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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합의’와 참여정부의 문제해결 방식

 
‘평택 합의’와 참여정부의 문제해결 방식
원전센터·항만노조 이어 대화 통한 갈등해결 성공
“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반드시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해결되고 통합되어야 합니다. 옛날에는 하늘로부터 권력을 부여받거나 물리력을 가지고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있어서 힘으로 갈등을 해결하거나 봉합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지시와 통제를 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민주주의 시대가 오면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제 갈등을 대화와 타협, 거기에 기초해 합의에 의해 해결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새로운 문제 해결방식을 배우고, 익히고 가동시켜야 합니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갈등 해결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과제입니다.”
-노무현 대통령(2004년 7월 28일 갈등관리 워크숍)


주한미군의 기지 이전과 관련, 2004년 이후 3년여 계속돼온 정부와 기지이전예정지 평택 주민간의 갈등은 13일 합의로 종지부를 찍었다. 이는 경주 원전센터, 부산 항만노무공급 상용화 합의와 함께 국책사업 추진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대화로 풀어낸 참여정부의 또다른 성과로 평가된다.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청에서 국무조정실 주한미군대책기획단 김춘석(왼쪽) 부단장과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대책위원회 김지태 위원장이 주민 이주와 생계 지원 등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화만이 후유증 최소화하는 궁극적 해결책

정부는 비록 시간이 걸리고 과정이 험난하고 비용이 들더라도 대화하고 타협하면서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왔고, 이번 합의를 통해 사회적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사회적 갈등은 민주주의가 진전된 현대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국책사업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이해집단과의 입장충돌은 사회적 갈등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갈등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는 것. 또 사회적 갈등 문제의 해결과정은 한 사회의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측정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참여정부, ‘대화 통한 사회적 갈등 해결원칙’ 유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사회적 갈등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물리적인 힘에 의해 통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권위주의 정권들의 일방통행식 갈등해결은 국민들의 정치·사회적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를 통제하고 억압하면서 진행됐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대화를 통한 사회적 갈등 해결 원칙’을 내세우며 국민과 수평적 위치에서 쌍방향 소통을 통한 해결방법을 찾으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번 평택 주민과 정부와의 이주합의는 때로 소란스럽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으면서도 오랜 시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했을 때 그 성과와 의미가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다.

해묵은 과제 사회적 대화 통해 하나씩 해결

참여정부는 그동안 사회적 대화를 통한 갈등해결의 원칙을 지키며 해묵은 사회 갈등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왔다. 방폐장 건립 문제는 주민투표(2005. 11)로, 항만노무공급체계는 상용화 협약을 노조원 투표를 통해 해결했다. 새만금 간척사업과 천성산 터널공사(2006.6)는 절차를 중시하면서 사법부의 판단을 통해 해결됐다.

특히 경주 원전센터 부지 선정 과정에서는 역대 정부와는 다른 갈등해결 접근법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주민과 자치단체를 요구를 수렴해 고수하던 정책방향부터 바꿨다. 아울러 정책내용이 사업추진 과정에서 변화되지 않도록 절차를 명문화하면서, 지역에 대한 지원사항을 특별법에 담았다. 특히 주민의 동의 없이는 부지선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 주민투표를 의무화하면서 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의 사전 동의를 얻어 유치신청을 하도록 절차의 민주성을 대폭 강화했다.

절차의 민주성 대폭 강화

100년 동안 지속돼온 항만노무공급 체제 개혁도 노사의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과 정부의 중재로 개혁의 물꼬를 텄다. 항운노조 채용비리가 불거지면서 노조의 독점적 노무공급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공론이 확산된 지 2년여 만에 부산항에서 처음 상용화 협약이 노조의 투표(2006.11)결과 77.1% 찬성으로 통과됐다.

상용화 협약의 타결은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항만간의 경쟁 속에서 과거의 인력공급 체계로서는 더 이상 생산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데 노사의 공감대다 형성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은 것이다.

새만금 간척사업과 천성산 터널 공사는 법적 절차를 통해 긴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 단군 이래 최대 국책공사라는 평가를 받은 새만금 사업은 착공 → 중단 → 재개 → 중단의 가시밭길을 15년 동안 걸어오다, 지난해 대법원의 확정판결(2006.3)로 논란이 종식됐다. ‘도룡농 소송’과 지율스님의 단식으로 중단됐던 천성산 터널공사도 대법원이 기각결정(2006.6)으로 공사재개가 결정됐다.

다양한 갈등조정 체계 및 시스템 구축

그렇다고 이들 갈등과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할 수는 없다. 경주 원전센터는 이제 부지선정을 마쳤을 뿐 한수원 본사 이전 등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새만금 사업도 물막이 공사를 끝냈을 뿐이다. 완공과 더불어 수질보전대책, 환경친화적 개발은 과제로 남아 있다.

한명숙 국무총리가 주재한 지난 6일 제6회 국무회의는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안)’을 의결했다. <사진=홍보지원팀>

정부는 그동안 변화하는 사회·경제 환경에 맞춰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체계와 대화시스템을 구상하고 만들어 왔다.

대통령 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갈등조정특별위원회를 만들고, 국책사업을 둘러싼 공공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갈등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2005. 5)했다. 법안은 △공공정책이 국민생활에 중대하고 광범위한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공기관장이 갈등 영향분석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갈등관리를 위한 조사·연구·교육훈련·공공기관의 갈등관리 지원 등을 위해 갈등관리지원센터 설립 △갈등조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갈등조정회의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지이전 관련 평택주민과의 대화

▲ 팽성주민(총 315세대)과의 대화
- 팽성주민 중 금번에 타결된 대추리 주민(50세대), 지난해 10월 타결된 도두리 주민(33세대)을 제외한 232세대와는 총 150여회의 소그룹 간담회 등을 통해 자진 이주

▲ 서탄 주민(220세대)과의 대화
- 서탄면 황구지리, 금각리와 평택시 신장동(구장터) 주민과는 초기부터 대화를 시작, ’05.4.13 기지이전 반대활동을 중단키로 합의

▲ 신대·도두지구 경작농민(148세대)과의 대화
- 편입지역내 대양학원 소유 농지에서 임대경작하면서 40년간 소유권 갈등이 이어지던 뿌리깊은 지역갈등 ’04.12.20 타결

▲ 도두리 주민(33세대)과의 대화
- 도두리 주민과는 ’06년 6월 팽성대책위와의 대화 단절과 동시 대화 시작, 10차례 대화만에 타결(’06.10.20)

▲ 팽성대책위(대추리 주민 50세대)와의 대화
- 팽성대책위와는 그동안 ’04년 5차례, ’05년 16차례, ’06년 5차례 등 총 26차례 대화를 가진 바 있고,
- ’05년에는 공식대화를 8차례 진행하던 중 ’05.2월 범대위가 대추리에 상주하면서부터 대화 중단
- ’06년 6월에 재개된 대화도 김지태 위원장 구속 이후 중단되었다가 금년 1.2일부터 12차례의 대화만에 최종 타결
안순모 (soonmong@korea.kr) | 등록일 : 2007.02.14


2007-02-15 00: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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