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가 하고 있는 거짓말- ⓒ 우국충정
며칠 전 건국 이래 최초로 수출 3천억 불 시대를 열었다는 기사를 모두 보셨을 거다. 2천억 불 시대가 열린 게 불과 2년 전이었는데, 유례가 없는 쾌속으로 2년 만에 1천억을 늘렸다. 집권 여당의 의장 말로는 참담한 실패를 했다는 참여정부인데, 이런 참담한 실패 속에서 이런 성과가 나오는 거 보면, 앞으로 우리는 계속 참담한 실패를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성공했다고 하는 정부가 기억이 안 나지만, 성공했다던 그 정부에서도 액수기준으로 이토록 빠른 수출 증가를 기록한 적이 없는 걸로 봐서, 김근태의 말은 적어도 이 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중 하나이다. 수출액 1천억 불 늘리는 데 2년 걸린 게 실제로는 1년 걸렸어야 하는데 1년 늦춰졌기 때문에 실패거나, 아니면 세계 1등을 해야 하는데 겨우 11등이기 때문에 실패거나... 어느 경우이든, 노력은 하나도 안 하고 분란만 일으키고 다닌 사람이 목표가 지나치게 큰 비정상적 신념 체계를 갖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어쨌거나...
연말이 다가오자 이제 또 1인당 GNP 2만 불 이야기가 나온다. IMF 때문에 1만 불도 무너졌다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들어 어느 정도 회복되었고, 특히 참여정부는 출범하기 전에 2만 불 달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데 내년에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이 목표달성이 가능하다고 하는 예측이, 정부기관이 아니라 민간 경제 연구소에서 나오는 거 봐서, 이런 기준으로 따져도 참여정부가 지금처럼 욕먹을 이유는 별로 없다는 게 필자 생각이다. 욕은 무지하게 하는데, 항상 실제로 증거를 찾아보면 이토록 주장과는 동떨어진 수치들이 나오는 거 보면, 참여정부는 정말 무지무지 억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치라도 안 좋으면서 욕먹으면 억울하기라도 덜 할 텐데 말이다...
어찌되었던 이 2만 불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참여정부 잘되는 꼴은 죽어도 못 보는 이 나라 찌라시 종업원들이 또 물타기를 심하게 하는 꼴을 어제오늘 보았다. 한마디로 다 '환율이 오른 덕'이라는 얘기다. 액면으로 보면, 그런 이야기 나올 법은 하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만 불 달성에 환율 상승 요인이 약 58% 정도 작용했다고 하는 거 보면 말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뒤집어 보면 나머지 40%는 결국 실제로 국내 총생산의 증가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한 걸로 해석할 수 있고, 이 수치도 결코 참여정부가 참담한 실패로 매도당해온 것과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를 둘러싼 엿 같은 보도의 이면이다. 근거도 없이 재래시장 장바닥 인심만 듣고 욕해온 이 땅의 찌라시 종업원들로서는 관성의 법칙 탓에 무조건 참여정부 공은 깎아내리고, 과는 부풀리는 게 주된 밥벌이 수단이 되어서 그랬겠지만, 그래도 이런 식의 보도는 이해도, 납득도 하기 어려운 명백한 왜곡보도에 속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딴겨레는 '국민소득 2만 불, 알고 보니 환율 덕' 어쩌구저쩌구 하는 타이틀을 뽑았다. 이 타이틀만 본 사람은 누구나 다 실제로 소득 는 건 하나도 없고, 환율이 전적인 이유인 것처럼 느낄 수밖에 없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무리 양보해도 이런 식의 제목 뽑는 건 좃중동문의 특기였다는 점에서, 딴겨레 역시 전혀 차별화되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 하겠다. 도대체 똑같이 보도할 거, 왜 돈도 없는 국민 졸라서 신문사는 만들고 지랄인지 모르겠다. 그냥 폐간하는 게 더 낫지... 에이 ㅆㅂ...
좋다고... 거기까지도 인정해 줄 수 있다 치자. 그러나 한 꺼풀만 더 생각해보면, 이런 식의 기사는 원천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환율이라는 거 한번만 생각해 보자. 사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환율은 이른바 원-달러 환율을 일컫는데, 쉽게 말해서 '달러값'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개념이다. 환율이 떨어졌다는 건, 달러값이 떨어졌다는 소리고, 그만큼 원화의 가치가 올라갔다는 말이 되겠다. 그런데 환율이 최근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제는 920원대가 무너졌다고 호들갑들이었고, 오늘 아마 외환당국의 개입이 예상되더라도 930원대로 치솟는 일은 없어 보인다. 어쨌거나...
