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15 17:59 최종수정 2008.05.16 06:34
ㆍ교과부 장관 "현 교과서 좌편향" 내년 전면 수정 검토
이명박 정부가 현행 초·중·고교의 사회 교과서 내용이 '좌편향적'이라는 보수진영의 지적을 받아들여
내년도 교과서의 수정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14일 보수성향 모임인 광화문 문화포럼(회장 남시욱)에서 개최한 조찬포럼에 참석해
"
우리는 자랑스러운 근현대사를 가졌는데 이를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
지금 역사교과서나 역사교육이 다소 좌향좌돼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해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뒤 민간이 집필하는 검·인정 교과서의 발행사와 집필자에게 전달해
내년 1학기 교과서부터 반영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수정 여부는 정부가 아닌 발행사 등이 결정한다.
교과부는 또 집필·검정과정에 역사학자 외에도 사회과학자들을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15일
"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초·중·고 교과서에 실린 반시장적 표현을 수정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역사·경제교과서 내용에 대한 문의나 지적이 많다"며
"이에 따라 사회 교과 전반을 대상으로 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역사학계 및 교육계는 "정부가 교육내용을 통제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권내현 고려대 교수는
"
지난 10년간 교과서 내용이 좌편향적이라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객관적 사실을 우편향으로 바꾸려는 오류"라며
"역사학이 학문적으로 오류를 범하고 있다면 학문적으로 접근해야지 이데올로기를 갖고 접근하면 객관성도 놓치고 사회갈등만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상의는 지난 3월 현재 초·중·고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경제, 사회, 국사, 근현대사 등 4개 과목의 교과서 60종을 분석한 결과
왜곡·오류 등 337건의 문제점을 찾아냈다며 교과부에 개선의견을 낸 바 있다.
재계 및 뉴라이트 진영에서도 현 역사학회가 한국 현대사 및 건국과정, 친일문제 등에 지나치게 부정적이라고 지적해왔다.
'5·16군사쿠데타'를 '5·16혁명'으로 표기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는 "
사회는 점차 개방화·다양화돼가는데 교과서는 1970~80년대로 되돌리자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현장 교사들도 비판적이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윤종배 회장은 "
정권이 바뀌면서 기관장 물갈이하듯이 교과서까지 물갈이하려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백범 교과부 대변인은
"교과서 수정작업은 매년 해오는 것이고, 교과부가 직접 나서서 교과서 내용을 고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 최민영·임지선기자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