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글을 펌합니다.
조금 설명을 붙이면 첫 번 째 글은 따님과 함께 '와이키키 부러더스'를 보러 간 노무현을 극장에서 우연히 본 어느 네티즌의 글이구요.
두 번 째는, 뭐 설명 안 달아도 되겠네요.
세 번 째 글은 당시 진중권이 쓴 글입니다.
원래는 진중권의 글이 맨 위에 있는 건데 제가 좀 편집했습니다. (이유는 다들 아실거라 지레 짐작하며...^^)
아..사족 한마디.
지금 딴날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 두 사람이랑 당시 딴날당 총재의 수준이 거기서 거길거다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1.
이름:극장에 갔다가
2001/12/8(토) 20:26
노무현과 '와이키키 부러더스'
요즘 '와이키키 부러더스'라는 영화가 화제다.
죽었다 살아 난 영화라던가.
네티즌 덕분에 이 영화도 살아 났다는 것이다.
오늘 토요일 5시.
여자 친구와 스카라 극장을 찾았다.
아직 상영시간이 안되어 밖에 의자에서 기다리는데
어! 나는 깜짝 놀랐다.
노무현이 극장문을 들어서는 게 아닌가.
딸인듯 한 20대 아가씨와 둘이서 말이다.
두 사람은 웃으며 벽에 붙어있는 좌석번호를 확인한다.
노무현은 내 앞 좌석이다.
잠시 귀를 기우려 들으니
둘은 부녀 사이다.
어쩐지 얼굴이 비슷하더라니.
딸이 음료수를 사다 노무현에게 준다.
영화 상영되는 동안 자꾸만 노무현에게 신경이 간다.
영화가 끝나고 둘이 거리로 나섰다.
나도 여자 친구와 나왔다.
길가던 사람들이 노무현에게 인사를 한다.
어떤 청년은 싸인을 청한다.
나도 싸인이나 받을까.
노무현이 딸과 무엇인가 잠시 의논 하더니
바로 길 건너 낙지집으로 들어 간다.
따라 들어가서 얘기나 해 볼까.
아니지.
모처럼 딸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데
방해를 해서는 안되지.
여자 친구가 내게 말했다.
'노무현이 참 멋지지 나도 저런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동의 했다.
이름 좀 알려진 정치인이 행차를 하면
참 많은 사람들이 따라 다닌다.
얼마 전 이회창 총재가 극장에 갔는데
언론이 야단법석을 떨더군.
영화를 보러 간건지 선전을 하러 간건지.
오늘 저녁.
노무현은 참 보기 좋더라.
영화도 좋았고..
오늘은 재수 좋은 날이다.
오래 기억해야지.
2.
한나라 이회창총재 영화 '친구' 관람
[정치] 2001년 05월 13일 (일) 17:5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3일 서울 명보극장에서 영화 '친구'를 관람했다.
이총재는 관람 전 곽정택 감독 및 장동건 유오성 씨 등 출연진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자리를 같이 한 영화배우 안성기 씨와는 사진기자들앞에서 어깨동무를 해 보이기도 했다.
이총재는 관람 후 부근의 한 호프 집으로 자리를 옮겨 "남자 친구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우정을 잘 표현했더라"며 "'쉬리' 'JSA' 등에 이어 '친구'가 히트 치는 것을 보니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보는 것 같다"고 제작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총재는 또 "옛날 건달 학생들은 교복 어깨에 '뽕'을 넣고 폼을 잡았지"라고 학창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김진재(金鎭載) 부총재, 신영균(申榮均) 의원, 김무성(金武星) 비서실장 등이 동행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body>
3.
[문화]이회창과 노무현의 영화관람
비교가 되는군요. 여기서는 이회창과 노무현의 영화관람기를 미학적으로 평가해 볼까 합니다.
먼저 이회창이 본 영화를 봅시다. <친구>라고 합니다. 조폭영화지요. 게다가 수백만을 동원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입니다. 반면 노무현이 본 영화를 봅시다. <와이키키 브라더즈>입니다. 저는 영화에대해 잘 모르지만, 전문가들이 이 영화의 예술성을 높이 꼽더군요. 대신 이 영화는 조폭영화에 관중을 빼앗겨 일찌감치 간판을 내렸다가 네티즌들의 성원에 힘입어 다시 개봉했지요. 미적 취향이라는 측면에서 이회창은 아무래도 노무현에게 당하지 못하는군요.
둘째, 누구랑 같이 갔나 봅시다. 노무현은 딸이랑 단 둘이서 조촐하게 영화를 봤습니다. 부녀간의 정을 나누는 시간이었지요. 반면 이회창 총재는 이 부문의 취향 역시 후지기 짝이 없네요. 기껏 자기 당 의원들 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고 합니다. 도대체 자기 가족이나 친구도 아니고, 영화를 당의 부하들하고 같이 볼 마음이 생길까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취향입니다. 같이 영화 보러 갈 사람이 그렇게도 없나?
세째, 가서 뭐 했나 봅시다. 노무현은 조용히 영화관람만 하다가 돌아갔다고 합니다. 가끔 얼굴을 알아보는 젊은이들에게 사인을 해줬다고 합니다. 반면 이회창은 장동건하고 얘기하고 안성기에 빌붙어 기념촬영을 하더니, 제작진을 불러다가 격려를 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야당 총재가 격려한다고 그 격려를 먹고 한국 영화가 더욱 더 발전한다고 믿는 것인지... 하여튼 영화 한 편 보러 가서도 위세를 떨지 않으면 안 되는 모양입니다. 벌써 대통령 다 됐어요.
네째, 영화를 보러 간 목적입니다. 노무현은 그냥 딸 하고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이회창 총재는 자기가 영화를 보러 다닌다는 사실을 선전하러 간 모양입니다. 아마도 "젊은 층에 인기가 없으니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배우라"고 주문했던 참모진의 고육지책이었던 모양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젊은이를 몰라도 정말 모른다고 할 수 밖에 없지요. 요즘 젊은애들 의원끼고 비서끼고 영화 보러오는 할아버지, 재수 없게 생각합니다.
이회창과 노무현. 참 미적 취향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군요. 압권은 역시 이회창 총재가 "뽕을 넣고 폼을 잡고 다녔다"고 회상하는 부분입니다. 영화 보고 야당 총재가 한 코멘트 치고는 영 몰취향하네요. 이회창 할아버지, 다음부터 영화는 님을 대통령 만드느라 졸지에 책까지 써야 했던 마나님과 함께 다니세요. 아니면 군대 안 간 두 아들과 함께 가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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