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아파트 반값공급"이라는 섹시한 공약을 들고 서울시장 선거에 출진한다고 해서 화제다.. 반값공급이라고 해서 혹시 92년 왕회장이 제기했던 방식인가하고 해서 속을 들여다보니 그건 아니고 내용인즉 이런거다.
지금의 아파트는 크게 토지와 건물을 패키지로 묶어 분양이면 분양, 임대면 임대로 공급된다. 그러나 홍준표는 이런 방식이 아닌 제3의 방식 즉 토지는 임대, 건물은 분양이라는 방식을 도입해서 공급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아파트를 짓기 위해 토지를 조성하면 이걸 공공기관이 소유하여 개인에 임대하는 방식을 취하고 대신 민간건설사는 그 땅에 아파트 건축물만 지어 분양한다는 방식이다.
그러나 사실 이 방식은 홍준표의 아이디어도 아니므로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이미 토지정의실천연대에서 제기했던 방식인데 이번에 홍준표가 낼름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차용한것을 두고 뭐라하는 것은 아님. 좋은것이면 차용할 수도 있지..)
이 방식을 준용하면 토지조성에 들어가는 원가에 어떤 이윤도 붙지 않기 때문에 공급가가 하락하는 것은 맞다
다시 말해 지금처럼 택지개발지구 또는 지구단위 계획 수립, 공사의 토지수용, 도시정비계획 수립, 민간건설사 분양, 재분양 등을 거치면서 땅값이 계속 뛰는 구조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평당 50만원에 조성해서 평당 200만원에 팔아먹기 같은...)
민간 건설사 입장에서야 어차피 시행이익은 별 기대안하는 것이니 도급 공사에 따른 시공비만 챙기면 되는 것이라서 이 방법대로 진행하더라도 하등 불리할 것이 없다. 오히려 땅값이 고정되면 투자비 리스크가 줄어들어 그야말로 눈부신 제품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브랜드 관리는 물론 설계나 인테리어에 승부를 걸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이 방식을 취했을때 단점으로는 토지공사가 땅을 조성해서 민간에 되팔지 못하므로 어햐간에 어떤 식의 기금이 들어와 초기 자본을 대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쉽게 말해서 이것이 국가의 재정으로 충당해야 하는 것이라면 재정확대가 필요한 것이고 연기금을 동원해야 한다면 연기금 수익률을 보상해줄 보증이 필요한 것이란 말이다. (재정팽창은 또한번의 증세 논란으로 경끼를 일으킬테니 만만한게 연기금 논쟁일 수 밖에 없다.)
또하나의 염려는 수요자인 최종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 형태의 아파트가 본질적인 구매목적을 충족하겠는가라는 의구심이다. 이 행태로 공급된 아파트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원천적으로 없다. 대신 그 땅에 살수 있다는 지상권이 존재할 뿐이다. (지주가 어느 날 갑자기 집들고 나가라고 할 수 없다는 권리)
건물이란 시간이 가면 헐고 소모되는 부품이다. 낡으면 갈아야 하고 유행이 지나면 바꿔야 한다. 땅은 어떤 비용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가치이지만 건물은 자동차처럼 감가상각이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 형태의 집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산권 행사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뜻이 된다.
보호 장치라곤 앞서 말한 지상권 정도인데 이것마저 만일 10년 20년등 기한을 정해진 지상권이라면 기한이 도래하면 그냥 아웃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이론상으로는 건물은 니꺼니까 그걸 팔고나가라 할 수 있지만 땅임자가 별도로 있는 낡은 아파트를 도대체 누가 살 것인가 말이다. 그렇다고 집을 어깨에 메고 갈수도 없고..
