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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덴마크와 대한민국의 양극화

 

외환위기 때 국민들 신세진 대기업들은 도대체 뭐하나?

들어 가는 말

필자는 덴마크와의 축구 경기 결과 때문에 몹시 기분이 꿀꿀하다.

무엇보다 같이 근무하던 동료들 중에 덴마크 녀석들이 무지 많은데, 과거 이 넘들하고 대화하다 보면 덴마크 축구팀에 대한 자랑을 필자에게 늘어놓으며 은근히 한국 축구팀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아 몹시 기분이 상하는 일이 많았던 원한이 아직 뼛속에 깊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다음에 만날 때를 대비하여 콧대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어 이번 경기 만큼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덴마크를 통쾌하게 꺾어 주기를 고대하고 있었는데, 다음 달 만나기로 한 녀석들의 쉰 소리를 또 들어야 할 팔자인가 보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니까, 월드컵 본선에서 8강 이상 되면 필자도 할 말이 생기니까, 본선에서 선전하기를 빌어 본다.

복지국가 덴마크의 서비스업

잘 아시는대로 덴마크는 북유럽의 작은 나라이다. 작다는 것은 인구가 고작 540 만명이니 대구시 보다 약간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다. 반면 국토의 면적은 42,000 sq Km 니까 대한민국 영토 중 북한을 제외한 면적이 98000 sqkm 니까, 인구에 비해 대단히 광대한 국토를 소유한 것으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43000 sq Km 중 사람이 거의 살 수 없는 Iceland 의 면적이 약 36,000 sq km 이니 약 10000 sq km 즉 경남 정도의 면적에 대구시 보다 약간 많은 인구가 산다고 보면 된다.

덴마크의 산업 중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목축업이다. 항상 습하며 일조량이 많지 않고 겨울이 긴 기후의 영향으로 전통적으로 낙농의 나라로서 그 이름을 알려 왔으나, 최근 이 나라도 전체 산업 중 농업과 목축이 국가의 GDP 1,740억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2.2% 뿐이며, 제조업은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그나마 단 하나 있는 유명 가전 업체인 Bang&Olufson의 생산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수도인 코펜하겐 인근에 수 많은 가전업체들이 있었는데 거의 흡수되었고 지금은 Bang&Olufson의 협력업체이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업해버리고 거의 다른 공장은 없다고 봐도 된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육가공회사가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가 상당히 되고,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조선소도 하나 운영이 되고 있으며, 독창적 아동완구인 Lego도 덴마크 회사이나 이 회사는 요새 맛이 가고 있다.

그런데 덴마크 국민들은 아주 잘 산다. 2005년도 일인당 GDP가 32,000 불이고 물가는 아주 안정되어 있으며 인구에 비해 국토가 여유가 있어 주택가격도 굉장히 안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덴마크 국민들은 과연 무얼 해서 먹고 사는가? 바로 서비스업이다. 근로 국민 287만중 약 80%가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 수치상으로는 대한민국의 73%와 차이가 별로 없어 보이지만 그 내용에 있어 엄청난 차이가 있다.

덴마크의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면서 사는지 알아보자. 우선 공공 부문 종사자의 숫자가 전체 근로 인구 중 약 28%에 달한다. 즉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란 말이다. 그들 중 많은 수는 공공복지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즉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 많은 사람을 고용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의료, 교육, 연구, 국토 개발, 조사 등의 일을 하게 한다는 말이다. 즉 전체 근로 인구 중 1/3은 국가가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는 뜻이고, 전체 서비스 업종 종사자의 약 35%가 정부가 마련해 준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럼 덴마크의 서비스업 종사자의 65%는 어디서 일하는가? 약 전체 근로 인구의 약 12%(서비스업의 약 15%)는 전통적 서비스업인 도소매업과 음식 숙박업에 근무하고, 특기할 만한 것은 덴마크의 해운업이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북유럽 구석에 있는 덴마크의 항구는 유럽의 물류 허브는 죽었다 깨어나도 될 수가 없다. 그러나 덴마크의 대표적인 해운 선사인 Maersk Line은 해운업계에서 이미 세계를 평정하였다. 단연 그 규모나 영업실적 그리고 그 질적인 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이며 2등과의 격차는 당분간 타 회사의 도전을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 해운분야 고용의 상당 비율인 약 9%를 기여하고 있으며, 많은 종업원들을 해외지사로 보내 세계 해운업을 사실상 경영하고 있다. 국가가 강력하게 밀어줄 힘도 없는데 유독 국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운업계에서 세계의 넘버원이 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으나 그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자. 그러나 세계 각지에 설립한 현지 기업의 CEO와 핵심 포스트는 거의 덴마크인들이 독식한다. 

