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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에 빠진 한나라당,

 

이명박 지지율 하락의 배후

YTN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가 공동으로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주요 정치현안 여론조사 결과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같은 기관에서 조사한 지난 3월 20일 43%, 4월 4일 47.8%를 거쳐 이번 4월 조사에서는 34.1%로 떨어졌다. 같은 당 박근혜 후보가 23-22%의 소폭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 YTN이 진행한 4월 18일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급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YTN 화면캡처)


△ CBS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 지난 4월 11일에도 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이명박 지지율 왜 하락했을까?

이 시장의 지지율은 철옹성이었다. 이 시장의 지지율은 여론조사 이후 40%의 고공행진을 이어갔으며 50%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4월 11일 진행된 CBS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도 같은 현상을 보였다. 4월 4일 이 시장의 지지율은 44.1%로 최고치를 경신하지만 4월 11일 조사에서 37.7%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4월 11일 당시의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일부 언론들은 이 후보의 검증과정에서 이 후보의 비리를 폭로한 ‘김유찬 효과’로 예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시점이 다르다. 김유찬 씨가 이 후보의 비리를 처음 언급한 것은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다.

좀 더 자주 조사하는 CBS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의 김유찬 효과는 3월 20일을 전후해 극대화되지만 바로 이를 극복하고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좀 더 본질적인 다른 문제가 있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박근혜 후보의 지지성향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경제파탄, 정권교체’ 박근혜와 이명박의 엇갈린 운명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004년 총선에서 탄핵역풍을 수습하며 한나라당 내에 입지를 다진다. 탄핵역풍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에 ‘정치적 괴물’이 된다. ‘대통령과 싸우면 당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학습한 박근혜 대표는 대통령이 제시하는 모든 사안에 ‘무조건 반대·당내 논의금지’전략을 유지하며 ‘경제파탄’론을 들고 나온다. 장수는 상대하지 않고 말을 쏘는 사인선사마(射人先射馬, 사람을 쏘려면 먼저 말을 쏴라) 방식인 셈이다.

‘노무현 트라우마’에 걸린 한나라당의 유일한 선택이었지만 이 전략은 상당히 유효했다. 싸울 기력이 없던 한나라당에 대통령이 ‘대연정’을 주장하면서 ‘행정권력의 상당부분을 양보할 테니 선거법을 개혁하자’라는 안을 내놓아도 한나라당은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면서 반응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여당 내부의 역풍만 맞았다.

2005년부터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경제파탄 전략에 상당부분 피해를 받는다. 노무현 대통령이 각종 경제지표를 제시하며 경제파탄이 아니라 양극화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이 만든 ‘경제파탄’이라는 아이콘을 깨지 못했다. 이때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는 급락하고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상승한다.

그 이후 일사천리였다. 대통령의 개헌 제안 역시 모든 정당과 모든 언론에서도 한목소리로 주장했던 내용이었지만 국가대사가 ‘정략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이는 분명 한나라당을 이끈 박근혜 후보의 작품이었다.

박근혜 대표가 정부에 등 돌리고 뛰고 있을 무렵 이명박 후보는 서울시장을 하며 성과들을 챙기고 있었다. 서울시 교통개편과 청계천 공사를 단행하며 차근차근 치적을 쌓아올린 것이다.

하지만 대선 국면이 되고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바뀌어 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박 후보 측에선 충분히 기분 나쁠 사안이다. 고생한 박근혜 후보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토사구팽(兎死拘烹, 토끼 사냥이 끝나고 사냥개를 잡아먹는다) 당한 것이다.

△ 박근혜 후보의 '경제파탄'논리에 참여정부는 임기 내내 힘겨웠다. 2004-2007년 초까지, 이 프레임은 한국 사회를 쥐고 흔들었다. 2007년 대선에서 그 손익은 어찌 될까?


문제는 경제, 경제 프레임에 걸리다

작년 10월, 한 보수언론의 지면에는 박근혜와 이명박 후보의 지지 이유에 대해 분석하는 기사가 시렸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는 50-60대의 견고한 지지층이고 이명박 후보의 지지는 20-30대의 지지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층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라는 이유와 ‘깨끗한 이미지’를 꼽았다. 어린 시절 20여 년을 청와대에서 보낸 ‘국가를 컨트롤하는 사회 귀족층’이라는 부분이 분도 상당히 평가되어 있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수렴된다. ‘강한 추진력과 경제회복 최적임자’라는 것이다. 이 시장 지지이유가 ‘경제회복 최적임자’다. 강한 추진력 역시 ‘경제회복’과 연결된다. 즉, 이 시장의 경쟁력은 ‘경제회복’에 있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니 재주는 박근혜 후보가 부리고 실익은 이명박 후보가 건진 셈이다. 참여정부 기간 내내 ‘경제파탄·정권교체’를 외친 실익을 이명박 후보가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가 목 놓아 외쳤던 ‘경제파탄’의 최대수혜자가 자신의 경쟁상대인 이명박 후보가 된 상황이다. 이 후보의 경쟁력은 도덕성이나 개혁성, 민주주의가 아니다. 바로 경제성장이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의 도덕성 논란’으로 많은 성과를 냈다. 이해찬 전 총리도 골프 쳤다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덕분에 참여정부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고의 도덕적인 정부가 됐다. 한나라당의 반 이명박 진영은 참여정부를 공격했던 방식으로 이 시장에 칼을 댔다. 바로 김유찬 씨를 비롯한 이 후보의 도덕성 검증이다.

