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냉동창고 건물에서 대형 폭발로 인한 불이 나 작업을 하던 노동자 40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출근길, 수원 공장단지 한구석에서 이른 아침부터 흐린 하늘과 시야가 뿌옇게 안개비인듯 수증기인듯 물기가 피부에
와닿는 공기가, 이천 화재의 연기와 소방관들이 뿌려댄 물기가 펴져온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TV와 신문에서는 "숨진 노동자 상당수는 새벽 인력시장 등을 통해 일자리를 얻은 일용직
노동자로, 이 가운데에는 ‘코리안 드림’을 안고 고국에서 일해 온 재중동포 13명도 포함돼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 인명에 경중이 있겠는가만은 이것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한층 깊게 만드는 지점이다.
그런데. 나는 갑자기
아주 여러사람을 붙잡고 묻고싶어진다. 정말 안타깝냐고, 정말 진심이냐고, 믿어도 되겠냐고.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고 현장의 작업자들은 시너가 섞여 있는 우레탄폼을 이용해
단열작업을 했었고 그 곳에서 유증기가 다 빠져나간 것을 확인하지 못한채 용접이나 전기 불꽃이 튀는 일을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과 관리를 두고 언론에서는 "안전불감증"이란 단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물론 그 안전불감증이란 단어
앞에는 주체가 살짝 생략되어 있다. (← 이거 누구 유행이래요?)
누가 안전불감증이란 걸까? 그 일을 하던 작업자들이? 아니면 그 일을 진행한 용역업체가?
코리아2000?
그 일을 하던 작업자분들이 본인들이 하는 일이 위험한 일이란 것을 몰라서 그 일을 하고
있었을까?
YES도 NO도 대답을 할 수 없는 말이다. 위험한 일이란 것을 알고있었으나 하지 않을 수는 없는 형편이었을 테니
말이다.
안전불감이라 혹은 안전무지여서 그것도 아니면 그들의 생명이 중요하지 않아서 감수한 일이 아니라 목숨걸고 일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가 없으니, 말그대로 살아보려고 하던 일이다.
그것은 용역업체나 관리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단지
고만고만한 사람들 속에 직접 그 일을 하느냐 그 일을 하라고 하느냐의 차이일 뿐, 관리하고 진행하는 사람들이 그런 작업환경에
이의제기를 할 힘이 있는 사람들이더냐 말이다.
그럼 이 모든 문제는 코리아2000만의 안전불감증 때문일까?
그런 위험한 각종
작업들의 안전관리를 해야하는 공무원들은 다 뭐하고 있었을까?
일자리가 아쉬운 사람들이 작업환경에 딱히 이의제기를 안해서
아무것도 몰랐다고?
그러나 당장 일자리가 아쉬운 사람들이, 작업환경을 따져묻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 보편의 일이다.
그럼 위험해도 열악해도 일해보려는, 그렇게 열심히 살려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할 때 정부는 어디 있었나?
최소한 다른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해주진 못했을 지언정, 이런 억울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이나 작업환경에 대한 감시나 관리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그동안 이런 작업이 일어나고 있었고 위험하다는 것을 기자들은 아무도 몰랐었나?
왜 신정아의 티셔츠 브랜드까지 취재를
다니는 우리나라 기자들은 이렇게 노동자들이 목숨걸고 일하는, 그래도 가난한 현장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는걸까?
그러면 오늘,
이천에서 폭발 화재가 있었던 류의 작업 현장들은 모두 멈췄을까?
지금도 같은 위험을 고스란히 동반하는 이런 작업들이 행해지고
있을 거다.
이번 문제는 안전불감증만으로 설명할 문제가 아니라, 힘없고 노동자들을, 가난한 사람들을 대하고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마음과 태도의 문제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비단 이천 화재나 동류의 작업현장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번 태안
기름유출사건이나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사건, 삼성이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태도, 노점상 단속, 재개발 지역의 철거민 밀어내기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졌고 벌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동안은 계속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개별 사건의
안전불감증이 아닌 우리 사회와 우리 자신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고 지향점을 찾는 것이다.
사실 우리들은 모두 가해자가 될 확률은
전무하나 피해자가 될 확률은 잠정적 확정에 가깝다는 주제파악을 해본다면
그것은 이타심도 사회의식도 아니다.
자기방어다.
위험하게
사는 것은 이제 끝나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삶의 터전에서 죽지않고 살아남는 것'이 어째서, 언제까지 갈구의 대상이 되야 할
것인가. 그러니 하늘도 오늘, 우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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