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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이명박 서울시장은 31일 성신여대 강연에서 지금에 있어서의 국가 정체성 논쟁은 시대에 뒤떨어진 에너지 소모라고 비판했다(자료사진)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 | | “해방 6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좌파·우파로 나누어져 국가정체성을 말하는 이런 나라가 세상에 없다. 우리는 이미 그것을 뛰어넘은 세상에 살고 있는데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31일 성신여대 강연에서 지난 10·26 재선거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주도했던 국가정체성 논란을 이같이 비판하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공방은 세계인류를 향한 청년의 도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시장은 이날 ‘희망을 잃지 않는 젊은이의 도전정신’이라는 강연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자신이 어린시절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겪었던 고생과 아픔을 유머있게 풀어냈고, 그 자리에 있던 1500여명의 여대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대학생정치외교연구회가 초청한 이날 강연에서 이 시장은 입장할 때부터 여대생들의 환호와 박수 그리고 디지털카메라 ‘세례’를 받는 인기를 과시했다. 휴대폰으로 자신의 사진을 찍으려는 대학생들에게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만들어 보이기도 한 이 시장은 강연의 서두를 자신의 ‘학생운동 경험’으로 풀어나갔다.
이 시장은 “이 학교에 온 것은 처음이지만 뒷산은 많이 달렸다”며 “예전에 학생운동 할 때 경찰과 대치할 때면 이 산을 넘어 왔다. 결국 잡혀서 구속이 됐다”며 모교인 고려대와 강연장소인 성신여대의 뒷산이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그는 그러나 “당시 운동에 몸담았던 모든 사람들이 정치를 할 때 나는 직장 생활을 한 특이한 경력이 있다”면서 “내가 운동권 중심에 있어봤지만, 그들이 그것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과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그는 “변화가 많고 세분화 된 세상에서 학생운동 하나 했다고 세상 살려고 하면 자신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판적 의식을 내비쳤다.
이 시장은 이어 “나는 항상 젊은 사람을 대하면 희망이 솟는다. 젊음은 실패해도 도전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져 있다”며 ‘결코 포기를 몰랐던’ 자신의 인생 이력을 설명했다.
돈을 벌기 위해 교복을 입은 채 여고 앞에서 뻥튀기 장사를 하면서 생긴 부끄러움과 고등학교 등록금을 줄 수 없다고 말한 어머니, 서울에서의 일용직 생활, 재래시장 청소부로 대학 학비를 마련했던 일들을 활기찬 몸짓과 유머로 풀어낸 이 시장에게 여대생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그는 “젊은이가 절망하고 고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처음 종로에서 출마했을 때 노무현, 이종찬 후보를 제치고 1등으로 국회의원이 됐다. 하지만 3등이었던 노무현 후보는 봐라. 먼저 대통령이 되지 않았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그러나 꿈과 비전만 있어서도 안된다”며 향후 대권후보로서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실천력’도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나중에 중요한 위치에 섰을 때는 꿈만 있어서도 비전만 있어서도 안된다”며 “만약 서울 시장이 꿈과 비전만 제시하면 뭐하겠나.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실력이 없는 꿈과 비전은 없는 것만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시장은 국가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목표는 일자리와 안정된 생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는 젊은이뿐만 아니라 노인에게도 건강이 허락되는 한 일자리를 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은 행복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실업의 위기에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하는데, 아이는 희망이 있을 때 낳는 것”이라며 정부정책에 실효성이 없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시장은 강연이 끝난 후 한동안 학생들에 둘러싸여 사진을 함께 찍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한편, 강연이 열렸던 성신여대 운정관 맞은편에는 ‘성신여대에 다니는 한 서울시민’의 이름으로 이 시장의 강연을 반대하는 대자보가 걸렸다.
글쓴이는 ‘반민중적 개발주체, 이명박 시장 반대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현재 서울시의 청계천 공사는 ‘친환경’ ‘인간중심’ ‘문화’라는 다양한 이름의 탈을 쓴 또 다른 ‘개발주의’일 뿐”이라고 이 시장을 비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서울시는 청계천에서 오랫동안 삶을 이어온 서민을 몰아내고, 청계천 주변지역의 고층·고밀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시장의 이날 학교 방문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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