이 회사의 모기업인 A P Moller Group은 덴마크에서 가장 큰 기업으로 덴마크만이 아닌 유럽 전체에 퍼져 있는 유통업체인 Dansk Super Market, 조선소, 그리고 석유회사와 Iceland 자원 전체의 약 50%를 소유한 명실 공히 덴마크의 지배 기업이고 전통적으로 CEO를 전직 수상들이 하는 경우가 많으나 정경유착의 스캔들은 거의 없었으며, 성실한 납세로 덴마크 국가 재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으니 국민들 간에 이 회사의 평판이 높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덴마크의 서비스업과 대한민국 서비스업의 차이

대한민국의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전체 근로인구 중 34%가 자영업인 도,소매업, 음식, 숙박업에 집중되어 있으니 전체 서비스업 종사자 73%의 약 절반이 이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반면 전체 GDP의 56%만이 서비스업종의 부가가치였으니, 대한민국 서비스업은 타 업종에 비해 근로자 수에 걸맞는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며, 여기서 양극화 구조가 출발하는 것이다.

즉 딴나라당의 주장처럼 산업구조를 개편하지 않고 단순 성장만으로 양극화를 해소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더구나 현재 법인소득세의 세율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대한민국 제조업체의 성장을 저해할리도 없다는 말이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복지 단계가 극히 낮아 과거 영국병이라고 진단하였던 성장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그 요인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덴마크의 경우, 전체 근로자 약 80%가 서비스업에서 일을 하고, 전체 GDP의 약 74%가 서비스업에서 창출된다.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창출이 타 업종에 비해 그다지 낮지 않고 고르게 잘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대한민국의 극빈곤층(생존이 위협받는)은 전체 인구의 약 4%정도이나, 덴마크의 경우 극빈곤층의 비율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회보장제도가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어 누구나 생존을 위협받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양극화 해소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은 위기로 인해 망가진 성장엔진을 다시 점화하는데 3년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현저히 왜곡된 것이 바로 서비스업의 구조이다. 근본적으로는 외환위기를 불러온 박정희 정권말기부터 누적되어온 적자기업을 정리하지 않고 계속되는 차입경영으로 인한 폐해에 기인하나, 부분적으로 이것을 미봉책으로 덮어둔 채 무리한 경기부양을 시도한 김대중 정부에게도 있다. 이러한 폐해로 성장 가능성이 꺼져 가는 것을 참여정부가 다시 불꽃을 지켜, 지금은 숯불에 바람이 불어도 될 만큼 성장의 불꽃이 다시 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대기업은 삼성의 예나 현대 자동차의 예에서 보듯 이제 정부의 도움이 없이도 세계를 상대로 한판 승부 할 수 있을 만큼 잠재력이 성장하였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우리의 고용구조는 왜곡되었고 그에 따라 분배구조도 왜곡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돌입하고 있으며, 수출의 성장 기여도도 현저히 줄어들어 버렸다. 이제 내수가 성장을 뒷받침해야 하는 것이다.

제조업의 산업구조가 조정되는 와중에서 공장 부도, 해고, 명예퇴직으로 발생한 근로 인구의 절대 다수가 불안정한 상태로 종사하는 서비스업의 구조를 대폭적으로 개편하지 않고는 양극화 해소와 절대 빈곤층 지원은 근본적으로 곤란하며, 이 역시 단기적 과제로 추진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복지를 늘려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의 예에서 보듯 복지를 늘려 나가기 위해서는 의료와 복지 부문의 종사자들도 광범위하게 늘려야 한다. 유럽 복지국가들의 서비스업 종사자들 절대 다수가 정부 및 공공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인 것이다.

공공 부문 종사자가 늘어나면 당연히 정부 예산도 증액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 대기업의 세 부담 비율은 타국에 비해 절대 높지 않다. 반면 딴나라당이 주장하는 감세를 통한 성장 유도는 세율이 타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을 때에만 타당성을 갖는 것이기도 하고, 미국 등 실제 집행해 본 나라에서도 그 감세효과를 기대한 만큼 누리지도 못하였다. 감세정책을 편 부시 정부 하의 미국 경제가 하강선을 그리며 그 유명한 쌍둥이 적자로 세계 경제의 암운을 더하기만 하지 않는가?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과정과 위기 극복과정에서, 저임금 정책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회생을 위한 공적자금 투여로 절대적으로 국민들에게 신세만 졌던 대기업들이 이제 국민경제에 진정 기여해야 할 때가 오는 것이다. 성장을 희생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적어도 다른 선진국들의 대기업들이 부담하는 만큼은 부담하고, 정부는 이를 효율적이고 공정히 집행하여 왜곡된 고용과 분배구조를 개선하여 복지확충을 통한 내수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으로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 주기를 국내 대기업들에게 부탁한다.

요즘 쭝앙 찌라시에 실리는 서비스업 시리즈를 보니, 가증스럽게도 삼숑 선전만 하면서 증세는 말고 감세해달라는 어거지 논리를 펴고 있는 걸 보며, 이 나라 대표 기업의 작태에 한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몇 자 끄적거려 본다

ⓒ 시대정신



2006-02-03 09: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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