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만에 깨진 ‘평화’…물대포·소화기 재등장
» 17일 밤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안국동 일대로 거리행진을 진행한 시민들에게 경찰이 해산을 요구하며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8신 : 18일 오전 3시]
‘71번째 촛불’ 경찰과 격렬충돌…“평화집회 해도 변한게 없어”
물대포·소화기 18일만 등장…7명 연행 10명 부상 71번째 촛불집회는 경찰과 시민간의 격렬한 충돌로 끝났다. 경찰은 18일만에 물대포와 소화기를 난사했고, 격해진 일부 시민들도 쇠몽둥이 등으로 경찰 버스를 내리쳤다. 경찰은 이날 시민 7명을 연행했고, 시민 10명은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문화제부터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격앙된 몇몇 시민들은 문화제가 열리는 도중 무대 앞에 나와 “빨리 행진부터 하자”며 대책회의에 따졌다. 결국 촛불은 9시 30분께부터 청와대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안국동 삼거리 부근서 전경 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친 경찰과 맞딱뜨렸다.
두달 넘게 지속되는 촛불집회와 2주 넘게 유지해온 평화 시위에도 정부의 재협상 발표가 없자 시민들의 분노는 행진을 막는 전경 버스를 향해 폭발했다. 문아무개(38·서울시 서대문구 아현동)씨는 “2주 넘게 성직자들까지 나와 평화시위를 벌였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며 “시민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이었다”고 말했다. 양아무개(21)씨도 “변한 게 없다는 것에 시민들이 분노한 듯 하다. 오죽했으면 이러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본대가 경찰의 진압으로 안국동 삼거리에서 해체됐지만, 시민들의 산발적인 시위는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1시20분 종로 3가 부근 도로에서 시위를 이어가던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냈다. 그러나 시민들은 기회가 보일 때마다 도로로 나오려고 애썼다. 막판까지 시민들은 연행자를 태운 호송 버스를 종로 3가에서 종각역까지 쫓아가며 산발적으로 경찰에 항의했다. 하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새벽 3시. 시민 2백여명이 종각 4거리쪽 인도에 경찰과 나란히 쉬고 있고, 종로경찰서 정문 앞에 10여명 시민들은 “연행자 호송 버스를 내놓으라”며 항의하고 있다. 71번째 촛불문화제는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 불신의 벽을 또 한층 높이며 그렇게 저물었다. 허재현기자
catalunia@hani.co.kr [7신 : 18일 오전 2시]
‘촛불다방’ 이정우씨 연행…“말다툼 말리려다…”
시민들 종로 곳곳서 구호 외치고, 연좌시위도 계속 시민들과 경찰의 숨바꼭질이 1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0여명의 시민들은 경찰을 피해 종로 일대에서 “어청수는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때 종로3가역 부근에선 70여명의 시민들이 인도 위에서 간헐적으로 구호를 외쳤고, 종로4가 주변에선 50여명의 시민들이 도로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시. 현장에 남아 있는 시민은 200여명 정도다. 모두 경찰에 의해 인도쪽으로 밀려난 상태다. 이날 총 7명의 시민들이 경찰에 연행됐다.
‘촛불다방’ 운영자도 경찰에 연행됐다. 1시35분께 경찰은, 종로 인근 도로를 지나던 ‘촛불다방’ 차량을 에워쌌다. 그리고 5분 뒤 차량 주인인 이정우(‘미르’)씨를 끄집어내어 연행했다. ‘촛불다방’은 6월6일 이후 촛불시위 현장을 돌며, 물대포를 맞은 시민들에게 무료로 커피와 녹차를 나눠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정우씨는 연행된 뒤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강동경찰서에 있다”며 “시민과 경찰이 말다툼 하는 것을 보고, 이를 말리러 갔던 것뿐인데, 연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그는 “물대포를 맞았는데, 너무 추웠다. 시민들에게 따뜻한 음료를 드리면 좋겠다고 싶어서 촛불다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며 ‘촛불다방’을 운영하게 된 계기도 설명했다.
경찰은 이정우씨 연행에 대해 “예전부터 도로교통법뿐 아니라 집시법을 위반한 사실이 여러 차례 채증이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촛불다방’ 차량은 경찰에 의해 견인조치 됐다.
