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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인수위의 착각 - 수단과 목표의 뒤바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기 위해 먹습니다. 그러나 가끔 먹기 위해 사는 사람도 있죠. 그런 사람들을 '먹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종교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중세 유럽에서는 종교 자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시대를 '암흑시대'라 부릅니다.
이와 같이 목표를 위해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수단을 위해 목표를 희생시키는 일은 종종 있어왔습니다. 그러한 일은 가끔은 해프닝으로, 가끔은 유머로, 가끔은 비극으로 마무리지어지곤 했죠. 지금 MB나 인수위의 모습을 보면 그들 역시 수단을 위해 목표를 희생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드는군요.

인수위에서 얼마전에 발표했다가 바로 취소한 '영어몰입교육' 같은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이미 취소한 것을 가지고 계속 발목잡는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이것이 그들의 사상을 알 수 있는 쉬운 보기입니다). 영어는 '언어'이며 언어는 '타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즉 타인과 소통할 지식이 없으면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다는 것입니다. 영어몰입교육으로 영어를 (정말로 잘할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은) 잘하게 됐다고 쳐도, 영어 이외의 과목은 어쩔수 없이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은 영어로 '말은 많은데 쓸말은 없는' 그런 사람들만이 생겨날 뿐이죠. 즉 수단이어야 할 영어를 목표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대운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엊그제 MBC, KBS에서 나란히 대운하에 대해 방송했었죠. 룰모델이라는 독일에서도 운하는 사양추세고, 운하추진위에서는 이미 상세한 설계도까지 완성했으면서도 중간중간에 제기되는 문제점을 '고쳐나가겠다'고만 하더군요. 대운하를 통해 경제를 살려 국민들을 잘살게 하겠다고 하는데, 그것을 보면서 아무래도 대운하 자체가 목적이 되어가는 것 같더군요.

개인이 수단과 목표를 헷갈리는 것은 바보소리를 들을 뿐이지만 국가가 그러는 것은 국민 전체를 바보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 결과가 비극이라면 개인의 경우는 개인의 비극으로 끝나겠지만 국가의 경우는 국민 전체의 비극으로 확대되겠죠. 어느 기사에 누군가가 댓글단 것처럼 '당선자가 공약을 지킬까봐 걱정'하는 경우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2008-02-14 18: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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