대전병원으로 후송 가지만, 수술적 치료가 불필요하다는 담당군의관님의 판단으로 6주의 물리치료를 받은 뒤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등병이었기 때문에 수술하고 퇴원해도 부대 내 작업 등을 통해 재발하게 될 것이라며 상병, 병장이 된 후 수술을 받아 제대로 된 재활훈련을 하라는 것이 당시 담당군의관님의 의견이었습니다.
또한, 잦은 아탈구를 통해 나타난 해부학적 병변을 인정하지 않고, 완전 탈구가 일어난 적이 없다하여 퇴원환자신검판정서에 신체등급 2급으로 기록하기에 이릅니다.
퇴원 후 억울한 마음에 어깨부위에 권위적인 실력을 가졌다는 개인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고 수술일정을 잡게 되었습니다.
이 때의 진단명은 '상관절와순박리' 였습니다.
부대복귀 후, 수술 일정을 잡았다는 것을 알리고, 수술일정에 맞춘 휴가를 요청 했으나, 군병원 진단서가 필요하다는 말에 다시 외진을 나가, 병가휴가가 가능하고 부대에 협조를 바란다는 소견서를 발부받아 왔습니다.
이 때 부모님도 군병원을 찾아오셔 자비진료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자비진료서약서를 쓰시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이어진 토요휴무제와 유격훈련으로 인해, 또, 일병 정기휴가가 잔여한다는 이유로 정기휴가를 명 받고, 유격훈련장에서 수술 일정에 맞춘 휴가를 출발합니다.
그리고 수술 후 복귀하여 바로 대대 의무실에 입실조치 받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 진단명은 '좌측 견관절부 불안정증, 좌측 견관절 Bankart 및 SLAP' 이었고, 복귀 후에 있었던 외진으로 벽제병원에 응급입실, 대구병원으로의 열차후송이 결정되었습니다.
이상이 발병 후 수술까지의 경과였습니다.
지금부터 언급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 주관적인 판단이고, 육군규정이나 군 복무규율에 위반되는 사항이 있을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책임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음을 재차 말씀드립니다.
일단, 징병신체검사규정에 대한 의견입니다.
현재 징병에 사용되는 규정은 국방부령 556으로 04년 2월 군번부터 적용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04년 1월 군번까지는 국방부령 534로 적용되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병무청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확인 가능한 사항입니다.
이를 통해 저는 지금 신체등급 4급이며 입대 이전일 경우 2005년 1월 26일 이전 신체검사자로 보충역에 해당 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견갑관절은 슬관절이나 요추간판처럼 한 번 손상 당했을 경우 자연적 치유가 불가능하고, 수술적치료를 시행해도 재발율이 높아, 완치를 할 수 없는 신체부위인 동시에, 수술후 재활기간도 6개월~1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신체부위에 손상을 입은 상태로 현역군복무를 정상적으로 마치고 싶다고 해도, 계속된 통증으로 인해 근무태도불량이라는 인식과, 잦은 입실과 후송으로 인해 전우들과의 관계악화, 외부로 나타나지 않는 내상에 대한 오해, 주특기를 포함한 여러가지 훈련 불이행으로 인한 군사특기 미흡 등 좁게는 분대원, 넓게는 대대장님을 위시한 대대 간부님들과 대대 전우들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피해만 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걸핏하면 "뺑끼부린다, 아프지도 않은데 수술할 필요가 있느냐, 군대 왜 왔냐, 군인 맞냐, 방법만 있다면 전역 시키겠다"는 얘기를 들으며 그래도 열심히 군생활 해보겠다던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집니다.
결국 제 자신도 이렇게 군생활을 할 바에야 도중하차를 해서라도 군복무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런 일개 병사의 복무 기피를 입창 등으로 징계 내려서라도 군복무를 시킬 정도로 병사가 적은 것이라면, 이런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우선은 대학 재학중인 신검등급 4급의 징병대상자는 보충역 판정을 받는 것이 옳습니다.
공익근무요원의 수가 많고 현역병사가 적어 불가능한 이야기라면, 고졸학력의 3급 징병대상자를 상근예비역에 할당할 것이 아니라 대재학력의 4급징병대상자를 상근예비역으로 해야함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신검등급 4급은 질병의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함에도 현역이라는 이유로 원하는 시기에 의사 또는 군의관의 진료를 못 받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함에도 원하는 시기에 휴가를 못 받아 수술을 미루고 군생활을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처럼 대대에 도움도 안되고 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병사는 대대장님(지휘관) 입장에서 생각해 보더라도 없는 편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경우가 저한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감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역 군복무중에도 복무변경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변경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역시키지 않고도 상근예비역이나 보충역으로 복무변경을 함으로써 복무하는 장병의 수를 줄이지 않고 또한 대대에 필요한 인원을 새로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군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 중 정형외과에 입원한 환자들을 보면 최소 한달에서 적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에 걸쳐 재활운동과 경과관찰등이 필요해 장기적으로 입원해 있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그 중에는 징병신체검사규정에 의해 의병전역 사유가 되는 환자도 있고, 자신의 통증이 의학적 자료로 검증이 되었음에도 정확히 진단되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수'가 아닌,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입니다.
군병원에서 모든 병사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내릴 수 없음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장기적인 치료 또는 경과관찰이 필요한 병사에 대해서는 보훈병원 등의 민간요양기관에서 충분한 시간 요양을 취하도록 함이 옳습니다.
마지막으로, 군내 사건사고에 대한 의견입니다.
우리나라는 휴전상태입니다. 그래서 국방의 의무가 있고 실질적으로 군사력도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어야 함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대전은 그야말로 사람과 사람의 전쟁이 아닌 병기와 병기의 전쟁이며, 전쟁 발발 시의 사상자가 민간인이 군인보다 큰 비율을 차지한다는 것은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기본적인 군사훈련과 예비군제도를 강화하는 편이 현재의 징병제로 인한 인력낭비, 세금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사전문가도 아니고, 당당하게 현역군복무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입장이지만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됩니다.
더 이상 수만 많고 질은 낮은 군사력은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군을 경험한 사람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도 군복무 보다 사회 경험이 중요하다고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요즈음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사건사고도 병사수만 늘리려는 현재의 정책이 낳는 역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자이툰 부대등 해외 파견부대의 지원자가 많은 것은 그에 따른 혜택, 단순히 급여만 따져봐도 일반 사병의 몇십배에 해당하는 등의 혜택이 있기 때문입니다.
GOP등 전방근무자의 복무기간단축, 급여 인상의 소문이 돈 것도 어떤 일에든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는 요즈음의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일 것입니다.
또한 현역입영대상자의 평균학력이 높아감에 따라 3D업종의 기피 등 편한 생활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선진국으로 발전하는데 있어 징병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병제로 지도력이 강한 사람들을 뽑고, 기초군사훈련을 1년에 한달씩2회, 총 10회에 걸쳐 받는다는 식으로 국방의 의무를 시행토록 함이, 정보통신업계는 3개월이 한계다라는 말이 나타내는 시대의 변화속도에 알맞는 군사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군에 입대해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한 몸으로 제대하는 것이라는 훈련소 소대장님의 말과, 입대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입대를 미뤄서라도 수술을 시킬 걸 그랬다는 부모님의 후회, 군대 왜 왔냐는 전우들의 걱정섞인 원망,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에 군생활 하기 싫으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밖에 대답할 수 없었던 자신의 나약함, 이 모든 것이 쌓이고 쌓여 이런 형태로 나타낼 수 밖에 없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 치료와 요양에 힘써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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