한편, 새벽 1시5분께 시민 여섯명이 안국동 부근에 남아 연좌 시위를 벌였다. 이 가운데 MBC 인기 드라마였던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김삼순의 아버지역을 맡았던 배우 맹봉학씨도 포함돼 있었다. 맹씨는 그동안 촛불시위 현장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김미영 허재현 기자
kimmy@hani.co.kr [6신 : 18일 오전 0시30분]
경찰 해산 시작, 방패 찍으며 시민들 인도로 밀어내
일부시민들 “물대포에 최루액”…경찰 “사실 아니다” 
» 17일 밤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안국동 일대로 거리행진을 진행한 시민들에게 경찰이 해산을 요구하며 물대포를 쏘고 있다. 신소영 기자
12시10분께 경찰의 해산이 시작됐다.
이날 169개 중대 1만5천여명의 병력을 동원한 경찰은, 광화문과 안국빌딩 옆 감고당길, 종각쪽 도로에서 일시에 쏟아져 나왔다. 종로경찰서 방향에도 경찰이 배치된 상태다. 경찰의 방침은 ‘연행’보다는 ‘해산’으로 보인다. 경찰 병력은 천천히 걸으면서 방패로 도로를 찍어,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폭력이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12시20분. 도로에 있던 시민들은 모두 인도로 빠졌고, 인사동 인근 도로는 경찰 병력으로 가득 찼다. 도로를 지나던 차량들은 경찰을 향해 ‘경적’을 울리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뿌려진 물대포에 최루액이 섞였다는 의혹이 시민들에 의해 제기됐다. 황아무개씨는 “이전에는 안 그랬는데, 오늘 물대포를 맞은 뒤부터 눈이 굉장히 따갑고, 눈물이 계속 나고 있다”며 “물대포에 최루액이 섞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밤 11시께 잠깐 경찰차량을 부수는 사람들을 식별하기 위해 형광물질을 섞긴 했지만, 최루액은 섞지 않았다”고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평화집회’ 방침을 깨고, 10여명의 시민들이 몽둥이를 들고 경찰차를 부순 행위에 대해 우려와 탄식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날 요리 카페 ‘82쿡닷컴’ 회원들은 직접 사온 우유를 가져와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12시30분. 현장에 남아 있는 2천여명의 시민들이 조계사와 종로 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다만, 시민들 일부는 “아주머니 한 분이 경찰에 맞았다”고 주장하며, 인사동 입구에 남아 경찰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허재현 기자

» 17일 밤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안국동 일대로 거리행진을 진행한 시민들에게 경찰이 해산을 요구하며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이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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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17일 오후 11시30분]
촛불든 백기완 선생 “거짓말 대통령 더 용인하면 장래 위태”
종로경찰서, 18일 오전 ‘조계사 수배자’ 영장집행설 나돌아
애초 촛불문화제의 거리행진 계획은 청계광장→안국동→일본대사관→종로→청계광장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두 갈래로 나뉘어, 조계사를 거쳐 일본대사관 쪽과 동대문 쪽으로 흩어졌다. 하동훈(36·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씨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시민들의 의지를 알리고, 이명박 정부의 본질을 알리고자 동대문으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분말소화기와 물대포를 맞은 시민들은 일본대사관 쪽으로 진출한 시민들이다. 이들은 안국동에 도착하기 전, 조계사를 지나면서 이곳에 머무는 수배자들을 향해 “힘내라”고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밤 11시가 넘어서까지 인사동 주변의 시민들을 향해 간헐적으로 분말소화기와 물대포를 뿌리고 있다. 거리를 점거한 시민뿐 아니라 인도 쪽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물대포가 난사되고 있다. 경찰은 또 “단순 시위 가담자와 극렬 시위자를 색출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경고방송도 계속 내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닥쳐라”, “폭력경찰 물러나라”, “이명박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의 대치상황을 풀지 않고 있다. ‘10대 시민연합’ 깃발을 든 중·고등학생 10여명은 물대포 인근까지 다가가 태극기를 들고서 ‘물대포를 쏘지 말라’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반면, 동대문 쪽으로 행진을 한 시민들은 종로4가까지 행진한 뒤 다시 종각 쪽으로 되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뿔뿔히 흩어져 귀가하거나, 안국동 쪽으로 이동했다. 종각에 남은 300여명이 도로를 지켰는데, 별다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백기완 선생이 종각역 4번 출구에서 흰 모시옷을 입은 채 시민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거짓말 대통령을 더 용인하면 겨레와 인류의 장래가 위태로워진다”며 “촛불은 자기의 몸을 태우는 것보다 이 어두운 세상에서 ‘거짓말(불) 쏘시개’로 타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은 18일 오전 11시 조계사에서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간부 7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문수 종로경찰서장이 17일 낮 조계사를 방문했고, 조계사는 이에 대해 거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계사 수배자’에 대한 경찰의 강제 연행이 18일 새벽, 기습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노현웅 허재현 기자

