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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반만 믿어라] 늑대복제가 부풀리기?

 
[뉴스는 반만 믿어라] 늑대복제가 부풀리기?

신문 대신 인터넷에 뜬 주요 뉴스로 하루를 시작하는 요즘, 늑대복제에 대한 섹~쉬한 제목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늑대 복제 논문에 결정적인 통계 오류가 있다" "스너피의 통계를 왜곡했다."

"늑대 복제의 성공률을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경향신문의 보도는 생명공학 관련 인터넷 사이트의 네티즌이 올린 의혹을 중점적으로 보도하며 논문에 관련된 문제점을 짚었다. 며칠전 한국의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늑대 복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은 당연히 "뭐야? 또 조작이야?"하며 기사를 클릭했을 것이다. 기사는 오전내내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의 가장 많이 본 기사 3~4위를 오르내렸다.

 

그런데 문제는 "팩트의 가치"이다.

과연 "왜곡"이라는 강렬한 제목을 뽑을 만큼, 공신력있는 언론의 이름으로 엄청난 조회수를 이끌어낼만큼 해당 논문이 "왜곡되고 부풀려졌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혹시 필자가 해당 연구자들을 감싸고 두둔하는 것 아닐까 궁금해하신다면 밑의 그림을 봐주시길 바란다. 문제가 된 논문에서도 문제가 된 부분이다.

 

 

논문원문 : 

 

 "The efficiency of gray wolf cloning in the present study, about 16.7%[2 wolves from 12 recipients; from 251 embryos(0.80%)], is improved compared to the percentage reported for the production of two cloned dogs from 123 recipients [1.6%; from 1095 embryos (0.09%)]...."

 

필자의 번역본 :

 

1) 늑대복제의 효율을 따져보면, 예전의 스너피 복제가 대리모 기준으로 1.6%(총 123마리의 대리모로부터 개 2마리 탄생)의 성공률을 보인 반면 늑대의 경우 16.7%(총 12마리의 대리모에서 2마리의 늑대탄생)로 향상되었다. 

 

2) 사용된 배아갯수로 따져 보더라도, 스너피 복제 때 0.09%(총 1095개의 배아로부터 개 2마리 탄생)의 성공률이 늑대 복제 때는 0.80%(총 251개의 배아로부터 2마리의 늑대탄생)로 향상된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빨간 색으로 밑줄 친 0.09% 이다.

논문 저자가 제시한 자료(총 1095개의 배아로부터 개 2마리 탄생)로 계산해보면 0.18%가 나와야 하는데 논문에는 0.09%로 잘못 기입된 것이다.

 

이것이 단순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부풀리기인지를 따지기에 앞서 냉정하게 따져보자.

 

과연 이런 기입의 잘못을 '데이터 부풀리기' '자료왜곡' '심각한 통계적 오류'라 표현할 수 있으며, 정론을 지향하는 언론의 기사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인가?

네티즌 사이의 논란거리는 될 지언정 언론의 기사거리로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이유1) 해당 논문의 제목, 초록, 서론과 결과를 종합할 때

           논문의 핵심적 가치는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복원가능성"이며  문제가 된 복제효율 향상은 논문의 의의와 후속연구에의 활용가능성을 논하는 "Discussion"부분에서 다뤄졌다.

           따라서 논문의 완성도를 떨어뜨릴지언정 이를 논문의 등재여부를 좌우하는 "심각한 통계의 오류"라 말할 수는 없다.

 

 이유2) 논문 원문과 연구자들의 인터뷰, 서울대 보도자료를 종합검토할 때,  논문저자는 복제효율향상의 기준으로 "대리모의 숫자"를 강조했고  이에 대한 부분은 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오류가 없다.

           문제가 된 부분은 부가적으로 명기한 "배아갯수"면의 효율향상인데, 논문에 이미 사용된 배아갯수와 탄생한 개의 마리수(2마리)가 사실 그대로 제시된 바 이를 "의도적 논문부풀리기" "통계왜곡"이라고 칭할 근거는 미약하다.

           정말로 왜곡하고자 했다면 왜 굳이 배아갯수와 개의 마리수를  명기했을까?    

 

 이유3) 기자의 눈에 이 논란이 정말로 중요한 기사감이었다면, 

           독자들의 객관적 판단을 돕기위해 문제가 된 논문의 원본내용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네티즌의 의혹제기를 다뤘어야 한다.

           하지만 논문이 문제라면서 정작 논문내용은 보여주지 않고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의 말만 자세히 소개하는 보도태도야말로  "의도적 의혹부풀리기" "제목왜곡"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늑대 복제 보도에 있어 정말로 왜곡된 부분

 

늑대 복제 보도에 있어 정말로 아쉬웠던 점, 왜곡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연구주체의 왜곡"이다.

분명히 늑대 복제 성과는 황우석 박사가 연구 총책임자로 있던 2005년 하반기에 이뤄졌는데, 이 성과가 마치 황박사와는 전혀 별개의 상태에서 '이병천 교수'라는 전혀 새로운 인물에 의해 이뤄진 것처럼 보도된 것이다.

 

연구발표 당일 방송3사의 9시 뉴스는 짝퉁뉴스였다. 사전조율을 했을까?

 

 

하지만 같은 현장, 같은 연구자를 취재한 해외언론의 보도는 사뭇 달랐다.

영국의 '더 타임즈' 온라인에 실린 보도에서는 '늑대복제가 황우석 박사의 지도를 받은 연구팀에 의해 이뤄졌으며 이는 한국의 인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진전'임을 평가했다.

 

 

 

AFP 통신에서는 이 연구 논문의 공동저자로 황우석 박사가 등재되었으며 이는 "연구 초창기 셋업에 황우석 박사가 기여했기 때문"이라는 연구진의 인터뷰를 싣기도 했다. 황박사와의 관련성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국내언론과는 전혀 딴판의 보도였던 것이다.

 

 

 

 

논문의 문제점을 덮자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논문이 잘했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특정 인터넷 사이트를 클릭하다가 먹이감을 발견한 기자의 몇번에 걸친 펌과 몇명의 전문가 전화통화를 통해 엄청난 파워를 가진 "마녀사냥 기사"가 작성되고, 설령 이런 기사로 인해 연구자들의 긍정적인 성과마저 왜곡된다면, 그렇게 왜곡되기에는, 지금도 한국의 많은 실험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수만번의 오류, 수십만번의 실험실패와 연구자들의 땀과 눈물이 너무나 소중한 우리의 희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마왕 ▒
2007-04-04 01: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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