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서버가 뜨기전까지 앵벌이 조직은 날마다 밤을 세워가며 테스트버전에서 호흡을 맞춰가며 어떻게 하면 성을 사들일 것인가에 대한 밤샘토론을 했는데 그 결과 각각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이들이기로 결정했다. 우리팀은 나를 비롯해 총 7명으로 구성되었는데 나는 그중에서 마이너가 되어 스미스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잉갓을 대주기로 했다. 테스트버전에서 우리는 놀라운 팀웍을 보이며 단 하루만에 배를 사서 디시트에 집을 한채 짓을 수 있었다. 난 '흐흐흐… 이정도 속도면 일주일안에 성 사는 것도 문제없겠군'라며 생각하면서 열심히 땅을 팠다. 내가 굳이 마이너를 선택한 것은 선배의 꾀임(?)에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서로의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 팀끼리 모여 이야기할 때였다. 울온의 앵벌이 조직의 보스역할을 맡은 선배가 "류야, 울온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 뭔지 아냐?"라고묻자 나는 "흐흠. 당연히 지엠(GM: Grand Master) 마법사나 전사… 아니다. 블랙스미스 지엠같은 거 아냐? 그거 정말 힘든 거잖아?"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흐흐흐… 바부같은 놈. 역시 너는 울온을 몇 달을 해도 초보티를 벗어날 수가 없구나. 울온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엠은 바로 마이너야. 발러라이트라는 광석을 캐면 사람들이 뒤로 자빠진다. 또한 그 가격은 정말 대단하쥐!"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마이너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난 선배에게 달라붙으며 "선배, 선배! 내가 마이너 할게. 내가 할게! 다른 사람한테 절대 마이너 시키지마! 알았쥐∼, 나랑 약속!"이라는 별별 아양을 떨며 나에게 마이너를 시켜달라고 했다. 선배는 잠시 망설이더니 "안되는데∼ 안되는데… 마이너는 내가 할려구 했는데…. 류야? 왜 갑자기 탕슈(탕수육)이 먹고 싶지? 응? 난자완스도 먹고싶네?"라면서 자신의 배를 쓰윽쓰윽 문지르는 것이 아닌가? '헉? 이건 공개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는 수단?'라고 생각했다. 난 억울했지만 쓴 웃음을 지으며 "흐흐흐, 선배… 먹고 싶은거 있으면 진작 말하쥐∼"라면서 뇌물까지 쓰기도 했다. 결국 나는 마이너를 맡게 되었고 테스트첫날부터 열심히 땅을 파기 시작했다. '파자! 또 파자! 어서 파서 지엠이 되자!'라는 콧노래를 부르며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시간 뒤 어느덧 마이닝 스킬치가 70이 다될 갈 무렵 우리 앵벌이 팀의 한사람인 청풍(여기서는 아이디를 밝히지 않겠다)이 "류! 왠일로 마이너를 맡는 그런 착한(?) 마음을 가졌어? 정말 결정하기 힘들었겠다. 혹시 선배가 마이너 강제로 시킨 것 아냐?"라고 하는 것이었다. "무슨소리, 내가 결정했어. 근데 힘든 결정이라니? 그건 무슨소리야?"라고 묻자 청풍은"어? 그럼 류가 결정한 것이었어? 마이너는 정말 노가다의 진수를 보여주는 직업인데… 그거 지엠 돼봤자 거의 쓸모가 없어. 서버가 처음생기면 잉갓 사줄 사람이 없어서 돈벌기도 수월치 않고 잘 선택하지 않는 직업중에 하나쥐. 특히 팀에서는 마이너가 가장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서로 기피하는데… 그거 몰랐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헉! 그렇다면… 난…' 그렇다. 난 속은 것이었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하고 속아넘어간 것이었다. 그 즉시 난 선배에게 직업을 바꿔달라고 말했지만 "앵벌이 조직에 변경이란 단어는 없다. 오로지 한길만으로 밀고 나간다. 만약 싫다면 주금(죽음)뿐이야"라는 선배의 말이었다. 여러분! 여러분도 마이너는 택하지마세요. 한번 택하면 노가다의 진수(?)를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