하지만 이 후보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경제성장이지 도덕성이 아니었다. 이 후보의 후보검증 논란이 있던 2월말-3월 중순 사이에 이 후보의 지지율이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상승하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박근혜, 이명박에 울고, 이명박, 노 대통령에 울다

그런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4월 4일 이후 CBS와 YTN의 여론조사 결과는 이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실질적이며 지속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도덕성 문제가 아닌 한나라당이 만들고 이 후보가 챙긴 본질적인 이 후보의 경쟁력. 바로 ‘경제’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시점은 4월 4일. 한미FTA가 타결된 직후다. 같은 여론조사에서도 협상 타결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가 1500선을 가뿐하게 넘었다.

상징적인 선인 1500에 도달했으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조정이 있을 법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그렇게 전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핵문제의 해소 등 낙관론이 팽배했다. 연말까지 1600포인트 이상까지 갈 것이라는 그야말로 장밋빛 전망이 대세였다.

이 후보가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경부운하다. 경부운하 자체의 검증 논란을 떠나서 경부운하의 경제적인 효과와 한미FTA, 북핵문제 타결에 대한 경제효과는 그 규모나 실익 면에서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 후보의 거품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는 한미FTA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이 3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FTA의 찬반여론 모두 이 후보의 표가 아니다. FTA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당연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올라갈 것이고, FTA에 반대하는 쪽 역시 FTA의 문제가 양극화 심화라는 주장이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가 만들어놓은 ‘경제파탄’프레임과는 상관없는 것이기 때문에 FTA의 논쟁이 거세질수록 한나라당에 대한 이탈층이 늘어갈 가능성이 더 크다.

이번 YTN의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에게서 빠져나간 지지층 상당수가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사람인 것으로 파악됐다. 2002년 대선에서 현 대통령에 투표한 사람 중 50.8%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는데(4월4일 여론조사결과) 2주 후에는 30.9%로 하락했다. 무려 20%가 빠진 것이다.

반면 지지후보에 대해 모름·무응답자는 상당히 상승했다. 4월 4일 조사에서의 무응답층은 22.1%로 조사됐지만 4월 18일 조사에서는 무응답층이 32.5%로 상승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자들이 ‘더 고민해 보겠다’로 바뀐 셈이다.

△ 경제 파탄? 할 말이 있을까? 지난 10여 년간의 종합주가지수다. 시작이 1997년 IMF 사태고 십자 표시가 교차하는 곳이 참여정부의 임기 시작이다. 양극화 논란은 몰라도 '경제파탄'이라는 논리는 의미가 사라졌다.


2007. 사라진 경제파탄, 시작된 노 대통령의 프레임

재밌는 것은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서로가 만든 프레임들이 걷히고 국민의 자체 후보검증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개개인들이 후보들을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책사 윤여준 씨의 ‘국민이 대선에 임박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확 날아간다’는 말이 적중한 셈이다.

견고한 대통령 지지 - 박근혜 후보의 ‘경제파탄’정국으로 한나라 상승 - 경제문제의 해결사 이명박 후보 등장으로 박근혜 후보 지지 저조 - 한미FTA체결·핵문제 해결 등 경제성과 -이명박 후보 지지율 하락

‘경제파탄’이라는 말에 대통령은 각종 경제지표를 제시하며 ‘경제파탄이 아니라 양극화문제’라고 밝혀왔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경제파탄에 대해서는 사과할 수 없고, 양극화 문제를 바로잡지 못한 것은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대선을 앞둔 2007년 4월.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가 만들어놓은 프레임이 걷히고 대통령의 프레임이 등장했다. 한나라당 논리대로라면 개헌제안이 아니라 한미 FTA가 ‘정략적’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나라당은 할 말이 없다. 당의 정체성 때문에 반대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진퇴양난에 빠진 한나라당. 한나라당이 자기 꾀에 넘어갔다.


ⓒ 되는대로



2007-04-20 17: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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