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신앙에서 비롯된 다양한 십자가와 卍자
卍(만)자는 ‘스와스티카’라고도 하는데 인도에서는 ‘스바스티카’라고 한다. 그리스어의 세 번째 알파벳 감마(Γ)가 네 개 겹쳐 있는 모양이라고 해서 ‘감마디온’이라고도 한다. 불교에서는 부처의 가슴에 있는 성스러운 표식으로 여기지만 이 표식은 고대로부터 장식, 도안에 많이 사용되었다. 일명 ‘갈고리형 십자가’라 하여 십자가의 변형으로 간주된다.
십자가는 卍자를 포함하여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는데 고대로부터 전 세계적으로 십자 표식이 새겨진 유물이 발견되고 있다. 가까이는 신석기시대의 중국에서부터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도까지 세계 4대 문명에까지 골고루 십자가가 퍼져 있었고 아프리카 일부 부족이나 아메리카의 원주민 사이에서도 신앙의 대상이었다.
십자가는 흔히 †표시로 알고 있으나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형이 있다. 두 나뭇조각이 가로 세로로 교차하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교차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른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 세로 아래쪽이 긴 형태는 라틴 십자가(†)다. 라틴 십자가 가운데 둥근 원이 있는 것은 켈트 십자가, 가로·세로의 길이가 같은 것은 그리스 십자가(+), 십자가의 끝이 갈고리 모양으로 꼬부라진 갈고리형 십자가(卍), 세로 부분이 가로의 위로 올라가지 않은 T자형 타우 십자가(성 안토니의 십자가), 타우 십자가 위에 둥근 고리가 덧붙은 형태의 앵크 십자가, X자형 성 안드레아의 십자가, 가로로 작은 나무 하나를 더 걸친 이중 십자가(‡), 그리스 알파벳 키(Ⅹ)·로(P)를 합한 형태인 키-로 십자가 등등 크게 십여 가지로 형태를 분류할 수 있다.
卍자는 태양 상징에서 유래
우리나라에서 절 또는 무당의 표시로 알려진 卍자는 중앙아프리카나 수메르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된 표지다. 卍자에는 기본형인 卍에서 안으로 좀더 꼬부라든 모양, 그리스 십자가처럼 좌우로 열십자로 교차한 막대 모양도 포함된다. 인도-아리아계에서 특히 많이 사용했는데, 이것이 이어져 자이나교, 불교, 힌두교의 비슈누파에서 그들 종파의 상징으로 삼았다.
현재 소승불교권인 동남아에서는 卍자 표시를 쓰지 않고 중국, 우리나라 등 대승불교권에서 불교의 표지로 쓰고 있다. 불교에서 卍자는 ‘길상해운(吉祥海雲)’이라 하여 부처가 지닌 성덕과 길상, 또는 윤회나 공덕의 상징이다. 화엄경에서는 부처의 가슴에 卍자가 있다는 구절이 있는데 이후에는 부처의 손, 발에도 이런 표지가 있으며 머리카락도 卍자 모양으로 굽이치는 것으로 설명되었다.
부처 이전의 인도에서는 힌두교의 태양신 비슈누의 표지였으며 그 전에는 고대 아리아인들의 태양신 디아누스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그리스에서도 卍자는 태양신 헬리오스, 최고신 제우스의 상징이었으며 생산과 관련된 여신 데메테르, 헤라, 아르테미스를 그릴 때도 나란히 그려졌다. 많은 학자들은 卍자가 뻗쳐나는 태양빛, 태양의 전차, 회전하는 태양, 신령한 빛 등 고대의 태양 숭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바람개비를 닮은 모양이라서 회전, 우주의 순환 등을 의미하기도 하며, 많은 지역에서 행운, 길조, 생명, 건강, 다산의 상징으로 그려지고 조각되었다.
卍자는 회전방향에 따라 卍(왼쪽 卍)과 (오른쪽 卍)의 두 가지가 쓰이는데 남성-여성, 태양-달, 왼쪽 회전-오른쪽 회전 정도로 추정될 뿐, 구체적인 의미 차이는 밝혀진 바 없다.

1.그리스 십자가 2.라틴 십자가 3.갈고리형 십자가 (스와스티카) 4.앵크 십자가 5.켈트 십자가
6.타우 십자가 7.이중 십자가 8.성 안드레아의 십자가 9.몰타 십자가 10.키-로 십자가
1.그리스 십자가, 2.라틴 십자가, 3.갈고리형 십자가(스와스티카) : 태양(햇살), 우주, 사방(四方), 수레바퀴 등을 보편적으로 상징.
4.앵크 십자가 : 고대 이집트에서 주로 사용. 여성과 남성의 결합, 내세, 영생, 비밀을 풀 열쇠 등을 상징.
5.켈트 십자가 : 고대 켈트족 신앙과 힌두교에서 사용. 태양, 남근, 생명, 다산의 의미.
6.타우 십자가 : 바빌로니아, 북유럽에서 주로 사용. 생명의 나무, 신의 힘, 천둥의 신 토르의 도끼를 상징.
7.이중 십자가 : 그리스에서는 제우스를 나타내는 태양 상징, 불교에서는 탑을 의미, 로마 카톨릭에서는 죄패와 발판이 달린 십자가를 뜻하며 대주교, 총대주교를 상징. 3개의 가로막대가 있는 삼중 십자가는 교황 상징.
8.성 안드레아의 십자가 : 12사도 중 안드레가 이런 형태의 십자가에 처형되었다는 카톨릭 전승이 있음.
9.몰타 십자가 : 아시리아의 네 신 라, 아누, 벨루스, 헤아를 의미. 십자군 전쟁 당시 몰타 기사단의 휘장.
10. 키-로 십자가 :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환상에서 유래한 십자가. 원래 그리스에서 중요한 부분에 표시하는 기호로 쓰였으나 콘스탄티누스 이후 ‘길조’, 또는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취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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