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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나라당 경선의 의미와 할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끝났다. (결국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었다)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임에도 불구하고 정책공방의 수준은 뭐라 평가하기가 겁나게 후졌다. 각 정책에 대한 후보들의 이해도는 거의 초딩 수준이었고 이를 뒷받침하는 캠프 참모들 역시 이전투구에만 몰두 했을 뿐 명쾌한 비전을 설명해 내는덴 실패했다고 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그 의미를 함 지적해 보고자 한다.


한나라당의 경선 방식


가장 의미 있는 건 아무래도 한나라당이 상당히 개방성이 있는 경선규칙인 “일반 선거인단” 제도를 채용했다는 거다. 이는 한나라당 자체가 지역권위주의 정당을 탈피해 이념정당으로 전환해 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이로인해 결과적으로 돈 드는 정치로부터 접근이 경계되고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한 시사점이다.


20만명의 선거인단중 대의원 + 일반당원을 제외하고도 일반 국민 선거인단이 6만명이 넘는다. 이들을 모아낸 투표율이 70%라는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한나라당이라면 이정도 동원을 해내려면 최소 600억 정도의 자금이 들었어야만 한다. (600억이라는 돈은 차떼기 없이 당비나 국가보조금으로는 충당이 불가능한 수준.)


결국 이건 한나라당이 역사성, 정체성, 정책수준, 당내민주화 이런 수준은 여전히 기대난망이지만 비로소 가장 기초적인 형식적 민주주의는 가능한 수준으로 진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거다. 

앞으로  최소한 참여의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할 때 협상의 파트너로서 한나라당 지지자들과 피곤한 논쟁을 할 이유가 상당히 적어진다는 점에서 이건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이번 당내 경선에 반영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물론 여론조사를 경선에 반영하는가 안하는가는 심각한 논쟁 꺼리일수 있다. 그러나 경선절차라는 형식적인 논란이 문제라면 그건 경선주자들끼리 룰에 대한 합의사항으로 해결하면 된다.


경선주자가 아닌 유권자, 즉 국민 입장에서 보면 이건 어느 정도 직접민주주의 방식이 현실정치에 투영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학습효과로서 상당한 장점요소가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


사실 대한민국 국민은 정치서비스에 요구하는 수준과 폭은 높고 거센 반면 이걸 구현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는 대단히 인색하다. 이러다보니 대의 민주주의에 지나치게 순종적이면서 또한 정치 불신에도 역시 너무 쉽게 빠져드는 이율배반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걸 고치는 길은 국민들이 직접민주주의 참여경험을 늘려주는 것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번 한나라당 당내 경선과정을 통해 한나라당의 지지자들은 다양한 경로의 학습효과를 축적했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로 볼 때 정치학습의 총량이 늘어난 것이기에 나쁜 것이 아니다. 국민전체 민주적 의사결정 경험의 총량이 늘어나면 앞서 말한 이율배반 적인 행동이 줄어들고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한 일관성이 있는 노력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이는 "참여와 결정 그리고 책임"이라는 민주주의 원칙 삼박자를 유기적으로 유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부족했던것이 바로 이거다. 이것만 고쳐나가는 것도 상당한 진보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정치는 2단계로 진화 되어야 한다


1단계 : 꾸준한 참여 학습을 통해 정치의 일관성을 갖추는 일

2단계 : 정책적 차별성을 수준 있게 논쟁하는 일


지금은 1단계의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라고 본다. 1단계를 꾸준히 학습하고 더 이상 1단계에 대하여 부족함이 없을시 2단계로 진입하게 되고 이래야 비로소 올바른 정당정치의 궤도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이다.


솔직히 지금 당장 “정당정치의 완성” 이러고 하는건 시기상조라고 본다. 제도나 의식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건 노무현 시대가 국민들에게 보여준 일종의 착시현상일 수 있다. (노무현 한명을 선택한것으로 모든 민주화가 다 달성된것 같은 착각)

대한민국 정치의 불신은 그 뿌리가 깊다. 정치의 일관성 자체가 너무도 부족한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과 제도를 떠나서 국민들 하나하나 마음속에 일관성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선 부단한 참여의 실험과 학습이 필요하다.


결론은 이렇다..


현실정치인이나 현실정치 구도는 국민이 체스판에 올려놓는 장기말이나 다름이 아니다. 따라서 말을 움직이는 건 국민의 참여와 의지다. 하지만 국민이 아직 참여와 운영의 학습이 부족해서 좋은 말판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결국 이걸 시정하기 위해선 국민은 최우선적으로 정치학습의 기회를 정치권에 요구해야 하고 이를 관철시켜야 한다는거다.


자 집중해 보자

지금 상황을 "한나라당이니 반 한나라당"이니 "범여권이니 반노무현"이니 하는 식의 찌라시틱 한 대립과 갈등 구조로 봐선 안된다. 그런시각은 국민의 경험총량을 늘리는데 아무런 기여가 없다.

국민이 참여의 폭을 넓히도록 시스템을 바꾸어야 하고 이걸 계속 실험하고 학습하여 경험을 축적하고 시행착오를 줄여가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럴려면 현재 상황을 제3자의 시각이 아닌 무조건 "정치과 나(국민)"라는 집중화된 구조로 봐야 한다는 거다

어디서 백마 탄 초인이 와서 한 번에 이 시스템을 구현해 줄 것이라는 기대와 망상은 동해바다 저편에 버려야 한다. 또한 지금 당장 옹골찬 정당을 끼리끼리 만들면 대번에 이 실험이 완성될 것이라는 모험주의 착각도 버려야 한다.

다시말하지만 한 두사람의 의지로 되는게 아니다. 국민 대다수의 경험의 총량이 늘어나야만 비로소 변화가 추진된다는 거 잊어선 안 된다.


07년 12월 대선, 그리고 08년 4월 총선 그리고 곧이어 개헌까지 1~2년의 과정이 국민들 앞에 놓혀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누구 대 누구”식의 구도로 국민들이 시선이 머문다면 이 절체절명의 정치학습 경험기간을 또 맥없이 “구경만 할 게 구경만”을 외치다 놓칠 수 있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한다.

 
 
거듭거듭 말한다

중요한건 “누구 대 누구”의 구도가 아니라 “국민의 정치학습의 총량 늘리기”다.  누구든 참여의 기회를 확대하고 이걸 몸으로 경험하고 이걸 주변과 나눌 준비를 하라..그래서 비로소 정치의 일관성이 뭔지를 느끼도록 노력하는게 이게 지금 국민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이라고 본다.



2007-08-21 05: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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