» 17일 밤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안국동 일대로 거리행진을 진행한 시민들에게 경찰이 해산을 요구하며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 17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민주권 실천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위대가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4신 : 17일 오후 10시30분]
18일만에 물대포·소화기 다시 등장…일본대사관 항의 도중
경찰 “해산하지 않을경우 물대포 쏠 것” 살수차 2대로 늘어 한동안 사라졌던 물대포와 소화기가 또다시 촛불문화제 현장에 나타났다. 6월29일 경찰과 시민들의 대규모 충돌이 있은 이후 18일 만이다. 6월30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미사가 열린 뒤 촛불문화제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늘 물대포와 소화기는 밤 10시30분께 안국동 주변과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있던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뿌려졌다. 1만여명의 시민들 대부분은 일본 정부가 중학교 사회교과서의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직접 ‘다케시마(독도)’를 명기한 것에 항의하는 구호 등을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흥분한 일부 시민들이 바리케이트로 세워진 경찰차의 바퀴에 펑크를 내거나 유리창을 깨는 순간부터 물대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단 한 차례의 경고방송과 함께 10시30분께부터 5분여간 소화기와 물대포를 시민들을 향해 난사했다. 의료지원단을 향해서도 물대포가 뿌려졌다. 이 과정에서 몇몇 시민들은 부상을 당했다.
차정형(25)씨는 “경찰차 부근에 있던 시민들을 말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물대포가 뿌려졌고 귀에 맞았다”며 “이전에 고막이 터진 적이 있어 인공 고막을 차고 있었는데, 염증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의료지원단에게 응급치료를 받은 상태다.
이후 소화기와 물대포는 중단됐지만, 경찰은 “해산하지 않을 경우 물대포를 쏘겠다”며 시위대를 위협하고 있다. 애초 1대였던 살수차가 그 사이 2대로 늘었다. 노현웅
기자goloke@hani.co.kr 
» 제헌절인 17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헌법 제1조 국민주권 실천의 날’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대학생 아스팔트 농활대원들이 밀짚모자를 눌러쓴 채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 헌법 제정 60주년인 1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민주권 실천 촛불문화제‘가 열려 시민들이 촛불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3신 : 17일 오후 9시40분]
방학맞아 초중고 대거 참여…5월2일 ‘처음처럼’ 문화제 열려
“시민들 무차별 연행, 전과자 양산시키는 정부가 불법정권” 처음처럼. “한판 싸움이 다가올수록/우리 가슴은 처음처럼…저들에게 진실을 알게 하리라/우리가 지쳤다고 믿는다면 그건/하룻밤의 꿈이라는 걸/동지들아 몰아쳐가자/끝이 보일수록 처음처럼”
7월17일 촛불문화제는 청계광장으로 옮겨 8시께부터 시작됐다. 경찰이 서울광장 원천봉쇄에 이어 방송차량을 탈취해, 무대와 음향 설치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날 169개 중대 1만8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반면,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의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 밝았다. 5월2일 ‘촛불소녀’들이 주축이 된 촛불문화제처럼 자유발언과 문화공연 등 자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열리고 있다.
방학을 맞아, 교복을 입은 초·중·고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무대 역시 소라조형물 앞에 조촐하게 마련됐다. 청계광장을 찾은 1만여명의 시민들의 손에는 ‘이명박OUT’, ‘헌법파괴 이명박’라고 적힌 손팻말이 들려 있다. 사회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관계자인 이상훈씨가 맡았다.
김정은(19·남양주 진건고 3학년)양은 ‘초중고 여름방학 경축·장마도 끝’이라는 손팻말을 직접 만들어서 들고 나왔다. 그는 “방학이 됐지만, 고3 신분임을 감안해 평일엔 공부하고 휴일엔 매번 나올 것”이라며 “나도 국민인데, 주권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복을 입고 나온 서종혁(19·서울 노원고 3학년)군은 “지금은 쇠고기 문제보다 공기업 민영화나 집회·시위의 자유 박탈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현실성 없어 보이는 교육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아스팔트 농활대원 10여명이 노란색 밀짚 모자를 쓰고 무대에 올랐다. 대표로 발언을 한 남동진(광운대 4학년)씨는 “오늘은 헌법이 만들어진 제헌절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헌법의 제대로 된 개념조차 모른다”며 “시청 광장을 전경버스로 막아 헌법에 명시된 집회·결사의 자유를 무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국민으로부터 권력이 나오는데 자신 멋대로 정책을 실행하고 쇠고기를 수입했다”며 “이명박은 촛불을 끌 때라고 하지만 지금이 오히려 촛불을 들어야 할 때이며, 촛불의 힘이 더 거세게 타올라야 한다”고 호소했다.
