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출산후 휴직중이라 아들놈을 부모님께 맡기고 복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관련 뉴스를 보면서 불만섞인 몇마디를 내뱉었더니 친정아빠가 그러십니다.
그래도 난 미국산 쇠고기 먹을거다...
아무렴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못하겠냐...
싸고 질좋은 고기라는데 왜 안 먹냐...
우리 손자도 먹일거다...
순간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은 유기농이다 뭐다 좋은 것들만 준다고 난리인데
남들이 안 먹겠다는 그 고기를...
(우리 아들놈 안 맡아주겠다는거면 차라리 말씀을 하시지 -_-)
어쩜 그런 말을 쉽게 하실까 화도 났지만
사실을 잘 몰라 그러실까 싶어 자세히 설명을 드리려고 했는데
듣지 않겠다 하시며 오히려 제게 화를 내시더라구요.
요즘 젊은 것들은 지들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줄 안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그 자리까지 올라간데는 그만한 능력이 있는거라고.
더 말을 잇지 않았습니다.
아... 이게 나이든 어른들의 생각이구나... 정말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이 문제로 모든 사람들이 가슴을 치고 있는데
어떤 세상에서는 별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구나.
조중동이 떠드는 것처럼 젊은이들이 조종당한다고 생각하는구나.
나는 비웃는 저들을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맹신하고 있구나.
시장에서 마주칠까 무서운 저 고기를
아버지 본인뿐 아니라 자식도, 손자도 맛있게 먹이겠다는 신념이 끔찍하고 두렵습니다.
인간 광우병으로 희생된 분들의 동영상이 자꾸만 우리 아들놈과 겹쳐지는 건 왜일까요?
미국산 쇠고기가 시장에 유통되면서 아이들 급식에 사용되고
의료보험 민영화로 인해 병원 문턱까지 높아지면
가족 중 누군가가 다리 풀리고 쓰러져도,
제어할 수 없을 만큼의 폭력성을 보여도,
정신착란 증상으로 가족들의 목을 졸라도,
슬프게도 우리 중 대부분은 쉽게 병원에 가지 못할 겁니다.
'안 먹으면 그만'이라는 대통령의 말에 참 답답했는데
실제 생활에서 저렇게 의연한 친정아빠를 보고 나니
대통령과 한나라당, 정부 관료들이
진정 먹어도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건 아닐까 무섭습니다.
그들이 안전하다는 쇠고기, 안심하고 먹으라는 그 고기...
수입 후 유통되면 그들도, 그 가족들도 굶지 않는 이상 광우병의 위험을 피할 수 없습니다.
수입하지 않으면 먹지 않고, 먹지 않으면 걸리지 않을 인간 광우병으로 인해
무고한 서민들 어느 누구도 고통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출처) //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2&articleId=10499
아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