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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칼럼] 두 마리 토끼를 좇아서-이용섭 건교부 장관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

수도권 집값 급등의 여진이 멈추지 않고 있던 지난해 12월 11일 부동산정책의 주무 장관직을 맡아 이제 두 달이 지났다. 오랜 공직생활 중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고심과 분주함으로 보낸 날들이었다.

껑충 뛰어버린 집값 문제로 맺힌 국민들의 응어리를 어떻게 하면 풀어드릴 수 있을까 하는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웠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개혁정책이 이 같은 시장불안 때문에 자칫 추진동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마저 들었다.

절박한 책임감으로 보낸 2개월

수차례의 관계부처 실무회의, 대통령 주재 관계 장관회의, 당정회의 등을 거쳐 취임 한 달째 되던 1월 11일 분양가상한제와 원가공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시장안정대책을 내놓을 수 있었고, 연이어 주택공급에 대한 공공부문의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의 1·31 서민주거안정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1·11 대책에서는 치솟는 분양가를 잡는 데 초점을 두었다. 지난해 11·15 대책으로 ‘많은 주택이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 같은 물량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 시장안정의 열쇠라고 보았다. 머지않은 장래에 좋은 새집이 싼 값에 많이 나온다면 굳이 비싼 값을 치르면서 헌 집을 지금 사야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싶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전이 실제 시장의 믿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했다.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올해부터 2010년까지 수도권에서 연평균 36만호의 주택이 건설되고 분양가도 공공택지에서는 25%내외, 민간택지에서도 15~25% 가량 낮아진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였다. 분양가 규제로 인한 공급 위축 가능성을 불식시키기 위해 민간 주택사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완화 조치도 포함시켰다.

집값 요요현상 방지 위해 긴장 고삐 당길 것

다행히 1·11 대책 이후 시장은 안정세를 찾아갔다. 대부분 지역의 집값이 약보합세로 전환되었다. 강남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는 호가를 1~2억원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전셋값도 안정되어 봄 이사철 대란을 점치던 일부 전문가들도 머쓱해진 듯하다.

그러나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는 없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아직도 국민 의식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서 방심하다가는 과거처럼 불과 몇 달 후 시장불안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분양가 규제, 원가공개가 공급 감소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장기적으로 집값불안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일부의 걱정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물론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더라도 건설업체의 적정이윤은 보장되기 때문에 민간부문 주택공급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일의 민간공급 위축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정부는 그 해결책으로 공공주택 공급능력을 확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집값 안정과 주거복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좇는 전략을 택했으며, 이를 구체화한 것이 1·31 주거안정대책이다. 10년 임대 후 시장상황에 따라 매각할 수 있는 비축형 임대주택 50만호를 포함해 2017년까지 총 260만호의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집값 안정-주거복지 두 마리 토끼 잡기로

선진국 수준인 20%(총340만호)의 장기 임대주택을 확보하게 되면 굳이 자기 집을 장만하지 않더라도 집값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장기 공공임대주택의 저렴한 임대료를 통해 민간의 전월세가격도 견제하고 안정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이 뿐 아니라 집값이 오를 경우 공공이 비축한 주택을 내다 팔게 되면 수급 불일치에 따른 집값상승을 막을 수 있고,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불안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문제도 원천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대책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정부가 마련해 발표한 대책들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당장 주택법 등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만약 개정법률 등이 발표된 대로 통과되지 못하면 집값은 또다시 반등할 소지가 있다.

정부는 분양가인하와 주거안정에 대한 국민들의 소망을 바탕으로 마련된 11·15, 1·11, 1·31대책들이 이번 국회에서 원래 취지대로 반드시 입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정치권도 정파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 주거안정이라는 대의를 앞세우는 성숙함을 보여주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올해는 앞으로 집값이 장기간 안정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이다. 시장흐름의 변곡점이 안정 쪽으로 기울어지면, 집값안정기조가 우리사회에 정착될 것이다. 그간 참여정부가 마련한 부동산 대책들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나타나기 시작했고 내년 이후 수도권에서 연평균 36만호의 주택이 싼 가격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한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금년도 집값안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집값 안정과 주거복지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신속히 나타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속도감 있게 대책들을 시행해 나갈 것이다.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되고 ‘성실히 노력하는 분들이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희망사회 건설’이라는 참여정부 주택정책 비전이 머잖아 이뤄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 (yongsup@moct.go.kr) | 등록일 : 2007.02.13


2007-02-13 13: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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