60년대 만담꾼 장소팔와 고춘자를 패러디한 공연도 펼쳐졌다. 새시대예술연합 극단 ‘꾼’ 소속의 연극인 황금미명(29)씨와 이길원(34)씨는 만담을 통해 공안정국과 쇠고기 수입, 공기업 민영화 정책 등을 풍자했다. “대통령 명박이 개념없는 대통령. (중략) 아빠가 부를 때는 쥐박이. 엄마가 부를 때는 2MB. 미국이 부를 때는 시다발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김종웅(38) 변호사는 “촛불을 든 시민을 폭력 진압하고, 평화적인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바른말하는 언론을 수사하고, 정당한 소비자운동을 하는 누리꾼을 불법이라며 수사하는 현 정부는 정말 법을 모른다”며 “자기들 귀에 거슬리면 무조건 불법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 1조 민주공화국의 원리에 따라 합헌적인 행동을 하는 시민들을 무차별 연행해 전과자를 양산시키는 정부가 불법정권”이라고 꼬집었다.
8시40분께 조계사에 있는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이 전화로 연결됐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 제정된지 60주년 되는 날이지만, 지금 이 나라엔 헌법 정신이 사라지고 없다”며 “폭염 속에서도 헌법 제1조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시키러 나온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월19일 토요일 다시 청계광장에 모일 것을 당부드린다”며 “어게인 5월2일, 5월3일을 확인하고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심판하는 촛불을 들자”고 제안했다.
주부 김아무개(30)씨는 “조선일보 사설에서 촛불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다지만 우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7월30일 나는 조선일보의 흔들리는 모습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며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조중동 폐간운동이고, 이명박 정권심판 운동이다. 전 국민이 배후가 되어 조선일보를 폐간시키고 쥐의 꼬리를 잘라내자”고 주장했다.
늘봄교회 소속 어린이 7명이 노란색 옷을 맞춰 입고 나와 <광우송>, <오리날다>란 곡에 맞춰 율동 공연을 선보여 시민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촛불문화제는 총 1만 5천여명의 시민이 참여(경찰 추산 3500명)한 채 9시30분께 끝났다. 문화제는 이명박 인형과 광우병소 인형을 쓴 시민들이 법관에게 망치로 얻어맞는 퍼포먼스로 마무리했다. 집회가 끝나자 1만여명의 시민들은 청계광장을 빠져나와 종로구청 사거리쪽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종로구청 사거리 도로는 8시40분께부터 500여명의 아고라 회원들에 의해 점거됐다. 앞서 이들은 일본 대사관까지 거리행진을 했다가, 경찰 병력에 막혀 종로로 되돌와 이곳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경찰은 시민들의 청와대 진출을 막기 위해 서둘러 광화문우체국과 교보문고 사이를 경찰 차벽으로 막았다.
한편, 촛불문화제 도중 행사가 늘어진다고 생각한 시민 몇몇은 “빨리 진행하자. 이러고 있으면 고립된 채 우리만을 위한 문화제가 된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허재현 기자

»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열어 안진걸 교우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2신 : 17일 오후 8시]
인권위앞 ‘구속자 석방 기도회’…“아이가 아빠 찾는데”
무대설치 어렵자 한 시간뒤 청계광장서 문화제 열기로 서울광장과 광화문, 을지로 등 서울 도심 곳곳 경찰 차벽이 겹겹이 세워졌다.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외치는 시민들의 열의와 함성을 애써 묻어두고 싶은 정부와 경찰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경찰의 탄압에도 불구, 시간이 흐를수록 촛불을 든 시민들의 발길이 점차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시민들은 경찰의 원천봉쇄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박정선(19·경기 안산)양은 “제헌절은 헌법을 제정한 날인데, 촛불집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며 “적어도 오늘만큼은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 헌법을 준수했어야 했는데, 시청 광장을 또 막았다”고 개탄했다.
