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제에 대한 의견이 많다면 우린 어떻게 하나로 결정할 수 있을까.
토론도 하고 싸움까지 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결국 투표를 하게 된다. 다수결 원칙을 따르게 되는 거다.
그렇다면 다수결은 최선일까. 이 또한 절반 가까운 반대파가 잔존하는 경우가 생긴다.
허나 현재까지 투표(다수결)보다 더 설득력 있는 방법은 없다.
플라톤은 철인정치를 주장하며 아테네 민주주의를 비판했다.
그가 현재의 대한민국에 나타난다면 이명박을 철인이라 부를까. (일단 웃음이 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산층에 의한 민주주의를 주장했다. 그가 나타난다면 시청 앞 촛불들을 중산층이라 부를까. (갑자기 서글퍼진다)
촛불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호칭에 긍정할까.
나는 어떤 경우도 답을 내지 못하겠다.
상대적 박탈감과 속았다는 정서가 넘쳐나는 판국에 무슨 말인들 곧이곧대로 들리겠는가.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국민투표를 하자는 말이 나온다.
뭘 투표하나. 정부발표를 믿고 그냥 먹을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재협상을 관철시킬 것인지 그걸 가르자는 말인가. 참 답답하다.
이건 투표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과학적 증명이 되거나 그에 수렴하는 결과가 있어야만 가부간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 아닐까.
광우병이 지극히 완만한 속도로 발전되는 까닭에 당장 머리에 구멍이 생기고 급사하는 것도 아니다.
위험물질을 자꾸 먹어서 좋을 리 없는데 이걸 국민투표로 결정하자니 쇠고기가 아닌 독극물을 놓고 먹을지 말지 다수결로 하자는 의견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쇠고기 먹어보니 맛있고 좋더라는 총리도 이 수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 관료들이 이렇게 무식하다는 뜻도 된다.
눈치도 없지 그래 시중에 유통됐다고 그새 사다먹고 맛있다 하시나.
미안하지만 그건 노무현정부 시절에 들어왔던 물건이라 아무 문제도 없다.
대운하사건도 마찬가지다.
이건 국민투표하고 말고 할 가치조차 없다. 각계의 전문가들이 나라 망하는 지름길이라는데 뭘 투표로 결정하나.
만약 파헤치자고 결론 나면, 그래서 환경이고 뭐고 엉망진창이 되면 그 책임은 국민이 나눠져야 하나.
이건 공동책임 무책임이다.
대다수가 반대해도 환경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고 경제적 실증자료가 완벽하다면 추진하는 거다.
투표로 결정하자는 사람들은 이런 사고방식에 빠진 얼뜨기들이다. 다수결만하면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말씀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멍청이협상을 해놓고 먹어보니 괜찮다는 총리나, 국민 대다수가 반대해도 밀어붙이겠다는 비틀린 사명감의 이명박이나 그 밥에 그 나물이긴 하다.
나는 이명박이 플라톤이 말한 철인(哲人)이길 바랐다. 머리가 단단한 철인(鐵人)말고 철학을 가진 사람 말이다.
그러나 절망적이게도 그는 고막까지 철인(鐵人)임에 틀림없다. 국민의 소리를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러다가 정말 국민투표라도 하면 어쩌나.
쓰레기를 먹을지 말지 온 국민이 줄서서 투표하는 장면이 외신에 실린다고 생각 하니 등골이 찌릿하다.
다들 망국의 물길이라는데 그걸 파헤칠까 말까 도장 찍어보자는 나라를 어떻게 생각할까 겁난다.
천만 배 양보해서 남의 눈에 바보로 보이는 것 까지는 참을 수 있다.
허나 내 나라, 내 후손들도 살아가야할 이 터전이 쓰레기 먹을거리와 썩은 물로 망가지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국민투표는 후손들에게 우리가 바보였음을 증명하는 기록이 될 것이다. 촛불집회 가자는 막내 보기가 겁난다.
출처) //blog.hani.co.kr/ykkjeon/15773
한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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