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나에 기억에 남는 도둑님이 또하나 있다. 바로 NPZ길드성에 놀러온 도둑님의 이야기다. 언젠가 NPZ길드성에서 길드원들과 짧은 만남을 가진 적이 있었다. 바로 NP2길드에서 가장 활동이 왕성하고 성격이 좋은 앤션트를 정식 NPZ길드원으로 맞이하기 위해 길드원 가입식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앤션트의 정식 길드 가입식을 마친 후 우리들은 성밖에 나가 오손 도손(?)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는데 문을 열자 마자 무엇인가가 내옆으로 번쩍하며 지나가는 것이었다. 난 순간 내 눈의 착각인 줄 알고 그냥 넘어갈려고 했는데 앤션트가 "류형! 도둑 들어왔어!"라고 소리질렀다. 도둑? 난 순간 심장이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이전에 마을안에서 당한 기억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난 심하게 박동치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애들아! 문닫어!!"라고 소리질렀다. 난 재빨리 리빌(Reveal)마법을 캐스팅해 살펴보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도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난 그 순간 "어? 하이딩 했나보다!! 빨리 우리 길드원 모두 불러!"라고 말하며 앤션트에게 길드원을 소집하도록 했다. 그리고 나는 재빨리 문으로 나가는 길목을 상자로 막아놓고 도둑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쥐몰이, 아니 도둑 몰이가 시작됐다. 우리는 길드성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하이딩으로 숨은 도둑을 찾아내기 급급했다. 그리고 급히 소환했던 우리 길드원들이 하나둘씩 길드성으로 모이고 있었다. 상황은 점점 긴박해지고 있었다. 일단 밖에 있던 길드원들은 도둑이 나오면 잡기 위해 문을 지키고 안에 있던 앤션트와 나, 프시케는 성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저기있다!!"라는 앤션트의 외침이 들리기 시작했다. 난 곧장 패럴라이즈 주문을 외우고 도둑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데 도둑은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다시 우리들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흥! 한번 속지, 두 번 속을까봐?"라며 리빌 마법으로 그 주변을 밝히는 순간, 헉? 이게 웬일인가? 그 자리엔 도둑이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어느새 도둑이 내 뒤쪽으로 도망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누군가가 "으악! 스텔스다! 스텔스!"라며 소리쳤다. 스텔스? 말로만 듣던 그 스텔스? 스텔스라는 것은 하이딩 기술이 80이 넘으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하이딩은 그 자리에 서있을 경우에만 몸을 숨길 수 있지만 스텔스를 사용하게 되면 몸을 숨긴채로 일정한 거리를 움직일 수 있는 도둑의 기술이었다. 상대방이 스텔스 기술까지 사용할 줄 안다면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작전을 짰다. 먼저 발견한 사람이 한쪽으로 몰면 난 반대편으로 달려가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우리 작전은 처음엔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앤션트가 먼저 발견하고 반대쪽으로 몰고 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난 재빨리 패럴라이즈를 외웠다. 도둑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기위해서였다. 그런데 도둑은 어느새 눈치채고 다시 스텔스 기술을 사용, 순식간에 내 눈앞에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법, 우리는 디덱트 하이딩 기술을 사용해 다시 도둑을 찾아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도둑이 1층계단을 통해 문밖으로 빠져나갈려는 순간 이미 문을 패쇄해버려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앞에는 상자, 뒤에는 우리들이 '흐흐흐'라는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서서히 다가갔다. 그리고 내가 한마디를 던졌다. "더이상 도망칠때가 없다"라고 말이다. 그리고 앤션트에게 "앤션트야! 처리해라"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넹!"하는 대답과 함께 앤션트가 달려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처참한 칼싸움 소리, 이제야 말로 도둑을 잡는 듯 했다. 그런데 도둑의 생명치가 얼마 남지 않아 헐떡이고 있을 때 그 모습이 불쌍하게 보였던지 앤션트가 "류형! 난 도저히 살인을 할 수가 없어요"라며 공격을 멈추는 게 아닌가. 그때를 놓치지 않고 도둑은 리콜주문을 외우더니 도망쳐버렸다. 난 닭쫓던 개 신세가 되어버렸다. 난 원래 도둑에게 당한 기억이 있어 도둑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도둑을 그냥 놓아준 앤션트에게 화를 내며 "앤션트! 무슨 짓이야! 왜 도둑을 놔줘?"라고말하자 앤션트 "미안해! 류형, 난 차마… 차마 사람을 죽일 수 없었어"라며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난 너무나 마음이 여린 길드원을 뽑은 것 같았다. 그런데 더 웃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둑이 돌아간 뒤에 길드원끼리 모여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아알씨 채팅창에서 "류형!! 그 도둑 다시 왔어!"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우리는 누구라고 할 것없이 곧장 밖으로 달려가보니 정말 그 도둑이 다시 온 것이었다. 정말 간큰 도둑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우리는 재빨리 그 도둑을 에워싸고 구석으로 몰아갔다. 그리고 내가 "감히 여기가 어딘줄 알고? 다시오다니…. 애들아! 주겨라(죽여라)!!"라는 잔인한 말이 떨어지는 순간 각자 공격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도둑이 급하게 소리쳤다. "으아! 잘못했어요. 실은 사과할려고 왔어요!"라고 말했다. 그 말에 우리들은 공격하려던 것을 멈췄다. 난 아무래도 기분이 찜찜해 "사과? 설마… 사정이 불리하니깐 사과한다고 말하는 것 아니에요?"라고 묻자 그 분은 "아니에요. 저기… 실은 제가 요새 스텔스 기술을 익히고 있는데 실험하고 싶어서, 그냥 한번 들어간 거에요. 정말 훔칠 생각없었어요"라며 나에게 말했다. 그러자 길드원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한녀석은 "흐흠. 장난이 좀 지나치지만 봐주자! 류형"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그래, 류형, 잘못했다잖아. 그냥 봐줘"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우리 길드원들은 마음이 너그러운 것인지 바보들인지 구분이 안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만 끝까지 공격하자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도둑을 놔주면서 '다시는 그러지 말라'며 놓아주었다. 여하튼 오늘 일로 우리 길드원들의 착한 심성들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았다. 독자여러분! 우리 길드원들! 정말 착하죠? 카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