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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무선 기술 SDR 이야기

 
안녕하십니까? 정보통신부 이재홍 과장입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저도 올해는 본부 과장만 8년 째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바램을 가져 봅니다. 오늘은 새로운 무선 기술인 SDR에 대하여 소개하겠습니다.

흔히 영화 제작자는 영화가 대박이 터져 극장에 관객이 몰릴 때 더한 압박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한편으로 좋으면서도 그 다음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다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요즈음 정보통신부 직원들이 이러한 압박감을 느끼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물론 그 중의 하나입니다.

해외 언론 등을 통해 한국의 초고속정보통신망 기반이 가장 잘 되어 있고 가입자 800만을 넘어서고 있어 벤치 마킹 대상으로 삼겠다는 보도를 볼 때나 국내 CDMA2000 단말기가 수조원 대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 그리고 이미 120만의 CDMA2000 1X가입자를 가지고 있어 3G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는 보도 등등은 분명 흐뭇한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이런 보도가 나올수록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이 같은 성공 기조를 유지하고 확대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앞으로 정보통신 분야의 발전은 무선을 중심으로 한 분야에서 나올 것이다라는 점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무선 분야의 핵심과인 주파수과장을 맡고 있는 저로서는 이 같은 고민이 지난 늦가을부터 저의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출근 전철 안에서나 감기 몸살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도 이런 생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ADSL과 Metropolitan Ethernet을 중심으로 한 초고속정보통신망 계획을 짤 때의 1998년 초겨울의 심정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4G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만 이 4G는 2010년경이 되어야 본격적인 활성화가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아 앞으로 3-4 년 후에 정보통신분야를 이끌어 갈 아이템으로 보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2~3 년 간은 2 GHz/ 5GHz 대역을 이용한 무선 LAN 시스템과 CDMA 2000 1X 및 CDMA EV-DO의 기술을 사용한 이동통신 중심의 무선 데이터 서비스가 함께 각광을 받고 새로운 산업을 이끌어 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문제는 이 무선 2/5GHz 대역의 무선 LAN 시스템과 4G 서비스가 본격화 될 시기의 중간 시기인 2005에서 2010년 사이에는 어떠한 기술과 서비스를 가지고 정보통신 산업을 계속적인 성장세로 이끌어 나가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SDR은 소프트웨어 라디오 기술

여기에 대한 해답의 하나로서 저는 SDR 기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SDR 이란 Software Defined Radio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는 소프트웨어 라디오 기술이라고 번역할 수 있지만 이것은 직역이고 광의의 의미로 모바일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기술의 주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SDR은 CDMA 기술이 적으로부터의 도청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발되었던 미 군사 기술에서 유래가 된 것처럼 걸프전 당시의 미군이 겪은 어려움 때문에 그 개념과 기초적인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걸프전 당시 미군은 육, 해, 공군 및 유럽의 연합군과 합동 작전을 하는 데에 있어 무전기 등이 서로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어 통합적인 작전 지휘에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육군을 부를 때 육군용 무전기를 써야 하고 해군에 연락 할 때는 다시 해군용 무전기를 사용해야 하고 다시 공군에는 공군용 무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 때문에 통합 무전기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걸프전 후 통합 무전 단말기에 대한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를 했는데 육해공군의 무전기를 하나의 단말기로 합치는 데 있어 물리적으로 합치면 부피도 커지고 불필요한 기능 때문에 전지의 소모도 많아지는 단점이 있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적인 면을 적절히 조합하여 다기능, 소형화하는 방안으로 착안을 하였습니다.

마치 PC와 같은 개념입니다. PC는 CPU, 하드디스크, 메모리 등 최소한의 하드웨어로 구성한 다음 실제 기능은 윈도 XP나 리눅스와 같은 운영체제 등 주로 소프트웨어로 구성해 워드 프로세싱, 복잡한 회계 장부 정리, 데이터베이스 검색에서부터 DVD 플레이어 기능까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기능을 해내고 있지 않습니까?

◆하드웨어는 최소화, 대부분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

SDR도 비슷한 개념입니다. 무선 통신을 위해서 필요 최소한의 기능만을 하드웨어로 구성하고 최대한의 기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동 무선 전화, 무선 인터넷 , 무선 LAN 등은 각각 다른 주파수와 각각 다른 기술 방식과 표준을 사용하고 있지만 모두 무선 기기로서 필수 불가결하게 공통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안테나, RF/IF 처리 부분, A/D, D/A 컨버터 부분, 배터리 등이 그 예입니다.

이와 같이 공통적인 요소들에선 다양한 통신 방식을 수용하도록 하고 나머지 고유의 기능은 소프트웨어를 로딩시켜 사용하게 하는 것입니다. PC에서 마치 워드 프로세싱을 위해 아래아한글, 표 계산을 위해 마이크로 소프트 엑셀 등의 프로그램을 불러 사용하다가 프로그램을 닫고 다른 기능을 위해 다른 프로그램을 불러서 사용하는 방식과 마찬가지입니다.

