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참평 연설내용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였다고 한나라당에서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하였나 봅니다.

선관위의 법률해석은 하나의 해석에 불과하며 법률위반여부는 최종적으로 사법부에서 판단할 사안이므로 이러한 한나라당의 행위는 다분히 정치공세를 하기 위한 사전포석에 불과한 것입니다.

세법에 관하여 국세청이나 재경부에서 숱한 유권해석을 하지만 이러한 유권해석은 사법부에서 잘못된 해석으로 판결 난 경우가 허다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럼으로 선관위의 해석은 하나의 해석에 불과하므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이며, 법률해석은 건전한 상식이 있으면 누구나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선거법해석은 선관위나 법률가집단의 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므로 나름대로 선거법을 하나하나 검토를 해 보았습니다.

대통령 발언 중 한나라당과 언론에서 가장 문제를 삼고 있는 내용은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위반하였다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관련조문은 공직선거법 9조에 규정되어 있으며 그 내용을 보면

제9조 (공무원의 중립의무) ①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 조문을 보면 중립의무를 지켜야 할 자는 공무원은 전체가 해당됩니다. 여기서 공무원의 정의는 선거법에서 따로 정한 것이 없으므로 국가공무원법 2조와 지방공무원법 22조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모두가 공무원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지자체장이나 지자체의원 등을 포함한 선출직공무원들이 모두 포함됩니다.

그리고 위 조문은 1장 총칙에 포함된 조문입니다. 이 조문이 총칙에 규정된 점과 선출직과 정무직 공무원전체를 포함하고 있는 점 등을 미뤄 판단할 때, 또한 각론의 처벌조항에서도 9조 "공무원의 중립의무"위반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는 점 등은 이는 당연히 선언적인 규정에 불과하며 이 조항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려면 모든 국회의원들도 소속정당의 선거운동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합니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각론에서 따로 여러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있으며 각론에서 정한 금지조항을 위반하면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각 위반행위별로 그에 따른 처벌조항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공직선거법의 위반여부는 각론에서 정한 여러 금지행위를 실제 하였는지가 주요 판단기준이 되며, 이런 해석이 가능한 이유는 처벌조항도 없는 선언적인 규정을 위반하였다하여 선거법을 위반하였다고 확대 해석하게 되면 모든 국회의원도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게 되므로 정치인의 정치활동자체가 위법이 되는 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그럼으로 한나라당이나 언론에서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공무원의 중립의무"는 그들이 먼저 위반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위 중립의무는 단지 선언적 규정으로 이해하고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미친개처럼 날 뛰는 것은 한마디로 무지의 소산입니다.

다음은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법에서 정한 금지행위 중 어느 부분을 위반하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무원의 금지행위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다만,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만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60조). 이 조문에 따르면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법률해석상으로는 총칙 9조에서 규정한 중립의무를 지킬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의원들에게는 선거운동을 하게 하면서도 총칙에서는 중립의무를 지키라고 하였으므로 9조 중립의무는 선언적 의미임을 더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뭐가 선거운동인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거운동은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는 행위입니다(58조). 그러나 동조 각호에서
-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는 선거운동이 아니라 하였으므로 공무원도 이러한 행위는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발언은 위에 열거된 단순한 의견개진이거나 의사표시에 불과하므로 공무원의 금지행위를 한 것은 아닙니다.

공무원이 해서는 아니 될 금지행위를 살펴봤지만 특별히 저촉된 행위를 찾을 수 가 없습니다. 일부러 확대 해석하여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 제251조 (후보자비방죄), 제86조 (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등을 검토해 봤지만 어느 것 하나 구성요건을 충족한 행위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허위사실공포죄는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ㆍ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로 한정하여 일신상의 신분에 관한 내용에 한하므로 공약의 잘못을 비판한 것은 허위사실공포죄에 해당되지 않고

후보비방죄 또한 허위사실공포죄와 유사하여 그 차이점을 찾을 수 없으나 다만 허위사실공포죄는 후보자가 자신의 학력 등을 잘못 게재하는 등 후보자자신의 과대선전까지 처벌하는 차이가 큰 차이입니다.

제86조 (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의 위반여부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가 주 구성요건이므로 대통령의 연설은 열린우리당의 업적을 홍보하였거나 특정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으므로 이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도대체 대통령의 연설내용이 공직선거법의 어느 조문을 위반하였는지, 그리고 선관위에서 어떤 조문을 들어 부당한 해석을 할지 참으로 궁금하고, 세법공부하기도 벅찬데 공직선거법까지 공부를 해야 노빠가 될 수 있으니 노빠신세가 참으로 가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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