이 원-달러 환율은 어찌 결정되나? 사실 무지하게 많은 요인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에 똑 부러지는 대답을 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원론적으로 말하면 결국 달러의 공급과 수요에 의해서 달러의 가격이 정해지는 중이다. 더 쉽게 말해서 달러를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더 많으면 환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지금 바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듯이, 우리 주변에 달러를 과거보다 더 아껴쓰려고 아등바등 하는 세력은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조기유학에, 국외여행에, 골프여행까지 합쳐져서 우리 국민 맹렬하게 외국 가서 달러 써대는 중이라는 징후는 많지만, 외환보유액을 높이려고 한 푼의 달러라도 아끼려는 노력은 별로 안 보인다고 해야 정상이다. 쉽게 말해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과거에 비해서 줄었기 때문에 달러값이 내려갈 요인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결국 지금의 달러값 하락은 달러를 팔려는 사람, 즉 공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요인이 주로 작용해서 생긴 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일이다.
결국 거칠게 말하면, 지금 환율의 하락은 우리 경제가 근래 드물게 달러를 많이 공급받고 있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눈치 챘듯이, 이 엄청난 달러의 공급증가는 바로 수출의 가파른 증가에 직접적으로 힘입은 것이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에 달러를 싸들고 와서 투자하겠다는 외국인 투자의 증가도 어느 정도 영향은 미쳤다고 볼 수도 있겠다. 요약하면 더 많이 외국에서 벌었고, 외국인들도 더 많이 달러 싸들고 우리나라에 투자하러 왔다는 말이다. 이게 지금 환율이 내리고 있는 결정적 요인인 것이다.
더 거칠게 말하자면, 지금 달러값 내려가고 있는 건, 우리 경제가 벌어들이는 달러가, 우리 경제가 소비하는 달러에 비해서 더 많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다. 입만 떼면 실패했다고 찌라시들이 말했고, 지금은 집권 여당의 당의장이라는 자까지 주문을 외우고 있는 '실패'의 실상이 바로 이건가 보다. '달러를 소비하는 거 보다 더 많이 버는 건 바로 실패야 실패!!!' 정말 억울해서 팔짝 뛸 노릇이다. 이게 실패라면, 결국 바로 이 반대의 현상을 초래해서 IMF 구제금융을 불러온 바로 문민정부의 경제정책이야말로 대 성공이라는 이야기인데, 정말 섬뜩한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 짜리시들과 집권당 의장까지 모두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이야기가 다시 IMF 시대로 돌아가자는 거였다니 원... 에이 ㅆㅂ...
말끝마다 실패했다고 주문을 외우는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실상이 이런 것이다. 경제가 엉망진창인 결과로 환율이 내린다면, 그 동안 세상에 나온 거시경제학 교과서는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니 다 폐기처분해야 옳을 일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독창적 이론을 세계 경제학회에 보고하고 연구 대상으로 삼아야할 불가사의한 일이다. 마치 물은 낮은데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실패한 경제라는데, 그것도 그냥 실패가 아니라, 참담한 실패라는데 어찌 환율은 내리나? 누가 이런 경제 이론을 아는 사람은 좀 알려나 줘라. 필자가 가진 교과서들이 후져서 그런지, 어디에도 이런 독창적 실패는 찾아볼 길이 없다.
경제가 참담하게 실패했는데, 국민들은 더 못살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돈의 가치는 올라가고 있단다. 달러는 점점 더 많이 몰려온단다. 수출은 자꾸 늘고 있단다. 1인당 국민소득도 늘고 있단다.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몇 년 사이에 다시 1만 불이 올라서 2만 불 고지가 눈앞인 상황에 왔다. 그것이 심지어 전적으로 환율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실제로는 우리 경제가 결국 나름대로 잘 굴러갔기에 얻은 성적표라는 걸 왜 굳이 외면해야 할까? 달러가 하늘에서 떨어졌나? 우리가 위폐라도 찍어냈나? 우리가 무슨 화수분이라도 구했나? 결국 우리 국민들이 외국에 많이 내다팔았고, 우리 경제가 이문이 많이 남아서 외국인들이 돈 싸들고 우리한테 왔기에 달러가 많아지고, 환율이 떨어진 것인데도, 경제는 실패했는데 보이는 수치만 오른 것이라고 애써 강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정도면 거의 거짓말쟁이 기자들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집권여당의 당의장의 경제학 학사 학위증을 검증해 봐야 할 일 아닌가?
이쯤 되면 정말 참여정부의 경제는 학계에 보고되어야 할 독특한 '실패'이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실제로는 실패도 아닌 걸 실패라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는가하는 의구심을 품어볼 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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