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고라에 보니 '17세 소녀의 폭로'라는 글이 떴더군요. 안티 이명박카페에 올라온 글을 '아름다운 청년'님께서 퍼 나르신 것인데요. 학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집회에 참여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고 있다고 하네요. 교사 선생님들을 비판하는 글만 이번으로 네번째 인듯 합니다. 이전 글들에 주신 수많은 격려와 질책, 이번글을 기회삼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일히 답글 달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해당글의 본문을 보니, 일선 학교에서 방송과 조회시간등을 활용해 집회참가를 억지하려는 시도들이 빈번한가 봅니다. 물론 해당글은 모든 학교에서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피하려는 진지함이 저나 조중동보다 낫구나 싶네요 ^^.. 우리나라 미래가 있어 보입니다. 그중 재미있는 것은 선생님들께서 하신말씀들을 직간접 인용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물론 녹취록을 딴것이 아니니 정확한 인용은 아니겠습니다만요.
//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1651507해당 게시물을 참조하시구요. 선생님의 '대사'가 인용된 부분을 발췌 해 보면요,
그리고 며칠 전, 영어선생님께서는 저희에게 또 한 말씀 하셨습니다.
'나는 몇일전에도 닭시켜먹었잖아. AI 그거 안걸려~' 이러시면서 뒤에 소 얘기를 꺼내시더라구요.
'그리고 나는 미국소 수입되도 내가 제일먼저 사먹을꺼야- 너네도 철없는 짓 그만하고 공부나해.
미국산 쇠고기? 야 그거 먹어도 광우병은 무슨. 안죽어. 그냥 먹어.' 이러시기까지 합니다.
이렇습니다.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교사선생님들 제발좀 착각에서 벗어 나시라는 것입니다. 선생님들 하신 말씀을 좀 보세요. 글을 올린 여학생도 피하려 애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AI에 안걸렸다는 한가지 사례를 근거로, '그거 안걸려~'라고 말씀하시잖아요. 바라건대, 논술을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아니셨길요.
'공부나 하라' 이런 말씀 좀 너무 무식하다 생각지 않으신지요. 학생들은 이미 공부 중입니다. 인생공부 말입니다. '당신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교훈을 얻는 학생들이 있었겠죠. 다행입니다만, '역시, 인생 별거 없어'라며 냉소주의만 습득한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책임감도 못느끼신다면,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교권붕괴 현상에 대해 몰라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학생들에게 '정답'을 알려주려는 우리사회 모든 선생님들의 근본적 착각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글자그대로의 의미라면 미리 태어난 사람이라는 뜻이겠죠. 인생이라는 여정을 좀 미리 출발한 사람이라는 뜻이라는 겸손이 담긴 용어일 것입니다. 먼저 출발했으니, 지난 일들에대해 지혜가 있으시겠지만, 그러나 앞선 일에는 여전히 무지하시 다는 것입니다. 먼저 낫다고 다 아는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학생들에게 '괜찮아, 먹어'라는 말의 이면에는 '나는 다 알아'라는 교만이 한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는 '그러니, 내말대로 해' 라는 권위주의가 똬리를 트고 있기도 하구요. 비단 교육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뿐 아니라 어찌보면 이땅의 먼저난 사람들은 모두 이런 착각속에 빠져 있는 듯합니다. 왤까요. 편하기 때문이겠죠. 나이로 경험으로 나보다 늦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을 지배할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속의 선생님은 '언어'로 이 권위를 드러 내셨습니다. '시끄러워, 내말대로해' 라는 듯 말씀하셔서 말이죠. 다른 선생님은 귀를 잡아 당기는 물리적 '폭력'으로 권위를 드러 내십니다. '나는 네가 한일을 다 알고, 그건 잘못된 거야' 라는 무언의 언어로 말입니다. 공통점은 학생들은 말할 기회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구권, 변호권.. 이런게 없다는 거죠. 이러한 원리는 이들 선생님들이 가르치셔야 할 '민주주의'원리에 어긋납니다. CSI에 나오는 범인들에게 주어지는'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대한민국 고딩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것이지요. 인민재판의 원리만이 학습되고 있는게 대한민국 교육현장이라면 좀 극단적 비약일지요.
'자기말'을 만들고 표현하는 능력을 학습하지 못한, 아니 그런 능력을 '싸가지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대한민국의 문제는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때 더욱 커집니다. 자신의 발언이 존중되지 않는 사회에서, 타인의 발언 또한 존중할수 없기 때문입니다. 힘이 모든 것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중언부언이지만, 우리 어른들 모두 착각에서 깨어 나야 겠습니다. 내가 다 안다는 착각. 내 말에 따라야 한다는 착각.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여러분, 제발 착각에서 벗어 나야 겠습니다. 이글을 올리는 중에 발견한 새로운 기사에서는 촛불집회 현장에 교감등 900여명의 '교육자'님들께서 동원되신다는 군요. 동원됐다고 비난하시더니 동원되시는 모범을 보이시고, 참대단들 하십니다.
유독 자유를 강조하는 정권들이 관치경제로 귀결되는 경우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일까요. 자유를 강조하면서 자율을 가르치기 보다는 동원이 횡행하는 상황으로 귀결되네요. 정답을 알고 계시다 착각하시니, 정답을 가르쳐 주시려는 듯 합니다.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는데 말이죠. 하긴 정답을 찍어주는 방식으로라도 학교 평균을 올리려는게 대한민국 학교들의 '교육자적 양심'이 된지 벌써 오래됐음을 생각할때, 뭐 그리 새로운 일도 아니지 싶네요. 씁쓸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