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두루넷간 통합이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사간 ‘통합 법인’구성을 위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양사간 통합법인이 구성될 경우 향후 초고속 인터넷시장에서 KT와 시장을 양분하게 될 뿐 아니라 올해부터 투자비 회수가 가능해 자생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더욱이 통합법인을 통해 파워콤 인수에 나설 경우 신규 투자자 유치가 보다 용이해져 통신시장 3강 개편의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도 주도권 경쟁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오너 경영체제를 유지하려는 두루넷과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려는 하나로통신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샅바싸움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두루넷은 이를 위해 소프트뱅크 두루넷펀드가 인수한 두루넷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주식으로 전환, 부채비율 축소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BW의 주식전환은 소프트뱅크를 두루넷의 대주주로 격상시켜 하나로통신과의 전면전에 나서도록 한다는 복안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두루넷 관계자는 “소프트뱅크가 통합법인에 3000억~5000억원 정도만 투입하면 통합법인의 대주주가 되는 것도 어렵지 않다”며 “현재 하나로통신의 주요 주주들이 10~15%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는 통합법인이 설립될 경우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통합법인의 대주주 자리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며 “경영층에서 상당 부분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나로통신은 그간 탄탄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정보통신부·산업은행 등을 통해 통합협상의 주도권을 거머쥔다는 전략이다.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도 최근 “양사가 합쳐지면 외자유치 등이 유리하며, 시장상황이 그같은 결과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혀 자금지원만 이뤄지면 통합법인이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나로통신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측면지원을 해주고, 산업은행이 6000억원 가량 자금을 지원해준다면 통합작업이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하나로통신의 ABS(자산담보부증권) 발행을 지원한데 이어 최근에는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 활동도 측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서 자금 지원이 이뤄지고 산업은행이 이를 주식으로 보유하게 되면 사실상 정부가 대주주가 되는 구도도 가능하다. 이럴 경우 하나로통신이 추진중인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파워콤의 지분인수 문제도 이번 통합 시간표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양사 관계자는 “양사가 우선 통합하고 통합법인이 파워콤을 인수하는 것이 자금흐름이나 해외투자자 유치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백용대 ydbae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