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오늘(2월 26일)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6일 "대통령 임기중간에 선거 같은 것이 자주 안 오면 좋겠다"며 "선거 변수가 끊임없이 끼어들기 때문에 국정이 굉장히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3주년을 맞아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가진 북악산 산행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 5년이 긴 것 같다. 대통령이든, 정부든, 국회든 5년에 계획을 세워서 일을 제대로 한다고 생각한다면 중간 중간에 선거가 자주 있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형식논리적으로는 2∼3년 업적의 중간 평가를 위해 적절하게 (임기 중간에) 선거를 넣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며 "그러나 2년을 갖고 중간평가를 한다고 하면 결국 이미지 평가일 수밖에 없으며, 중간 선거는 여러 변수가 끼어 들기 때문에 그것을 평가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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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진보진영을 자처하는 어떤 분이 ‘참여정부는 오히려 더 우경화되어야 한다’는 발언을 해서 나와 상당히 치열하게 논쟁을 한 적이 있다.
나도 참여정부더러 더 좌경화하라는 주문은 못하겠지만―왜냐하면 좌/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혁의 컨텐츠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누군가 참여정부가 더 우경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나는 1%도 동의하기 어렵다. 참여정부가 우경화해야 한다면 도대체 그 방향이 어디인가. 가까이는 열린우리당 보수파이고 거기서 한발만 옮기면 한나라당 아닌가.
모르긴 몰라도 한나라당의 원희룡/고진화 의원 등도 참여정부 우경화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은 우리들의 고민을 그대로 담고 있다. 개혁다운 개혁을 주문하고 싶어도 항상 선거 변수가 지뢰처럼 앞을 가로 막는다. 경제학에서도 선거 변수는 아주 영향력이 큰 변수로 작용한다.
선거 때가 되기만 하면 〔합성의 오류〕가 기승을 부린다.[합성의 오류]란 표면적으로는 개인들 모두에게 이익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공익의 손실이 너무 커서 개인들의 이익의 합을 공익의 손실이 넘어서 버리는 경우를 말한다.
감세논란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납세자 모두에게 감세는 꿀처럼 달콤한 유혹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주 싫어하는 박정희/전두환마저도 감세에 대해서는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박정희/전두환 정부가 만든 교과서를 배웠는데 다른 건 몰라도 <조세부담율이 낮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대목만큼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왜냐하면 내가 교과서 내용 중에서 가장 토론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박정희나 전두환 정부의 교과서가 그런 논리를 펴는 이유는 간단했다.―정부가 국가의 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각종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였던 것 같다.
이런 국가주도형 개발논리는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사조의 범람]으로 거의 악마와 같은 대접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박정희든 누구든 그들의 긍정성만은 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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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국가가 무엇을 개발해야 할 것인가는 1970년대, 1980년대와 판이하게 다르다. 1970년대∼1980년대의 중요 인프라가 물적 인프라였다면 1990년대 이후에 중요한 인프라는 인적 인프라이다.
현재 경제관료들에게는 이런 마인드가 부족하다. 그래서 민간 대기업들이 인적자원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며칠 전 어느 사석에서 농담들이 오갔는데―“저출산이 되면은 실업 문제 자동해결되고 임금문제 자동해결되는 것 아니냐”―이런 말들은 정말이지 100% 농담일 뿐이다.
현재 독일은 동서독 통일 후 극심한 양극화와 청년층 IT인력 부족으로 치명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실업율이 10% 이상인데도 인도 등으로부터 IT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런 청년층 IT인력 유치경쟁은 선진국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의 연구원 대부분이 해외로부터의 유치 인력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반면 인도는 국가주도로 IT인력을 기른 덕분에 이들이 해외로 나가 외화를 벌어 들이면서 급속한 경제성장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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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혁명 이전에 인도의 빈부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한다. 운명적인 카스트 제도가 이런 극심한 빈부차의 재생산을 용인하고 있었다.
무역협회 인도무역관 간부직 공무원 출신의 전언에 의하면 IT혁명 이전 인도의 기업의 임금구조는 직원이 10만원 받아 갈 때 사장이 2000만원 피용자 보수로 가져가는 1대 200 정도의 임금구조가 일반화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IT인력이 해외로 나가 매년 수천만원씩 벌어오자 인도의 청년층 대부분이 10만원의 꿈을 접고 2000만원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실력을 갖추고 해외로 나가면 2000만원은 문제 없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인도정부가 별 신경 안 써도 된다.. 전국 청년층 전부가 IT 실력향상에 올인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도가 21세기의 거대한 용이 되는 것은 이제는 시간문제>가 되었다.
저소득층 출신 IT인력들이 정부의 도움으로 실력을 쌓고 평상시보다 200배 이상씩 돈을 벌어 들이자.인도 저소득층으로부터 <거대한 소비폭발>이 해일처럼 일어나 수천 년의 카스트 제도를 붕괴시키고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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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정부가 IT인력 개발에 노력한 결과 유럽과 마찬가지로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의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그 매카니즘은 다음과 같다.
[정부의 주도적인 IT인력개발⇒저소득층 IT인력의 해외진출⇒많은 외화의 국내유입⇒저소득층 IT인력 가족의 소득급성장/소비급성장⇒인도전국 청년층들의 IT실력 배가/해외진출 붐⇒저소득층과 중산층 소비급성장/소비대폭발⇒경제급성장]
20세기에 인도 출신의 천재적 경제학자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빈부차를 용인하는 카스트제도 때문에 20세기 내내 어둠속에 갇혀 있어야만 했다.
20세기 내내 인도는 <인도출신 경제학자는 천재, 그런데 인도경제는 개판>이라는 조롱들을 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의 인도는 그 때의 인도가 아니다. 21세기의 인도는 20세기와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인도가 국가주도형 IT인력양성에 집중 올인한 것이 누구의 작품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그러나 인도가 [소 뒷걸음질하다가 쥐를 잡았다고 하더라도]―그 걸음은 유럽 강소국 발전의 매카니즘과 아주 흡사하게 일치한다.
유럽강소국의 국가주도형 인력양성시스템개혁/교육개혁/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으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물론 우리의 국가주도형 인력개발 방향은 인도보다는 유럽식의 높고 다양한 수준이어야 할 것이다.
<추가>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개혁에 목말라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2003년∼2004년에는 끊임없는 경제위기론 때문에 개혁다운 개혁을 진행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은 [지방선거] 때문에 개혁다운 개혁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보거나 세계사를 돌이켜 보더라도 수구들의 저항에 직면하지 않는 개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개혁은 느리더라도 궁극적으로 승리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은 그냥 생긴 말이 아니다.
수구들이 지금은 기세등등 하지만 역사는 그들을 수구 이상으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조선 후반기 실학자들은 그야말로 소수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저서 구석구석까지 분석하며 그들을 높게 평가해 낸다. 그러나 다수의 고관대작 수구들은 역사에 이름도 없다. 설령 이름이 남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오명(汚名)뿐이다.
참여정부가 지금은 어렵지만 역사는 그 공과를 적절하게 평가해 낼 것이다.
ⓒ 한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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