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부장검사·노동청장 회의도 잇달아 열어
정부가 ‘촛불집회’ 초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전국의 읍·면·동장과 노동지청장 등 행정 말단 조직에까지 총동원령을 내렸다. 정부가 국가기구, 특히 말단 행정기관을 총동원해 시민을 훈육, 국민을 이명박 정부의 틀에 맞는 시민으로 개조하겠다는 위험한 국가주의적 발상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행정안전부, 외교통상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3개 부처 공동으로 30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3500여명의 전국 읍·면·동장을 소집해 ‘국정현안 설명회’를 연다. 원세훈 행안부 장관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된 최근의 사태는) 국민에게 설명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 정부의 잘못”이라며 “이와 관련, 전국의 읍·면·동장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해 쇠고기 추가협상에서 국민적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실효적 장치가 마련됐다고 설명하고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은 쇠고기 원산지 표시관리 등 후속조치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정부가 전국 읍·면·동장들을 한곳에 소집하는 것은 1980년대 군사정권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국민들과 가장 가까이 접촉하는
행정 말단 조직을 이용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모임에 참석하는 읍·면·동장들 사이에서 “군사정부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등 시대착오적인 ‘
공무원 동원’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민을 국가 및 행정의 `주인'이 아니라 대상으로 간주하는 태도라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7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회장단을 대상으로 같은 설명회를 열었다.
정부는 지난 28일 전국 읍·면·동장들에게 30일 서울로 집결하고 상경 경비는 각 읍·면·동이 자체 예산에서 부담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대구의 한 동장은 “정부가 홍보 필요성이 있으면 국정홍보처가 지역을 순회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구태여 전국의 모든 읍·면·동장을 일과 시간에 한곳에 불러 모으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전남 지역의 한 면장도 “과거 군사정부 시대로 돌아가는 느낌”이라며 “읍·면·동장들이 나선다고 지금의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텐데 정부가 괜히 불신만 더 키우는 것 아닐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광주의 한 동장은 “서울 집합 통보를 받고 북한의 ‘새벽별 보기 운동’, 70년대의 ‘새마을 운동’ 등 온갖 권위주의시대 용어가 떠올랐다”며 “찬반논리가 맞서는 문제에 대해 정부의 일방적 입장만 전달한다면 읍·면·동장이 나서도 국민들이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촛불집회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같은 날 오전 9시 대검 대회의실에서 전국 40개 검찰청의 공안부장 또는 형사1부장 66명이 참석한 가운데 ‘법질서 확립 전국 부장검사회의’를 연다. 전국 검찰청의 공안부장과 형사부장이 한자리에 소집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검찰 관계자는 “촛불집회가 일부 시위대에 의해 과격양상을 띠고 있어 이제는 검찰이 나설 때라는 판단이 선 것 같다”며 “강력한 대응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관보 게재 등에 반발한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이영희 장관 주재로 ‘긴급확대 노동청장회의’를 연다.
이 회의에는 전국 6개 광역노동청장 및 쟁의 대상 사업장이 몰려 있는 울산·창원 등의 11개 지청장이 참석한다. 현 정부 들어 지청장들까지 참석하는 ‘확대지청장’ 회의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 ‘쇠고기 재협상’을 내건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정치적 목적의 불법파업”이라며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함께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한다는 입장을 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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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06월 29일 18: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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