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특별했던 홍시감
아들을 데리고 이틀간 휴가를 내어 외할머니를 뵈러 시골 외가를 갔다 . 겨울을 향해가는 가을의 끝자락이라 스산하긴 해도 여느 때처럼 전곡리 마을은 가을 전경의 아늑함까지 늘 가슴을 채우는 신선한 공기를 잔뜩 마시고 올 수 있는 곳이였다
가끔씩, 산책하거나 홀로 있는 시간에 자연을 벗하면 콧노래로 흥얼대는 시간이 참으로 좋다 . 홀가분한 저녁, 석양이 넘어가는 가을 주변의 수풀 내음들을 음미하며 외가 마당 앞 좁은 외길을 천천히 걷다가 문득 아주 오래 전 , 외가에서 심어 놓은 곧고 높은 한그루의 감나무를 보았다 . 꼭대기에는 아주 맛있어 보이는 주황색 홍시 감이 세 개가 달려 있었다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많이 보냈기에 찾아 온 그리운 추억이 다시금 되살아나 나는 시중에서는 그 맛을 찾기 힘든 그 맛을 보고 싶었다 .
하여,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 주님 ! 저 높이 달려져 있는 홍시 한 개 먹고 싶어요, 그러나 장대로도 딸 수 없고 입을 벌린다고 떨어지지 않으니 ... ” 아쉬움으로 쩝쩝 입맛만 다셨다 .
그날 밤 나는 아랫방에서 따뜻함으로 까므륵 자고 있는 데 후두둑 양철지붕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 이튿날 문을 열어 바깥을 내다보니 싸늘한 바람과 함께 장독위에 진눈깨비가 뿌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날 아침 역시 한적한 그 길을 천천히 걸으며 낮은 목소리로 하나님을 향한 기도를 드리다가 발길을 멈추고 문득 높은 꼭대기를 반사적으로 쳐다보았다 ..
달랑 남아 있는 두 개의 홍시 감 !
반사적으로 밑바닥을 쳐다보았다 .오 , 나의 하나님 ! 나는 미소를 머금으며 빛 바랜 풀 섶 위에 떨어져 있는 홍시 감을 만져 보았다 . 약간 희미하게 금이 간 흙을 털어 먹을 수 있는 맛있고 달콤한 그 감 ! 어제 한마디 주님 앞에 내 마음을 아뢰인 그 감을 나는 흙을 내 옷에 스윽 문질러 털고 그냥 한 입에 털어 먹었다 . 결코, 평생을 잊지 못할 나만의 간직한 사건이였다 .
물론, 나는 아들에게 알리지도, 주지도 않았다 . 나중에 미안했다고 털어 놓았을 뿐 , 그것은 나의 소원에 응답하신 하나님의 선물이기에...
에코 ! 내가 넘 했나 ? 딸아이가 이 글을 적고 있는데 말을 한다 “ 엄마 ! 분명 엄마에게 사람들이 뭐라고 할 것 같애요 .. 이런 말은 쓰지 마세요 . 어린 딸의 권유에도 나의 있었던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었다.
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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