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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왜곡보도 하더니 해명도 ‘왜곡’

 
취재원 ‘단서 문구’ 원문에는 쏙 뺐다가
반박 기사에 슬그머니 넣어 ‘왜곡 자인’

지난 3일 <한겨레>에는 한 대학생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수원대에 재학중인 김기한(24·수원대 법학2)씨는 1일 <동아일보>에 나온 기사를 보고 “의심스러워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동아일보>가 1일치에 보도한 기사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 단체 대표들이 “고물가, 촛불집회 장기화 등이 한국경제를 위기로 치닫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특히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 거리의 상점들이 촛불 시위가 시작된 뒤 많게는 80%까지 매출이 떨어졌다”는 송파구 소상공인위원회 이종덕 부위원장의 말이 김씨의 눈을 잡아 끌었습니다.

결국 김씨는 직접 문정동 상가로 2시간 동안 취재를 나가 상인 15명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정말 매출이 떨어졌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이 부위원장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는 결론을 내고 이를 표로 정리해 <다음> 아고라에 띄웠습니다.
김씨의 글은 3일 <한겨레> 13면에 ‘왜곡보도, 발로 뛴 대학생에 딱 걸려’라는 제목으로 기사화 됩니다.

» 3일치 13면 ‘왜곡보도’ 발로 뛴 대학생에 딱 걸려

이후 <동아일보>는 <한겨레>에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동아일보> 관계자는 “인터넷 <한겨레>에 올라있는 해당 기사 제목을 고치지 않으면 회사 내부의 상의를 거쳐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겨레>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개인의 발언에 의존해 기사를 작성한 점
△발언 일부를 뽑아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기자의 자의적인 판단이 섞일 수 있다는 점
△그런 보도 태도가 지역 주민에게 큰 피해를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동아일보>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튿날 <동아일보>의 반격이 이어집니다. <동아일보> 4일치에는 ‘한겨레, 왜곡 보도 정정 않더니 또…’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동아일보>는 이 기사에서 1일치 기사는 “‘소상공인단체 긴급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아일보>가 다시 소개한 이종덕 부위원장의 말은 “전적으로 촛불시위 때문에만 어렵다고는 말 못하지만 이제 촛불이 꺼졌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부분입니다. 문제가 된 1일치 기사에는 “전적으로 촛불시위 때문에만 어렵다고는 말 못하지만”이라는 단서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 기사에는 “‘의류 매출은 5·6월에 확 늘어나야 하는데 큰일이다’라며 ‘제발 촛불이 꺼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한겨레> 보도에 항의하는 글을 쓰면서 원래 기사에 없었던 문구가 추가됐습니다.

이번 소동을 보면서 몇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동아일보>는 기자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의 말을 왜곡했음을 자인한 셈이입니다. 이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전적으로 촛불시위 때문에만 어렵다고는 말 못하지만, 이제 촛불이 꺼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1일치 기사에서 “제발 촛불이 꺼졌으면 좋겠다”고 독자에게 발언을 전했습니다.

둘째, 윤리의 문제입니다. 문제가 된 1일치 <동아일보> 첫 기사, 이를 반박한 김씨의 확인 취재를 소개한 <한겨레> 기사. 그리고 이에 대한 재반박 기사가 얽힌 소동이 있었습니다. <동아일보>는 ‘한겨레’라는 신문사의 이름을 들먹이며 기사로 반박할 생각이라면, 원문 그대로 문구를 적고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4일치 <동아일보>만 읽은 독자라면, ‘부위원장이 단서를 달고 말한 발언을 <동아일보>가 그대로 전달했는데, <한겨레>가 무리하게 트집을 잡았나보군…’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는 또 다른 ‘왜곡’입니다.

‘왜곡(歪曲)’은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함이라는 뜻입니다. 말한 사람의 의도를 기자의 입맛대로 달은 편의적인 멘트, 반박 보도에서 원문과 다른 문구를 이용하는 비윤리성을 <한겨레>는 왜곡 보도라고 가르치며 끊임 없이 경계합니다. <동아일보>에 이 점을 정중히 알립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동아일보 4일치 기사] 한겨레, 왜곡보도 정정 않더니…
[한겨레 3일치 기사] ‘왜곡보도’ 발로 뛴 대학생에 …
[동아일보 1일치 기사] “폭력 시위로 서민경제 파국,…

[한겨레 주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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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웅 기자
출처) //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97180.html
한겨레

치세
2008-07-06 15:13:28
604 번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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