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29 | inews24(www.inews24.com)
초고속인터넷 소매업에 신규 진출한 파워콤이 사업허가를 받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사업권을 허가해 준 정보통신부로부터 상호접속 협정위반으로 제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이에 대한 책임을 놓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28일 정보통신부 통신안전과 오남석 과장은 지난 26일 파워콤이 통신위원회로부터 인터넷망간 상호접속 협정위반 행위로 제재를 받은 것과 관련, "정통부가 파워콤에 사업권 허가를 내 준 절차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사업자인 파워콤 측이 정부가 사업허가 조건으로 내 건 세부 이행 사항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파워콤의 '사실상' 영업정지가 파워콤 측의 무리한 서비스 개시일정 단축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였는지, 아니면 정통부의 사업권 인허가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또는 사업권 인허가 규정이 명시된 전기통신사업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책임공방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담당 부서는 허가해주고 통신위는 제재하고…손발 안 맞는 정통부
파워콤에 초고속인터넷 소매업 진출 허가권을 내 준 정통부 통신안전과의 오남석 과장은 "통상적으로 사업계획서 상에 하자가 없으면 사업권을 내주게 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파워콤은 사업권을 허가 받고, 12월 31일 이전까지만 서비스를 개시하면 되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무리하게 9월부터 사업을 개시했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서비스 신청자의 설비를 미리 확인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남석 과장은 "실제 서비스를 개시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눈으로 서비스가 될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오남석 과장은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소매업 진출과 관련한 사업계획서 상의 법적 문제는 전혀 없었으며, 그 기준으로 사업 허가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통부 산하의 통신위원회는 지난 26일 제120차 위원회를 열고 파워콤에 대해 "인터넷망간 상호접속 협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망식별번호인 AS번호를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갖추기 전까지는 신규 가입자를 모집할 수 없다"며 사실상 영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정통부 통신안전과로부터 정당하게 사업권을 받은 사업자가 영업 개시 20여일 만에 또 다른 부서인 통신위원회로부터 '준비 미비'를 이유로 영업 중지 조치를 받게 된 것이다.
◆파워콤의 '사실상' 영업 중지, 누구 책임인가
정통부 통신안전과 오남석 과장은 "서비스 개시에 필요한 기타 세부사항은 관련 법과 고시에 명기돼 있는데 파워콤에 관련 전문가가 거의 없어 이번 일이 발생한 것으로 안다"며 "파워콤에서는 망식별번호인 AS번호가 있는지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오남석 과장은 "기타 세부사항에 대한 관리 감독은 정통부의 다른 부서에서 하기 때문에 파워콤이 세부 사항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필요한 설비를 구축했는지 등에 대한 사항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정통부 부서이지만 서로 맡은 업무가 다르고 통신안전과는 사업계획서 상의 법적 하자 여부만 가려 사업허가권을 내주면 된다는 것이다.
반면, 통신위원회는 제120차 위원회에서 파워콤의 인터넷망간 상호접속 협정위반 행위뿐 아니라 백본망의 문제가 발생하는 비상시를 대비한 망 이원화를 구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도 심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망 이원화 문제는 파워콤이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는지 아니면 사업자간 협정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해 이번 위원회에서 결정을 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통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망 이원화를 구축하지 않은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사항으로 알고 있지만 세부 사항은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이 사항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결론이 난다면 최악의 경우 '사업권 취소'까지 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통부가 파워콤의 사업권까지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같은 부처의 한 부서에서는 법적 하자가 없다며 사업권을 내주고, (통신위가) 비록 독립 성격을 갖고 있지만 같은 정통부 소속으로 돼 있는 통신위에서는 제재를 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구청의 인허가 담당 부서에서 식당 허가를 내주고 또 다른 부서가 찾아가 식품법 위반이라며 단속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당분간 파워콤 가입을 하지 못하게 될 소비자들이 과연 정부의 정책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