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과정을 여러번 반복한 후에야 난 비로소 그런대로 제대로 된 캐릭터를 만들수가 있었다. 난 선배의 조언을 받아들여 마법사보다는 대장장이로 키우기로 했다. 선배의 말은 '울온에서도 돈이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돈만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마법사도 될 수 있고 최고의 검사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 세계인 울온에서 조차 돈이 필요하다니 약간 아이러니했지만 역시 조언을 따른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난 선배의 충고를 받아들여 울온에서 수입이 가장 짭짤하다(?)는 대장장이를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일단 처음과 같은 실수를 하지않기위해서 힘(STR)은 45, 민첩성(DEX)과 지능(INT)은 10씩으로 잡았다. 그리고 기술은 블랙스미스(Blacksmiths)를 50으로 가장 높게 잡고 나머지는 매저리와 마이닝 능력을 첨가했다. 그리고 서버는 'Lake Superior'를 선택했다. 내가 보기에도 이번에는 제법 완벽한(?) 캐릭터였다.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대장장이에게 가장 어울리는 도시인 미녹으로 들어갔다. 미녹에 들어오니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상한 갑옷을 입은 사람들도 보였고 마을에서 불꽃을 일으키는 사람, 이상한 몬스터(나중에 데몬이란 것을 알았다)를 끌고 다니는 사람 등등 정말 별의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은 벌거벗고 다니는 사람들이었는데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채 곡괭이나 단검(그많은 무기중에 단검이 뭐야. ^^)을 들고 정말 힘차게(?) 내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난 속으로 '정말 불쌍하군. 얼마나 돈이 없으면 저렇게까지…. 쯔쯧'(얼마지나지 않아 나도 그런꼴을 여러번 당해야 됐다 -_-). 난 여기저기를 그냥 돌아다니면서 울온의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지기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울온의 인터페이스는 기존의 게임들과 별반 차이가 없어 그리 익숙해지는데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을구경을 마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는데 역시 수중에 돈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일단 돈을 벌기위해서는 그랜드 마스터(Grand Master: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로서 울온의 사람들은 이 그랜드 마스터가 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가 돼야 했다. 그리고 류가 대장장이를 직업으로 선택한 이상은 무기나 방어구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무기나 방어구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잉곳이라는 재료가 있어야 되고 이 재료를 다룰 c?있는 텅이나 망치(?)가 있어야 됐다. 텅이나 망치는 대장간에서 구입하면 되므로 별 걱정은 없었지만 잉곳을 구하는 것은 장난이 아니었다. '잉곳(Ingot)'라고 불리는 철괴가 있어야 각종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인데 이 잉곳은 광산에서 나오는 '광물(Metal)'에서만 추출되는 것이다. 이 광물을 추출하기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물론 이것은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말이다). 내가 처음 시작도시로 미녹을 선택한 이유는 이 광물을 추출하기에 가장 적당하기 때문이었다. '광부의 도시'라 불리우는 미녹은 최고의 광부나 대장장이가 되기가 비교적 쉬웠다. 마을 근처에 커다란 광산이 바로 붙어있었고 마을에는 광부길드가 있어 좋은값으로 물건을 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사전답사를 통해 찾아놓은 광산으로 열심히 달려갔다(미녹의 광산은 마을 오른쪽위에 있었다). 미녹의 광산에 도착해 동굴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안은 약간 어두웠지만 그런대로 볼만은 했다. 동굴안에는 광물을 캐기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는데 그곳에도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두근거리며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Ryu I: How to mine?(어떻게 광물을 파내나요?)
Every One: …
Ryu I: How to mine?(어떻게 광물을 파내나요?)
Every One: …
뭐냐? 아무런 대답도 않다니….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혹시 내가 영어철자를 잘못 쳐서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어 문구를 확인해보았지만 별문제가 없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울온에서는 요즘 PK가 극성이라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었고 특히 울온의 초보인양 물어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PK이었기에 사람들은 잘 알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대답을 해주지 않고 대답을 하더라도 항상 경계를 한다는 것이다. 난 그 사실을 모른채 몇번이고 물어보았지만 그들이 묵묵히 자신들만의 일을 할 뿐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자 너무 화가나 '제길… 뭐 이런것들이 다있어?'라며 속으로 욕을 해댔지만 그들은 여전히 묵묵무답(?)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