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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생산업체 대표 “전봇대 2개 뽑고 생색… 전시행정”

 
2008년 1월 21일 (월) 13:31   문화일보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늑장 행정’의 표본으로 ‘전남 대불국가산업단지 전신주’(문화일보 1월18일자 3면 참조)를 지적한 이후 사흘 만에 전신주 2개가 뽑혔다. 그러나 전신주 2개로 문제점이 대부분 풀린 것으로 인식되자 대불산단 입주업체 대표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2006년 9월 당시 업체들이 이 당선인에게 건의한 내용 중 상당수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6개월전 이 당선인을 만나 애로사항을 건의했던 선박블록생산업체 기업인(유인숙 유일 대표), 실제 블록을 운송하는 업체 대표(한금철 안전기업 대표), 윤영역 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장 등 3명으로부터 21일 이번 사태와 관련한 속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각각 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방담 형식으로 엮었다.

◆한금철 = 왜 쓸데없는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운송 업체 입장에서는 휴스틸 사거리 모퉁이에 있는 전신주를 뽑은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아요. 완전히 생색내기용 아닌가요. 문제는 8차로를 가다가 휴스틸 사거리에서 좌회전할 때 6차로로 좁아지는 것 때문에 생겼지요. 일을 제대로 하려면 6차로 라인에 있는 전신주와 전선을 인도 밖으로 빼줘야 2~3m라도 노폭 확장 효과가 발생하는데 모퉁이 전신주 2개 없애고 일을 다한 것처럼 하는 것은 그야말로 전시행정입니다.”

◆유인숙 = 저도 뉴스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 당선인에게 말씀 드린 것은 전신주 한두 개 옮겨달라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옮겨달라고 한 건데 한두 개 옮겨놓고 다 된 것처럼 대대적으로 보도되니까 가슴이 더 답답합니다. 우리 업체들은 2006년 9월19일 당시 이 당선인에게 ▲전신주 및 전선 지중화 ▲수송에 지장을 초래하는 가로수, 가로등 이설 ▲교량 하중 보강 ▲간선도로 일부 구간 중앙분리대 조정 등 4건을 건의했습니다. 그런데 전선 지중화만 해도 작년 내내 했다고 하는데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윤영역 = 잘 아시다시피 전선은 도로를 가로지르는 횡선과, 도로를 따라 설치된 종선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개념의 지중화는 전신주를 뽑지 않고 횡선을 없애는 것입니다. 한전의 자료를 보면 전남도와 한전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46억원을 들여 대불산단 내 지중화가 필요한 횡선 190곳 가운데 137곳(72%)을 땅에 묻었습니다. 나머지 53곳은 20억원을 들여 올해안에 끝낸다고 합니다. 문제는 블록생산업체 40여개 가운데 대형 블록을 생산하는 20여개 업체 앞에 있는 종선입니다. 종선의 지중화 비용은 현행 법상 수익자 부담입니다. 작년에 대한중공업 등 12개 업체는 자비를 들여 종선을 지중화했지만 영세한 8~9개 업체는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한금철 = 이번에 뽑았다는 전신주도 이 당선인이 지적한 전신주가 아닙니다. 내가 알기로는 이 당선인이 봤다는 곳은 좁은 도로에 교량이 있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휴스틸 사거리는 8차로와 6차로가 만나는 대로거든요. 쓸데없이 거기 있는 전신주 몇개 뽑고 자화자찬식으로 발표하면 되겠습니까.

◆윤영역 = 그때 이 당선인은 간담회가 끝난 후 당시 두성중공업(현 디케이중공업 자리)을 방문한 후 호텔현대목포로 이동해 전남도 관계자로부터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J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떠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유인숙 = 일부 블록생산업체들의 또다른 애로사항은 차량 운행과정에서 걸리는 전신주와 가로수, 가로등입니다. 작년에 이런 일도 있었죠. 블록을 실은 차량이 우리 회사 정문을 나와 우회전 하다가 가로수를 부러뜨렸습니다. 조심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된 거죠. 그런데 얼마 후 영암군으로부터 벌금 통지서가 날아온 겁니다. 정말 속이 터질 지경이었습니다. 8차로상에 있는 우리 회사가 그런데 4차로변에 위치한 공장들은 말해 무얼 하겠습니까. 나머지 문제는 진척이 더딥니다.

◆윤영역 = 현재 무거운 중량의 차량들이 지나는 까닭에 하중보강공사가 가장 시급한 다리는 용앙교, 나불교 등 2곳입니다. 이들 두 교량은 전남도가 올해 43억원을 들여 공사를 끝마칠 계획입니다. 간선도로의 중앙분리대 문제는 교통시설물이기 때문에 경찰이 담당하고 있는데 난색을 표명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암 = 정우천기자 goodpen@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 munhw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치세
2008-01-21 23: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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