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온에 접속한지 2주일이 지난 어느날 나는 나름대로 발전을 이뤘다. 돈도 5000골드 정도 모으게 되었고 기술치도 제법 많이 올라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접속해서 땅파고 잉곳을 만들고 다시 방패를 만들어 팔고… 항상 반복되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점차 지겨워졌고 더군다나 무엇을 물어볼려고 해도 간단한 영어는 가능했지만 전문적인 용어를 물어보는데는 내 짧은 영어 실력으로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류는 울온에서는 항상 조용한(?) 아이였다(왜냐구?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대답도 못하는데 무슨 말을 하겠어 -_-).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우연히 통신에 들어갔다가 울온을 한글로 할 수 있다는 말을 보았다. 헉… 이럴수가 이렇게 반가울수가? 그래서 통신가를 돌아다니며 울온 한글패치를 다운 받아 설치 그리고 다시 재접속…. 나는 손을 덜덜덜 떠면서 한글로 한글자씩 쳐보았다. "으하하하! 한글 나온다. 한글 나온다"라고 소리를 지르자 주위 사람들이 나를 모두 미친 사람 쳐다보듯 했다. 더욱이 김 모 선배는 "애는 영어공부좀 하라고 울온시켰더니 다시 영웅문(이전에 한참 즐겼던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었잖아?"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흥! 그래도 난 좋았다. 왜냐구? 이젠 말이 통하니깐 말이다. ^^ 난 한글 패치를 깐 뒤 미녹을 돌아다니며 "한국 사람 없어요?"라고 치면서 여러군데를 돌아다니가 우연히 한 사람을 만났다(미안하게도 그 분의 이름을 까먹었다). 그 사람을 통해 미녹에는 한국사람들이 드물다는 것과 한국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트린싯(이하 틀식)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난 그래서 "여기서 틀식이 얼마나 가야 되냐"고 물었더니 그 분은 웃으면서 미녹에서 갈려면 꼬박 하루정도는 달려가야되므로 차라리 리콜을 해서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난 리콜을 할 수가 없었다. 룬도 없었고 시약도 없었을 뿐 아니라 리콜이라는 마법도 배운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내 사정을 이야기하자 그리고 그분은 고맙게도 게이트를 열어주면서 한글 채팅 프로그램과 함께 레이크 슈페리어(이하 레슈) 서버에 접속한 한국인 채팅방을 가르쳐 주었다. 정말 동포애란… 현실세계든 사이버 세계이든간에 구분이 없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분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게이트를 타자 새로운 마을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한국말들이 화면 가득히 메웠다. 정말 한국인 천지라고 할 정도로 많은 한국인들을 만났다. 난 반0×?마음에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다니며 다녔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틀식은 광산이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었고 마을의 가드로부터 보호받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미녹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럼 나의 울온 여행은 여기서 끝나는 것일까?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여기서 울온을 끝내야 되는 것일까?'라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선배가 불안에 떨고 있던 내 모습을 보더니 MIRC프로그램을 써보라는 것이다. MIRC에 들어가면 분명 울온 채팅방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선배의 말대로였다. 선배가 가르쳐준대로 MIRC에 접속해보니 레슈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난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다가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 귀를 솔깃하게 하는 말이 보였다. 미녹에서는 광물을 얻긴 힘들지만 다른 지역에도 동굴이 많고 그 근처에 집이 있으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난 여러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전셋집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집은 의외로 쉽게 구할 수가 있었다. 맘씨 좋은 사람을 만난 것이다. MJF 길드의 한사람인 공간이라는 분이었는데 브리튼 북쪽의 윈드 근처에 집이 있고 그 근처에는 아주 좋은 광산이 있다는 것이었다. 난 공간님께 부탁해(거의 조르다시피 했다) 얹혀 살기로 했고 공간님에게 주세(週稅: 일주일마다 내는 세금) 500골드에 계약을 맺었다. 흐흐흐… 이제 나도 방랑객이 아닌 어엿한 집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