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우석천국-PD지옥‘ 외치는 양비론자들 | | | [폴리티즌의 눈] ‘황우석 죽었으니 PD수첩 폐지하라’는 곰팡이들은 누구 | | 류철원 | | 황우석랩의 곰팡이와 등가적 양비론
연극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어슬픈 양비론이 판을 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도 '우석천국-PD지옥'을 외치며 넋나간 광신성과 해괴한 정치논리로 완강하게 무장하고 있는 측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지만, 정작 어이없는 측들이 삼류 양비론을 들이대며 자신의 오판을 조금이라도 상쇄시켜 보고자 슬슬 들머리를 들이밀고 있다. 그들의 언급에 의하면 황우석팀의 논문철회 요청으로 논문조작 여부가 일정 부분 사실로 들어난 마당이니. 이제 현재의 사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던 PD수첩에 대한 책임을 더욱 확고하게 묻겠다는 것이다.
어차피 생각과 믿음의 문제는 강제되어서도 안되고 그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애당초 그들이 만들었던 논쟁에서 실체적 진실이 어느 정도 밝혀지자-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실체적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며, 더구나 기존의 권위마저 상식의 저항을 받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뜸 논점을 소급하여 다시 PD수첩의 문제를 재론하는 것은 참으로 어색하기 그지없다. 막말로 이들이 안간힘을 쓰면서 불씨를 지피고자 노력하는 의도는 지극히 불순함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며, 나아가 논문 진위 문제에서 스스로의 오판을 인정하며 긍정적 논쟁문화를 이끌었던 몇일전의 선의마저 의심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한발 더 나아가 그들은 '황우석팀의 2005 논문조작-과학계로부터의 총체적 몰락'을 인정하며, 이제는 거꾸로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PD수첩 퇴출'이라는 기계적 도그마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그들은 저질 개그판에서도 조소받을 등가적 양비론의 어깨 위에 올라타서 자신을 짐짓 냉정한 객관자의 위치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 자칫 양비론이라는 사회과학적 방법론의 본의마저 조롱거리로 만들려고 그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저 지칠줄 모르는 끈질김 하나만은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솔직히 탄복할 만하다.
지금도 우리는 황우석 사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무수한 말바꾸기와 자고 나면 연이어 터져나오는 반전의 스릴을 여전히 경험하는 중이다. 더구나 이제는 내외의 시선과 문제제기에 의하여, 비단 2005년 논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황우석팀에 의해 쌓아 올려졌던 지난 10년간의 모든 성취가 과학적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지려 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PD수첩의 문제제기에 의하여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소수의 목소리로 제기되었던 사안들이 PD수첩이라는 증폭기를 통하여 좀더 공론화의 시기를 앞당긴 것일 뿐이었다. 막말로 지금 사태의 원천적인 출발은 황우석팀의 자업자득인 셈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등가적 양비론자들을 이렇게 끈질긴 싸움꾼으로,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PD수첩 폐지론자'로 만들고 있는가? 더구나 그들은 논문조작이 사실로 드러나 황우석팀도 댓가를 치루고 있으니, 이제 PD수첩도 감봉조치라는 솜방망이 뒤로 숨지말고 프로그램 폐지라는 상응하는 댓가를 치르라는 말이다. 얼핏보면 그럴듯한 말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자신들이 그토록 신성시하던 황우석팀이 개차반이 된 마당에, 그 단초를 이끌었다고 생각되는 PD수첩이 유지되고 더구나 국민적 신뢰를 얻어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호,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들은 지독한 망각증 환자이거나 위선자일 뿐이다. 그들은 불과 몇일 전만 하더라도 대다수 언론들이 터트리는 왜곡과 진보죽이기에 편승하여 승전가를 드높여 부르면서 확인사살에 여념이 없지 않았던가? 또한 압도적인 여론을 무기로 대중우상화를 선도하며 희한한 애국질을 마다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자신들의 도끼에 발등이 찍히고 있는 중이다. 어차피 남한의 언론이라는 것은 철저하게 강자의 수족과도 같았다.
그들의 관심사는 이제 논문조작 여부라는 진부한 주제에 잇닿아 있는 것이 아니라, 황우석팀 내부 인물들의 말바꾸기를 시시각각 중계하며 진실게임이라는 경마 저널리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즉 대다수 언론이 부추키고 이에 반응하는 여론의 관심은 이미 논문조작이라는 사실명제에 존재하지 않으며, "누가누가 더 거짓말쟁이인가?"라는 썬데이서울류로 전락하고 있다는 말이다.
오로지 PD수첩을 향하여 끈질긴 요구를 거듭하고 있는 등가적 양비론자들에게 묻는다.
자, 그렇다면 "황우석을 죽이러 왔다"는 섹슈얼한 오보를 통하여 과학적 진실을 파묻고자 획책했던 YTN의 낯가죽은 누가 벗겨내야 하는가? 또한 황우석 논란 때문에 "일본에게 추월당했다"는 작문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조선일보의 간판은 누가 끌어내려야 하는가? 더구나 한때 PD수첩과 프레시안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들이 미필적 묵계 속에 전개하였던 진실죽이기 게임 앞에서 희희낙낙하다가, 어쩌면 아직도 빙산의 일각일지 모를 황우석팀의 부정행위가 사실로 들어난 지금에 와서까지 오로지 PD수첩 폐지에만 열심인 당신들의 집념과 끈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한다는 말인가? 설마 이것마저 당신들의 애국심 때문이라고 해석해야 하는가 말이다.
이번 황우석 사태는 그동안 남한사회를 작동했던 방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안이었다. 박정희 시절 유신(維新)과 5공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파행과 재벌만능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심화로 상징되는 남한사회의 경제사회적 가치논쟁은 모두 황우석 사태의 과거형일 뿐이다. 행위주체와 정치권력의 동조 속에 다수 언론들이 앞장서 여론을 왜곡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소수의 목소리를 애국이라는 도그마로 매장했던 것은 닮은꼴을 지나쳐 판박이처럼 일치한다. 과연 당신들은 이러한 나의 추론을 대하면서 당당하게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그리고 지금도 그 무리들 중의 대부분은 여전히 황우석랩의 곰팡이들처럼 존재한다.
* 본문은 대자보와 기사제휴협약을 맺은 '정치공론장 폴리티즌'(www.politizen.org)에서 제공한 것으로, 다른 사이트에 소개시에는 원 출처를 명기 바랍니다. * 본문의 제목은 원제와 조금 다르게 편집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 | | 2005/12/20 [08:55] ⓒ대자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