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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부패의 상징-딜리버티브

 

부야말로 행복과 권력의 원천이라 믿고 있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시대에, 이러한 사람들이 고안해 낸 현대적인 투기 시장이 1980년대에 등장했다.

딜리버티브 시장이란, 컴퓨터를 이용하여 선물(先物), 스왑(Swap- 서로 상대방에게 자국의 통화를 예치하는 일), 옵션 등의 최신 금융기법을 구사하여 그로 인한 최대의 이익을 구하는 시장이다. 바로 자본주의의 최종 금융상품이다. 금융거래에 의한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1980년대에 세계적으로 추진되어 온 것이 금융자유화 붐이고 그 기세를 타고 개발된 것이 바로 딜리버티브이다.

딜리버티브 거래의 최대 특징은, 거래의 실태가 대차대조표에는 기재되지 않는 오프 밸런스(Off balance) 거래로서 행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지배자들  즉, 금융기관, 일반대기업, 벼락부자들, 등이 생각하기에, 대중의 눈을 피해 거액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시장으론 안성맞춤이었다. 작금에 딜리버티브 시장이 이토록 급속히 확대될 수 있었던 것도, 거래가 오프 밸런스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비밀성이 커다란 이유로 작용했던 것이다.

그러한 배경으로, 딜리버티브 시장은 급성장하여 94년 현재 미국에서만 거래잔고가 12조 달러, 원화로는 약 9,600조 원이라는 거액이 된 것이다. 일본이나 유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런 종류의 거래까지 합치면 적어도 20조 달러, 원화로 약 16,000조원은 된다고 한다. 1994년 현재 한국 국가예산총액이 5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런 금액들이 얼마나 상상을 초월하는 거액인가를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딜리버티브 시장의 근본적인 특징은, 그것이 본질적으로 투기적 노름이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카지노판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IBM의 주식을 사는 것은 분명 투자이다. IBM의 자산을 평가하고 그 장래성을 보고 구입하는 것이 IBM 주식에 투자하는 본질적인 의미이다. 그러나, IBM의 선물 옵션을 사는 것은 투자가 아닌 노름인 것이다. 옵션이란 한마디로 말하면, 장래의 주가를 예상하여 옵션이라는 이름의 권리에 투자하고 그 예상의 성공여부에 따라 프리미엄이라는 이익을 얻기도하고 손해를 보기도 하는 것이 옵션 거래의 본질이다.

예를 들어, IBM 주식의 풋트 옵션(판매 선택권)에 투자하여 IBM의 주가가 오르면, 거액의 프리미엄을 손에 쥘 수가 있다. 그와 반대로 콜 옵션(구매 선택권)에 투자한 경우에는, 주가가 내려갔을 때,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옵션 거래는 정말로 외형적으로는 가장 현대적인 금융기법인 것 같이 보이지만, 룰렛(Roulette) 게임에서 빨간 숫자 혹은 검은 숫자, 홀수 아니면 짝수에 돈을 거는 것과 본질적으로는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나는 부패한 자본주의의 최종 도달점은, 시장의 도박화, 카지노화라고 지적하였는데, 그것은 이 딜리버티브 시장의 현상을 가리켜 한 말이다. 산업계와 개인에게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건전한 사업으로 시작된 금융업은 현재, 그 첨단 부분은 '세계적 금융 카지노'로 모습이 변해 버렸다. 자본주의는 이제 최종 도달점에 이르른 것이다.

리비 바트라 - '세계대공황'중에서



2007-11-03 04: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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