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까지 ‘입맛대로’ 여론조사인가 | ||
| ‘취재지원 선진화’ 관련 조사에 대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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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 침해’이고 ‘언론탄압’이라며 연일 왜곡된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이들 언론사 가운데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곳은 6월4일 현재 동아, 조선, 한겨레, SBS, CBS 5개사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이들 언론사들이 다른 때와 달리 여론조사 결과 기사를 단신으로 처리하는 등 비중 있게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언론사들이 의도하는 방향대로 여론몰이를 하려 할 때마다 여론조사를 실시해 1면 머릿기사로 배치하던 자신감이 갑자기 사라진 까닭은 도대체 무엇일까. 현재까지 나타난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해 여론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언론사 조사의 설문 문항을 꼼꼼히 살펴보면 그런 부정적 여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드러난다. 언론사들은 ‘브리핑룸/기자실 대폭 축소’, ‘37개 브리핑룸과 기사 송고실을 3곳으로 통폐합’ 등의 표현을 통해 ‘유도성 질문(leading question)’을 던지고 답변 항에도 ‘언론의 자유 침해’ ‘국민의 알 권리 침해’ 등의 표현을 넣어 특정한 방향으로 조사결과가 나오도록 유도하고 있다. 과연 ‘언론의 자유 침해’ ‘국민의 알 권리 침해’, 혹은 ‘기자실을 37개에서 3개로 통폐합’이란 질문과 답변에 찬성한다고 대답할 국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역설적으로 이렇게까지 물었는데도 찬성 의견이 22~35%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그동안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컸던가를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해 ‘잘 모름’ 응답이 10%에서 최대 30%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번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먼저 있고 나서 찬반 등 태도 문항이나 평가 문항을 측정해야 제대로 된 여론을 반영할 수 있다고 본다. 취재 환경 변화와 관련된 한 두 개 문항으로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찬성의 이유나 반대의 이유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우며, 그간 언론 보도태도나 취재관행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들이 함께 열거돼야 비로소 국민의식 저변에 깔려있는 심층적 여론을 파악할 수 있다. ‘미디어리서치’가 5월 28일 같은 주제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는 앞의 조사 결과와는 정반대였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질문 항을 정부가 발표한 방안대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즉 ‘최근 정부는 각 부처에 있는 기사송고실과 브리핑룸을 37개에서 27개로 축소하고 서울, 과천, 대전 등 3개 청사에 합동 브리핑룸을 만들어 개방형 브리핑제도를 보완하고 전자 브리핑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확정했는데요, OO님께서는 이처럼 취재 환경을 바꾸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고 질문한 결과, 찬성 의견이 44.7%인 반면 반대 의견은 39.3%로 나타났다. 질문항의 내용에 따라 여론조사의 찬반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들이다. 올 초 개헌 관련 조사 때에도 언론사들은 ‘연내 대통령 연임제 개헌 제안’을 ‘연임제 개헌에 대한 태도’와 ‘추진시기’로 문항을 분리해 조사함으로써 국민 여론을 왜곡했다. 이번에는 ‘언론자유 침해’ ‘국민 알권리 침해’라는 프레임이 동원되고 있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표집(sampling)의 문제 등 과학적 방법론을 운운하며 인터넷 포탈사이트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국민 여론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인터넷 조사가 전화 조사에 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고 조사 사이트 성격에 따라 응답률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포탈사이트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 역시 네티즌 생각의 흐름과 경향을 읽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포탈사이트에 게재된 기사들이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에 대해 반대와 왜곡으로 채워져 있는 내용이 대부분인데도 불구하고 네티즌의 여론은 압도적으로 정부 방안에 찬성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평소에 큰 관심을 갖지 않다가 여론조사에 피동적으로 응하는 사람들과 달리 네티즌들은 능동적으로 기사에 댓글을 달거나 온라인 폴에 참가한다.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층에선 정부 방안에 대해 공감하는 흐름이 대세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언론이 여론조사를 앞세워 여론을 왜곡하는 행위는 눈앞의 목적을 위해선 유용하고 긴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행위가 되풀이 되면 장기적으로 언론의 신뢰도와 품질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언론의 신뢰도가 점점 하락하고 신문의 구독률이 급감하는 이유를 엉뚱한 데서 찾을 것이 아니라 언론의 기본을 다했는가에서 발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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