SDR은 이같이 고정된 하드웨어의 부분을 줄이기 위해 A/D 변환기의 부분을 RF 영역까지 최대한으로 올려 가능한 앞쪽에서 디지털화 한 다음 디지털 신호 처리(DSP) 기법으로 원하는 기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로딩 시켜 처리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멀티 밴드 멀티 모드를 쉽게 구현 할 수 있습니다. PC와 같이 개방형 모듈 구조를 채택하고 Plug & Play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상은 혁신적이고 매우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실제로 구현시키기에는 아직도 많은 기술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이 SDR은 일부 군사용 통신 기기에만 적용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렇게 아직 민간 수요용으로는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이 SDR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어차피 우리나라는 CDMA나 ADSL에서 그러하였듯이 전 세계적으로 연구 개발초기 단계에 있거나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크게 받고 있지는 않지만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발굴하여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사용해야 합니다.

◆SDR 기술의 잠재력과 매력

이러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서 이 SDR은 몇 가지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과 함께 매력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로 이 SDR은 만만한 기술 개발 과제가 아닙니다. 수백 MHz 대에서부터 수 GHz 까지를 하나의 안테나로 전부 커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와는 다른 안테나가 필요하고 아날로그와 디지털간을 변화시켜 주는 A/D, D/A 소자도 광대역의 주파수를 처리하여야 합니다. SDR의 핵이 되는 디지털 신호 처리(DSP)와 각종 소프트웨어도 최대한으로 효율적으로 코딩하여 탑재하여야 합니다. 즉 안테나, RF, 디지털 신호 처리, RTOS( Real Time Operating Software) ,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등 등 많은 복합 기술이 개발되고 이것이 가장 콤팩트한 형태로 결합되어 작동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SDR의 기술 개발에는 몇 몇 기업체의 힘으로는 되지 않고 CDMA를 개발했던 것과 같이 전자통신연구소(ETRI)와 같은 대형 연구소가 3년 이상 상당 부분의 연구 부서가 달려들어 기초 기술을 개발한 다음 산업체로 넘겨야 할 그런 규모의 기술 개발입니다.

SDR이 요구하는 RF, 디지털 신호 처리, ROOS 등의 기술은 우리가 시급히 보완해야 할 핵심기술로서 우리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 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ETRI가 CDMA 개발 이후 전 연구소의 역량을 결집시켜 중장기적으로 진행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는다면 바로 이 SDR 개발도 좋은 아이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같이 대규모 연구 개발이 필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성공하면 많은 원천 기술과 특허를 낼 수 있고 다른 나라가 넘보지 못할 시스템과 단말기 생산 기술을 갖출 수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나 TFT LCD와 같이 대규모 자본만 투여한다고 생산할 수 있는 그런 분야가 아니라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두 번째로 이러한 SDR 기술은 지금까지의 무선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기술이며 시스템이 될 것이기 때문에 패러다임이 변화 할 때는 에릭슨이나 알카텔, 시스코와 같은 통신 시스템 선발 기업을 제치고 올라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 SDR은 궁극적으로는 단말기에까지 적용 될 것이지만 초기에는 주로 기지국 장비와 같은 고정 대형 시스템에 먼저 적용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이동 음성 서비스 대신 고속 이동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음성 위주의 2G 기지국 장비를 걷어내고 CDMA 2000 1x EV-DO 기지국 장비를 새로이 설치해야 하지만 SDR 기술을 이용한다면 하드웨어는 그대로 두고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포팅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CDMA 단말기는 수출을 많이 하고 있지만 더욱 많은 이윤과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지국 시스템과 전체적인 통합 관리 시스템 부분에서는 아직 취약한 상태에 있는데 이 SDR은 우리의 강점인 단말기 부분 뿐 아니라 기지국 장비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높여 주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이 같은 대규모의 개발 프로젝트를 할 때에는 이름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SDR도 이러한 대규모의 프로젝트에 적당한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TDX, CDMA, ADSL 등 우리가 성공한 정보통신 프로젝트는 그 기술을 나타내는 3자 내지 4자의 영문 명입니다. 이 SDR도 3자의 원천 기술을 나타내는 영문 명으로 누구든지 언급하기가 쉽습니다. 또 CDMA와 같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미 군사 기술을 원천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좋은 포인트입니다.
저는 2005년 이후는 무선 분야에서도 SDR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와 제품이 본격화 되고 바로 이 기술이 4G 서비스를 구현하는 하나의 주요한 기술로 작용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이러한 저의 생각이 타당한지를 검증해 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새해의 정보통신 분야의 화두가 2.3/2.4 GHz 무선 LAN과 CDMA 1X EV-DO 등에 의한 고속 무선 데이터 서비스의 확대가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벤처 기업 비리 수사 확대라는 돌발 악재에 묻혀 버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재홍 드림 jhlee@mic.go.kr

written by (sb339)
2002-01-26 19: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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