결국 결과적으로 볼 때 이 형태의 공급은 일종의 변형된 영구 임대주택에 불과한것이다.. 다만 임대아파트의 기초가 되는 땅값을 초기조성비로 픽스시키고 민간건설사를 시공사로 참여시켜 양질의 아파트를 구현하여 좋은 품질에 저렴한 임대료(지대)를 구현하겠다는 선의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홍준표는 이런 본질을 무시하고 “아파트 반값 공급”같은 섹시한 제목의 아이디어로 윤색해서 괜히 뽐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건 위험하다. 왜냐하면 "아파트 반값공급"이라고 이야기하면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은 그 아파트를 사기만하면 자신의 자산이 두배로 뛸 듯한 착각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을 속이는 말이 되어선 안되는 것이다.
홍준표는 기왕에 좋은 아이디어를 차용했으면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는 방향으로 선전선동을 해야 원작자들에게 나중에 혼나지 않을지 싶으다
게다가 서울시장에 나온다는 작자가 월권도 그런 월권이 없지..지가 뭔데..국민연금을 가져다가 토지조성 기금으로 사용을 하고 토지조성사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토개공과 주공의 통합을 이야기하고 국채를 발행하고 요따구 시건방진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서울시장이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하나?..서울시장이 공공기업의 통합을 추진하나?..
암튼 홍준표 이 양반은 참으로 웃기는 양반이다. 아무리 정치인이라고 해도 솔직하고 진실하지 못해서 스스로 점수를 까먹는다면 그건 바보 아닌가 말이다..
결론적으로
홍준표의 아니 토지정의실천연대의 안은 주택의 공공성을 국가가 담보하는 주택공개념으로 가자는 뜻인데..심정적으로 그리고 원칙적으로 찬성이다. 다만 모든 것을 다 이런 방식으로 공급할 순 없다. 그 막대한 예산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말이다.
대략 한해 5만~10만 가구 정도만이라도 이 방식대로 주택을 공급하고 대신 청약자격은 노인 부양세대, 연소득 5천만원 이하 근로자, 직업 군인, 연구원등으로 제한을 두면 좋을 것 같다.
* 낚시질 하지 말지...
홍준표의 안에 대해서 열린우리당의 이계안 의원이 말도 안되는 안이라고 대응을 했다. 이의원 왈 평당 1천만원짜리 .32평 아파트 예를 들면서 토지비 2억2천의 6%로 매달 100만원 이상의 지대를 내고 건축비 1억6천의 보증금으로 임대를 사느니 2억2천 융자 받아서 4억짜리 아파트를 사는 게 낫다고 했다.
계산상으로는 맞는 말이다.. 누가 임대료로 매달 100만원씩 허공에 버리나..차라리 이자를 물면 집값(본질적으로는 땅값)이라도 올라가는데 말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즉, 가용 자금이 2억가량 있는 사람들은 이미 서민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서 두 사람의 논쟁이 엇박자를 이룬다고 본다.
2억의 가용자산을 가지고 추가로 2억의 융자를 받아 4억의 아파트를 살만한 사람은 이미 중산층 이상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앞서 그런 주택공개념의 영구임대주택을 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들은 원하는 대로 좋은 곳 골라서 청약 받고 융자 받아 사라고 하면 된다.. 다만 시장의 부당한 교란책을 방지하기 위하여 투기세력의 준동은 막아서 거래의 투명성은 보장해주는게 정부의 도리일 것이다.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홍준표는 국가가 책임져야할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의 개발방식을 마치 전체 민영아파트의 반값공급인양 포장을 해서 잇속을 챙기려고 하고 있고 이계안은 그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낚시 논쟁에 빠져들라고 하고 있다.
암튼 정치인들이란 입만 살아서 물에 동동 뜰 인간들임에 틀림이 없다.
토지정의실천연대가 제시한 “토지임대 + 건축분양”의 아이디어는 도시서민과 더불어 음지에서 열심히 국가경제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숨은 일꾼에게 주거목적으로 양질의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해줄 수 는 좋은 아이디어다..
제발 정략적인 입장에서 지지고 볶고 난리쳐서 아무것도 안 되는 깽판 만들지 말고 뭔가 힘을 합치고 아이디어를 모아서 제대로 된 작품으로 탄생 좀 시켜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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