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가 '나의 투쟁'에 쓴 내용이지요.
이번 대선을 대하며, 아니 참여정부 내내 국민들을 대하며 늘 이 말이 귓전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정주영 회장이 성공한 이유가 늘 생각하고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말은 일반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남의 주장이나 글에 동조하여 행동한다는 의미죠.
부동산세금 한 푼 내지 않는 사람들이 세금폭탄 논리에 동조하고, 정부의 보조를 받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좌파정권 운운할 때 할 말을 잃었던 5년이었습니다. 독극물 언론에서 쏟아내는 독약을 생각 없이 머리에 담고 전파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서민 중산층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재벌을 대변하고 부유층의 세금을 경감해 주겠다고 나선 지도자와 정당을 찍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의견을 모은 한국노총의 결론이 분배보다는 성장을 지향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현실입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생각은 힘이 세다." 유시민 의원이 저에게 써 준 사인의 글귀입니다. 처음 받았을 때 이게 무슨 소리인가? 도대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지식과 학문을 출세를 위해 사용하는 지식 도적놈들이 판치는 세상입니다. 그들은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생각조차 못하게 알량한 지식을 사용하여 머리를 고착화시키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권력을 빼앗겼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다시 나라가 망할 것입니다. 생각이 없는 국민이 처할 수 있는 현실은 망국의 설움밖에 없습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수차례 읽었지만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으로 믿었습니다. 적어도 2002년 월드컵의 신화에 이은 선거혁명을 보면서 이제 대한민국의 국민들도 질곡의 역사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돈과 알량한 지식을 가진 기득권세력의 집요한 역사 되돌리기가 성공한 지금 우리에게 다시 희망이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이번 선거에서 많은 국민들이 이런 마음으로 투표를 했답니다. '이 나라에 지도자로 나서는 놈치고 거짓말쟁이, 사기꾼 아닌 놈이 어디 있어?' 자신들의 허물과 과오를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어 희석시킨 지식 도적놈들의 계략이 성공한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당선자는 선거 인주가 마르기도 전에 특검의 폐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선거 전날 당당하게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자신감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국민을 상대로 다시 사기를 쳤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스스로 깨끗하다면 특검은 내년 총선을 완승으로 이끌 최고의 선택이라는 것쯤은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인데 그 좋은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려 하다니요?
이 순간 히틀러의 몰락과 패전국의 엄청난 멍에를 뒤집어쓰고서야 생각하게 된 독일 국민이 떠오릅니다. 대한민국은 제발 참담한 결과를 통하지 않고도 세상을 생각하며 바라볼 줄 아는 국민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어떤 권모술수도 영원히 국민을 속일 수 없습니다. 진실만이 결국 승리한 것이라 믿습니다.
과연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결과가 올 것을 예측하지 못했을까요? 제가 보기엔 충분히 예측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고 봅니다. 혹자는 국민을 속이는 독극물 언론에 철퇴를 가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런 억압적인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역효과만 낼 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권위주의 지도자에 대한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있는 국민의 생각을 돌리는 길은 스스로 돌팔매를 맞으며 올바른 길로 가는 것뿐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취임 초 '호시우행'이라는 글을 남기고 지금까지 그 모진 시련의 시간을 견디어 온 것입니다.
궁물을 바라고 지지했던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고, 개혁보다는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정치꾼들은 이합집산으로 힘을 보태기는커녕 짐만 되었던 지난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단 한순간도 원칙에 흔들림 없이 지금까지 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믿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단합니다. 멀리는 국채보상운동, 가깝게는 태안 기름오염 현장에서 보여준 저력은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 그 무한한 동력에 힘을 불어넣을 정치시스템을 만들고 싶어 했던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었습니다. 당장은 좌절된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그 불씨는 되살아날 것입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듯 지도자의 참뜻을 이해하지 못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대한민국은 더욱 밝고 강해질 것입니다.
국민들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들고자 자신을 내던진 노무현 대통령의 깊은 뜻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작은 것을 성취하려면 술수를 부리면 됩니다. 그러나 큰 뜻을 얻으려면 스스로를 던져야 합니다. 예수가 그러했고 이순신 장군이 그러했듯 말입니다.
제 생각에는 퇴임 후에도 조용히 쉬지 않고 국민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일을 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미천한 힘이지만 그 길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날까지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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