인권단체 활동가인 김아무개씨는 “오늘만큼은 정부가 헌법을 준수했으면, 했는데 오늘 서울광장에선 헌법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오후 6시30분. 향린교회가 주최하는 ‘안진걸 및 구속자 석방을 위한 기도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광장 인근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 1천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안씨의 부인 함정희씨는 “세 돌이 안된 아이가 밤마다 아빠가 보고 싶은데, 왜 안오냐고 찾는다”며 “국비 장학생으로 공부하러 갔다고 말하긴 했는데, 속상하다. 이 정권이 하루빨리 이성을 되찾아 사회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인성 목사는 “헌법 제1조의 문구도 모르는 정부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을 지키지 않고 국민을 무시하는 정부를 용납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를 짓밟고 후퇴시키는 이 정부에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녁 7시. 인권위 건물 앞에서는 ‘반 이명박’ 기치를 내건 서울시교육감 주경복 후보가 유세를 하기도 했다. 그는 “촛불과 주경복이 승리한다”며 “내가 교육감이 되면, 청소년들이 교육자율화 등 자신의 응어리를 풀기 위해 촛불 시위에 나오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서울광장뿐 아니라 청계광장에도 다음 아고라 회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이랜드일반노조 조합원 등 시민 1천여명이 모였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서울광장 인근에 무대 설치가 불가능하자, 7시에 열릴 ‘촛불문화제’를 8시로 연기해 청계광장에서 열기로 했다. 인권위 건물 앞에 있던 시민들은 7시40분께부터 “평화시위 보장하고, 구속자를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청계광장을 향해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허재현 기자

»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제헌절인 17일 오후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연 ‘국민주권선언’ 기자회견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국가 최고 규범인 헌법이 보장하는 바에 따라 반민주 정권에 맞서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신 : 17일 오후 6시]
더위속 시민들 모이기 시작…광장엔 차벽 여전
“경찰은 치안 병력을 시청 잔디보호에만 투입”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1948년 7월17일 제헌국회는 ‘헌법 1조’를 선포했다. 정확히 60년이 흐른 지금, ‘헌법 1조’는 서울 도심, 촛불을 든 시민들에게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 중 하나다.
60돌 제헌절인 이날도 어김없이 서울 시청 앞 광장에는 촛불이 켜질 예정이다.
‘헌법에 따라 재협상’이라는 주제로 ‘7·17 국민주권 실천 촛불대행진’이 저녁 7시부터 열린다.
한동안 광장 주변을 화분으로 막아놓은 채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며 새단장을 한 광장의 잔디는 어느새 푸르게 물들었다. 경찰은 오후 4시께부터 시청 광장을 비롯 동아일보, 프레스센터, 서울시의회, 덕수궁 인근에 경찰 차벽을 세우기 시작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곳뿐 아니라 태평로쪽도 차벽을 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희봉(52·충남 당진)씨는 “살인 등 강력범죄가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경찰은 치안 병력을 시청의 잔디 보호에만 투입하고 있다”며 “정권 말기에 보이던, 경찰 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찰 차벽이 다 세워진 오후 5시까지 시민들의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경찰 차벽 인근을 서성이거나 식사 중인 전경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일 뿐이다.
5시20분께 시민단체 회원들이 시청 정문 앞에서 ‘제헌절 60주년 즈음한 국민주권 선언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로부터 가족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려는 절박한 요구에서 시작된 평화로운 촛불이, 공권력의 탄압에 직면해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지키는 촛불로 타오르고 있다”며 “촛불은 ‘국민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36조)’,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헌법 10조)’,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헌법 전문)’하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헌법 1조)’,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체현하고 발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는 헌법 수호, 헌법 실천의 관점에서 의연하고 평화적으로 반민주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바라는 모든 국민과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며 “국민을 이기는 정부가 세상에는 없으며 비폭력이 폭력을, 민주가 반민주를 이긴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관 스님은 “촛불 시민들의 진정한 민의가 MB정부에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다”며 “이명박 정부는 구속된 수감자와 수배자들의 즉각 석방과 수배해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도숙 여성농민회 의장은 “건강주권과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타오른 연약한 촛불을 함부로 가두고 벌을 내리는 것을 보며, 60년이 된 헌법의 의미를 되새겨봤다”며 “이명박 정부에서는 헌법이 존재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아무런 기능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촛불을 든 국민들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기본권을 주장했다”며 “우리는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고, 우리의 이야기를 모여 외칠 권리가 있는데, 경찰이 부당한 폭력으로 나의 생명과 안전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정부와 한나라당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 무엇인지 알고 있냐”고 반문한 뒤 “8월5일 부시 대통령이 오는 날, 국민이 얼마나 절실하게 검역주권을 원하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영상/박종찬 기자, 은지희 피디, 박수진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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