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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이명박,박근혜에게 먼전 할 일

 

오! 마이 갓 조선일보가 미쳤다.

조선일보가 노무현 대통령을 칭찬 아니 두둔하고 나섰다. '대통령의 농업 발언은 옳다'고 거들고 나선 것이다. 얼마만인지 모른다. 기억이 맞는다면 '대통령 자이툰부대 방문 잘했다'라는 2004년 12월 9일 이후 824일 만이다. 아니 취임 후 1490일 만에 딱 2번 노 대통령을 두둔한 것이다. 과연 감격스러운 일인지, 아니면 또 뭔가 있는 것인지. 조선일보라면 눈을 부릅뜨고 의도를 파악해봐야 한다.

△ 조선일보 사설 '대통령 농업 발언 옳다' 07.03.22


과연 의도가 뭘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귀찮은 짐 떠맡기려는 저의가 담긴 주문이다. 알다시피 한나라당의 유력 주자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은 FTA에 대해 입장이 없다. 그냥 침묵이다. 대통령이 밝혔듯이 한미 FTA와 아무 관계없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문제 현안에 대해서조차 두 사람의 발언은 그냥 없다.

조선일보 입장에서는 애지중지하는 자기 새끼가 위험을 부담하는 것보다 어차피 물러날 대통령이 처리해준다면 화들짝 반길 일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조선일보에 대통령이 꼭 필요한 대목이 있다. 농업 구조조정, 의료법, 소고기 수입, 한미FTA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은 차기 후보군이 입장을 밝히면 어떤 방향으로 든 부담스러운 부분들이 그것이다. 한쪽 손을 들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쪽으로부터 흠집이 나기 때문이다.

반면 노 대통령은 이렇다. 21일 농어업 관련한 업무보고에서 한미FTA는 "정치적으로 손해를 무릅쓰고도 제가 결정한 것"이고 "한미 FTA는 다음 정권을 누가 잡더라도 안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래도 대통령은 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할 일을 열심히 해놓고 오늘의 하늘, 국민의 진심을 기다릴 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3월 22일자 조선일보의 대통령 두둔은 '대통령 자이툰부대 방문 잘했다'와 성격이 다르다. 당시 조선일보는 파병이 한미동맹 유지 및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성격을 규정했다. 따라서 당시의 칭찬이 파병에 명분을 부여하고 참여정부를 길들이기 위한 '의도적 칭찬'이었다면 22일자 '두둔'은 분명 귀찮은 짐 떠맡기려는 저의가 담긴 두둔이 된다.

△ 학생부군신위 포스터

"내 죽으니 그리 좋냐!"

이것은 마치 죽은 망자에게 액운과 병을 떠넘기고자 했던 염하는 심정이라 할 것이다. 대통령을 갈 사람 즉, 죽은 대통령으로 취급하는 인식이 담긴 것이다.

박철수 감독이 연출한 영화 '학생부군신위(1996년)'를 보자. 우리의 장례 풍습의 전단계가 잘 녹아 있는 수작이다. 운명한 뒤 하루 지나서 망자에게 '염'을 하는데 시신을 씻고 수의를 입힌 뒤 입관하는 절차를 말한다. 영화에서 작은고모는 관을 닫기 전 '아버지 내 병과 액운 모두 가져가소'라며 망자와 마지막 인사한다.

대통령은 이미 뚜껑만 닫히지 않았지 관속에 들어간 존재처럼 취급된다. 적어도 조선일보에는 그렇게 취급된다. 망자가 액운과 병을 가지고 저세상으로 가듯, 곤란한 소재는 대통령이 떠맡아 준다면 칭찬 아니라 추앙이라도 할 분위기다.

대선 주자 노릇하기 참 편해졌다.

이것은 최근 조선일보가 지면할애에 있어서 노 대통령과 애지중지하는 한나라당 대선주자를 차별하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2월 21일 취임 4주년 여론조사와 평가라며 조선일보가 '구정대공세'를 마친 후, 그들의 지면 제목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사라지거나 비중이 확 줄었다. 단, 차기 대통령 선거와 관련될 때는 제외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광고가치 1억 원에 해당하는 5면을 한나라 섹션으로 고정이다. 그리고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의 동정을 거의 매일 보도한다. '대선주자 동행인터뷰'도 한다. 캠프에서 같이 뛰는 사람들, 지지 의원 명단, 지지 그룹이나 자문 그룹 명단도 보도하지만 정작 현안에 대한 입장은 조선일보에 없다. 정확히는 묻지도 않는다. 20년 만에 찾아온 개헌 현안은 '왜 하필 지금이냐', '차기로 넘겨라'는 단 두 마디로 넘어간다. 한마디로 대선주자 하기 참 편해졌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자들에게 당면 과제에 대한 입장을 먼저 물어라

노 대통령은 유리와 불리를 따지지 않고 할 일은 했고 할 말은 하고 있다. 비난을 감수하고 말이다. 요즘 한미FTA 반대집회와 시위가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3월 22일도 '한·미 FTA 저지를 위한 경북농민 선전전 및 출정식'이 오전 8시에 경북도내 곳곳에서 열렸다. 하루 앞선 21일은 전국에서 4만여 명의 의료인들이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의료법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다. 이런저런 현안이 쌓여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할 말은 하는 신문' 조선일보가 대통령 칭찬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농업 구조조정 방안, 의료법 개정 찬반이나 개정방향, 미국산 소고기 수입 가부, 한미FTA 등 국가적 당면 과제에 대해 자신들이 애지중지하는 대선 주자들에게 명확한 입장이 무엇인지 엄중하게 묻는 것이다. 그래야 그들은 강해진다.

 

참고 : 2003년 상황과 2007년 상황 비교표




ⓒ 몰라도되셔



2007-03-26 07: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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