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광풍이 전 세계로 몰아친 지난여름은 이렇다 할 자원이 없는 우리로서는 충격파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여진은 아직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불경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돈’을 버는 기업이 있다.
석유와 에너지부문 세계 1위인
엑손 모빌(Exxon mobil)의 매출은 1168조 원(한화 1000원 기준)이다.
러시아의 가츠프롬(Gazprom), 중국의 페트로차이나(PetroChina) 등 에너지 공급업계 회사들의 신기록 실적 행진은 끝이 없다.
우리가 자랑하는
삼성의 지난 2분기 매출이 ‘겨우’ 30조 원을 밑돌았다는 점을 비교하면 이들 에너지 회사들의 실적은 충격이다.
하지만, 이에 견줘도 될 만큼의 시장 역시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물 시장이다.
가깝게는 생수 시장이 있지만, 멀게는 수소자동차와 같이 물에서 얻는 이득이 곧 돈이 된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아챈
‘21세기 新 봉이 김선달’들이 발 빠르게 세계 물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물에서 돈을 캐는 이들 기업들은
물을 가리켜 ‘공공재가 아닌 경제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산중공업과 코오롱이 이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경영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세계적인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물 시장에서 경쟁을 펴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봤다.
◇석유의 시대가 저문다?
..미래 자원은 ‘물’ 포춘(Fortune)지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는 물 산업이 석유 산업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은행 역시 20세기의 전쟁이 석유를 쟁탈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21세기 전쟁의 목적은 물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실제로 지구는 인구의 증가와 개도국 생활수준 개선으로 물 소비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반면,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 등의 악재로 인해 마실 수 있는 물의 양은 날로 줄어들고 있다.
◇중국 물 시장 잡은 ‘베올리아(Veolia)’
60억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중국은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물은 지구 전체의 7%에 불과하다.
결국 중국 정부는 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에 대비해 비용을 줄이고 수도요금을 낮출 수 있는 생산체계를 ‘기업위탁’에서 찾았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간파한 기업은 지난 100여 년간 이미 유럽 내에서 치열한 물 경쟁으로 힘을 기른
프랑스의 베올리아(Veolia)였다.
현재 물 산업 전 세계 1위 기업인 베올리아는 취수 및 정수, 하.폐수 처리 회사다.
베올리아는 2002년 상해푸동수도회사의 지분 50%를 시가보다 2.6배 비싼 20억 위안에 사들인다.
베올리아는 이처럼 엄청난 투자를 감행하면서도 이를 ‘일시적 손실’로 여겼다.
그 이면에는 수익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시장에는 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게 마련이다.
기반시설 조차 부실한 중국의 경우는 물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기반시설 수요 또한 어마어마하다.
결국 베올리아는 물을 공공재로 보지 않고, 세일즈의 대상으로 봤기 때문에 20억 위안이라는 거금을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베올리아의 사례에서 보듯 전 세계는 이제 물이 더 이상 공공재가 아닌 경제재로서 세계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무한 가능성을 가진 물에 주목하는 세계 경제 우리는 흔히 물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몸의 70%를 차지하고 있기에 그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물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리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물 공급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기반시설부터 운영을 담당하는 시스템까지 물 산업의 스펙트럼은 방대하다.
물을 정제하는데 쓰이는 필터와 같은 부품과 화학품까지 감안하면 물 산업의 영역은 상상 이상이다.
상하수도 민영화가 보편화된 영국이나 칠레에서는 단일사업자가 수자원을 통합관리 하도록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물 산업체는 수도관리의 모든 부분에 걸친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중국을 접수한 베올리아는 이 수자원 통합관리 솔루션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물 산업과 연관성이 낮은 제조업 부문을 아예 매각해 버렸다.
후발업체인 GE는 M&A를 통해 산업용 통합 물 솔루션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서
담수화 설비, 산업용수 공급, 폐수처리 및 재활용 등 전체 물 순환 과정 구축에 필요한 역량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운영, 설계, 재무 프로세스까지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물 산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해 가고 있는 기업들은 물을 더 싸게 공급하기 위해 원가를 낮추는 노력도 병행한다.
원가를 낮출 수만 있다면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 M&A다.
세계 물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M&A를 통해 원가절감에 필요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베올리아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련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을 차례로 매입해
수자원 관리에 필요한 전반적인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매입한 각종 기술들의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기술혁신을 가속화했다.
기술혁신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깨끗한 물의 공급이 가능해지고, 결국 원가절감 효과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한국기업, 통합솔루션 구축이 과제 반면, 국내기업들의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담수플랜트 건설부문 세계 1위인 두산중공업의 존재는 한국경제에 있어 축구의 박지성과도 같다.
두산중공업은 담수플랜트 건설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회사 중 물 관련 산업에서는 유일하게 두각을 나타내며 국제적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중동시장에서 선전하며 담수플랜트 사업이 수익성 있는 사업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계획부터 운영까지 모두 담당하는 베올리아나 GE 등과 같은 통합 솔루션과는 거리가 멀다.
베올리아는 수도 산업의 설계, 구축, 운영 등을 통째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시와 계약을 통해 연간 11억 유로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통합 솔루션 구축을 노리고 있는 한국의 회사도 있는데,
코오롱의 경우 ‘2015년까지 베올리아나 GE와 같은 세계 10대 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오롱이 경제재로서 물을 인식하고, 수평통합을 전제로 M&A를 통해 전문 역량을 강화한다면 가능성이 있다.
◇블루오션, 세계 물 시장을 노려라 수도산업 규제가 엄격한 국내의 경우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수익모델 발굴을 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 아치에아(ACEA)의 경우 로마시가 지분 51%를 보유한 공기업이지만 해외사업 비중이 37%에 달한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세계 물 산업의 1, 2위인 베올리아와 온데오(Ondeo)도 프랑스 내 사업 비중은 모두 20% 미만이다.
온데오는 지분의 35% 가량이 정부소유지만 운영방식은 민간기업과도 같다.
두 기업의 최근 매출액은 무려 2조6000억 원에 달한다.
물 산업은 아직까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세계적으로 물 산업의 민영화는 9%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아시아와 개도국의 산업화가 속도를 낼 경우 안정적인 물 공급망에 대한 요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를 간파한 유럽의 물 기업들은 이미 적극적인 투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5년이 되면 20여 개의 물 전문기업이 전 세계 물 시장의 50% 이상을 점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세계 물 시장의 규모는 이미 900조 원에 달한다.
세계경영연구원 정기욱 연구원은
“전 세계를 흔들어 놓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진 자원 인 석유를 많은 이들이 블랙골드(Black Gold)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제 블루골드(Blue Gold), 즉 ‘물의 시대’가 오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차세대 블루오션인 블루골드 시장을 눈 여겨 봐야 한다”
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훈기기자 bom@newsis.com
2008년 09월 14일 (일) 09:06 뉴시스
출처)
//news.d.paran.com/sdiscuss/newsview2.php?dirnews=2283512&year=2008파란-드림위즈,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