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중도실용 노선의 손학규 당권 체제로 돌입하자,
당 내부는 물론 범여권 범주의 제 정당들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도보수-중도실용 노선의 손 대표가 신당을 확실하게 우향우 시킬 것이 예상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손 대표는 대표 취임을 하면서부터 이명박 정권과 협력적 관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한나라당이 야당인 시절처럼 정략적 이유로 발목 잡는 야당이 되지 않겠다며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신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보여 온 反이명박-反한나라당식 투사적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 같은 이유들 때문에 일각으로부터 신당은 한나라당 2중대 또는 3중대라는 조롱 섞인 비판도 받고 있다.
한나라당 출신이자, 이명박 당선인과 이념 노선에서 큰 차이 없는 손학규 대표가
결국 신당을 한나라당 아류로 만들고 말 것이라는 우려의 표현인 것이다.
또, 한나라당 출신이 대통령부터 원내 3개 정당(한나라당, 손학규 신당, 이회창 자유신당)을 점하게 됐다는 데도
민주개혁세력들은 극도의 우려심리를 표출하고 있다. 정치판의 완전한 우경화-실용화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친노파-재야파 등 손학규 정체성에 반발 최고조우선, 대통합민주신당 내부에서는 손학규 대표 체제에 대한 우려가 전방위 계파에서 제기되고 있다.
손학규 체제에서 공천 물갈이 대상 1호로 낙인찍혀 있는 친노세력은 물론,
당내 최대 주주격인 재야파 민주화세력, 진보.개혁 세력 등 여기저기서 손 대표에 대한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다.
친노세력의 경우, 10일 손학규 대표가 선출되자마자 이해찬 전 총리가 탈당하는 것으로
강경하게 손 대표 체제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 전 총리는 탈당을 결행하면서 주요 정당의 대표를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 맡게 된 정치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그로 인해, 민주화 이후 우리들을 일관되게 지지해주셨던 분들이 느낄 혼란과 허탈함에 고개를 들 수 없다고
깊은 회의감을 표했다.
친노 핵심인 김형주 의원 또한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손 지사는 수도권 선거에서 중요하다는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이해찬 전 총리를 비롯해 몇몇(친노세력)이 반대하는 건 몇 석을 건질 수는 있어도 60석 미만의 소수정당으로 전락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손 대표에 대한 친노진영 내부의 부정적 인식을 전했던 바 있다.
당내 김근태 전 의장을 중심으로 한 재야파도 손 대표 체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민평련 소속인 초선 우원식 의원이 反손학규를 내걸며 당권에 도전했던 사실만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우 의원은 대표 선출에 앞서, 한 라디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손학규 대표 체제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우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이를테면 손학규, 이명박, 이회창, 이 구도가 뭔가...라며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한 야당을 만들어야 되고, 정체성이 분명한 야당을 만들어야 된다며
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예상되는 중도실용 노선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했다.
문국현, 손학규 신당, 한나라당 3중대로 정체성 어설퍼질 것
신당 밖에서도 손학규 대표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극심하다.
범여권 범주 제 정당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나라당 2중대 또는 3중대라며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공동대표 또한 신당이 손학규 당 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된 데 강한 우려를 표했다.
문 대표는 11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를 통해
손학규 신당 대표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다를 바 없는 인물로 규정했다.
이와 관련, 그는 마치 한나라당이 세 개의 당이 된 것 같다며 한나라당 3중대라고 하지 않느냐,
신당의 정체성이 어설퍼질 것 같다고 손 대표의 중도실용적 이념 노선을 강하게 우려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손 대표에 대해 신자유주의자, 개발론자에 가까운 분으로
이명박 당선인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편히 지낼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그와 이념노선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앞서 10일, 창조한국당 김갑수 대변인은 신당이 손학규 대표를 선출한 것이
한나라당과 코드 맞추기 위함이라고 논평을 냈다.
김 대변인은 손학규 대표에 대해 한나라당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면 절대 탈당하지 않았을 것이라 믿고 있다며
그는 새로운 가치를 위해 험로를 택한 사람이 아니라 패배가 두려워 이길 수 있는 곳으로 옮긴 사람일 뿐이라고
손 대표의 한나라당 탈당전력부터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원내 1당과 2당의 대표는 물론, 창당 발기인대회를 가진 자유신당 등의
간판이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란 사실은 매우 서글픈 일이라며,
손 대표로 인해 신당이 한나라당 아류로 전락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또, 손 대표가 이명박 정권과 협력적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 그는 대통합민주신당이 살기 위해선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과는 다른 뭔가를 내놓아야 했다며
그런데 오히려 한나라당과 코드 맞추기를 하고 있으니 이들에게 무슨 희망을 볼 수 있단 말이냐고 비난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이 같이 손학규 대표와 손 대표를 사실상 추대한 신당 중앙위원들을 맹비난하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옹호하는 입장을 표했다.
김 대변인은 원칙을 지키며 결단할 줄 아는 사람만이 희망을 만들 수 있다며
누가 뭐래도 노무현 대통령은 그걸 할 줄 알았기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추대로 신당, 한나라당 2중대 짝퉁 한나라당 됐다민주당도 손학규 대표가 대통합민주신당의 당권을 쥐게 된 데 대해 신당은 한나라당 2중대가 되었다고 풀이했다.
10일,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출신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로 사실상 추대받았다며
이로써 신당은 한나라당 2중대 짝퉁 한나라당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 대변인은 신당이 한나라당 3등 인사를 당의 얼굴로 내세운 것은 참으로 수치스런 일이라며
지금까지 민주개혁세력의 50년 역사에서 이런 치욕은 없었다고
신당이 더 이상 민주개혁세력의 범주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신당이 이러고도 민주니 개혁이니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신당의 앞날이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민노당, 한국 정치, 한나라당 출신 일가에 의해 장악 당했다민주노동당은 손학규 대표가 신당 대표로 선출됨으로써, 대한민국 정당 정치 질서가 중대한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김성희 부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 당선자와 한나라당, 이회창씨의 자유신당에 더해
통합신당이
한나라당 출신 인사를 영입해 대표로 추대했다며
이로써, 한국 정치는 한나라당 출신 일가에 의해 장악 당했다고 분통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이명박-이회창-손학규로 이어지는 보수 3형제의 과두정치 시대가 열렸다며
손 대표가 그동안 이명박 당선인과 함께 정책적 코드를 맞춰왔던 과거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부대변인은 손학규 전 지사는 일찍이 대학 본고사 부활 등 이명박 당선자와 많은 부분에서 노선을 함께 해왔다며
정책과 기반에서 차별화된 정치로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것이 야당의 역할인데,
이제 통합신당은 더 이상 야당할 자격이 없는 정당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정흥진 기자[jhj@pol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