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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류 I세의 울온 왕초보 여행

 

이런 해프닝을 겪은 뒤 나는 영문 숫자(?)가 들어간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었다. 그 이름도 거창한(?) '류 I세(Ryu I: 이하 류로 통일)'라고 말이다. 뭐 남들이 알아줄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난 이 류를 뭘로 키울까 생각하다가 예전에 마법사가 이상한 불꽃도 쏘고 데몬도 소환해는 모습을 보았던 것을 기억해냈다. 난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흐흐흐… 그렇다면 두말할 필요없이 마법사가 짱이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깨너머로 보았던 캐릭터를 만드는 법을 생각해내며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난 상식적으로 마법사는 머리가 좋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힘(STR)과 민첩성(DEX)보다는 지능(INT)을 3배에 가까울 정도로 높이 잡고 나머지 능력치들은 레벨업을 통해 올리려고 생각했다(하지만 울온을 해본 게이머라면 알 것이다. 기본 능력치는 올라가지 않으며 한 치수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되는지를 말이다). 내 캐릭터 마법사 '류 I세'의 기술은 매저리(마법기술), 소드 맨쉽(검술), 카펜터리(가구를 만들 수 있는 기술)를 선택했다. 그리고 마법사들의 고향이라 불리는 문그로우에 들어갔다. 흐흐흐… 드디어 울온에 들어온 것인가! 내 입가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말로만 듣던 울온의 세계. 롤플레잉 매니아들의 고향. 바로 그 울온에 들어오다니….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그러나 이런 감격적인 순간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기본능력중 힘(STR)이 낮으면 히트포인트(Hit Point=체력치)와 들고 다닐 수 있는 중량이 자동적으로 낮아져 마음껏 싸우기는 커녕 몇발자국 뛰지도 못하고 쉽게 지쳐버리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몰랐던 난 류가 움직이지 않자 서버문제라니, 게임상의 버그라는 등 죄없는 울온을 항해 화를 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랬던가? 지쳐서 움직이지 않는 내 캐릭터를 한번 움직여보겠다며 마우스를 책상끝에서 책상끝으로 쭈욱 긁어가며 움직여보기도 하고 혹시 키보드로 움직이는 것인가 하고 키보드의 화살표키를 부서져라 누리기도 했지만 내 캐릭터 류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그리고 화면 하단에는 이런 메시지만 끝없이 떠올랐다. "You are too fatigued to move(당신은 움직이기에는 너무 피곤하다)"라고 말이다. "이게 뭔소리여∼ 왜 움직일 수 없냐고요!!"라고 소리를 질렀더니 이 소리에 놀란 선배가 내가 하는 행동을 지그시 살펴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한마디를 건넸다 "아무리 생각해도 넌 바보의 극치야, 바보의 극치…. 너 정말 게이머 맞냐?"라는 것이다. '바보의 극치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그래도 한 롤플레잉 한다는 나에게 이런 몰상식한 말을 건네다니…' 하지만 선배의 말을 듣고 난 후 또다시 나의 바보스런 행동에 부끄러워 할말을 잃었다. 선배의 말 "야! 임마,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네힘은 겨우 10Kg밖에 못드는데 30Kg이나 되는 짐을 들 수 있겠냐, 설사 들 수는 있다쳐도 그걸 지니고 몇걸음이나 걸어다닐 수 있겠냐고!!"라는 것이다. 그랬다. 울온에서는 자신이 능력이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힘(STR)을 10으로 잡았던 나의 류 I세는 남들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아도 그냥 쓰러지는 병약한(?) 캐릭터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었다. 다른 캐릭터들이 장난으로 던진 화살에 내 류 I세는 픽픽 쓰러지기도 했고 지나가는 고양이와 싸워도 개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쓸모없는 캐릭터가 바로 류 I세였던 것이다. 하지만 애써 만든 내 캐릭터를 그냥 없앨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한번 살아볼려고 여기저기를 옮겨다녀보려고 했지만 병약한 류는 금새 지칠뿐이었다. 그러기를 30분. 아무리 다른 곳으로 돌아다니고 싶어도 갈 수도 없고 시약이나 마법을 배울려고 해도 돈도 없어 제대로 게임을 할 수가 없었다. 내 가슴에는 슬픔이 밀려왔다. '왜 나는 울온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았던가? 조금이라도 울온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이런 바보같은 실수를 안했을텐데…'라는 절망감이 내 마음속에 찾아왔다. 난 하는 수 없이 울온세계에 들어간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뒤 울온에 대해 약간의 공부를 했다. 아무리 게임이라 할지라도 역시 사전지식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written by (kjsprl)
2002-01-25 12: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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