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펀드 투자자 은행앞 농성
투자 손실 증권사 직원 자살도
지점선 “항의전화 받는게 일과”

» ‘우리파워인컴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한 중년 여성이 10일 오전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책임자 면담을 요구하다 청원 경찰이 막아서자 울부짖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10일 정오, 직장인들로 북적이는 서울 여의도의 한 지하 식당가. 삼삼오오 식사를 하는 풍경은 평소와 같았지만, 간간이 길고 나직한 한숨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날 오전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1200 밑으로 떨어지자, 식탁마다 “내 펀드는 몇 %가 떨어졌다”는 식의 대화로 술렁였다. 한 시중은행에 다니는 정아무개(35)씨는 “펀드를 포함해 2천만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는데, 내 경우엔 오전에만 80만원 손해를 봤다”며 “우리 팀원 12명 가운데 9명이 주식을 하는데, 워낙 손해가 크니까 팀 분위기도 좋지 않고 일손도 잡히질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증시 폭락이 계속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개미’들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파워인컴펀드에 투자했다 원금을 거의 까먹을 처지에 놓인 가입자 5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을 찾아 “투자 손실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원금 보장을 요구하며 격렬히 항의했다. 이 펀드 상품의 누적수익률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마이너스 81%에 이른다. 2003년 초 이 펀드에 1억5천만원을 투자했다가 현재 계좌에 200만원밖에 남지 않았다는 조아무개(68)씨는 “자식들 모르게 펀드에 들었는데, 이 사실을 알면 생활비도 안 줄 텐데 …”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해진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이 펀드는 국외 모기지 회사 주식 편입 비율이 높아, 미국의 부실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큰 손실이 나기 시작했다.

주가 폭락으로 큰 손해를 본 증권사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졌다. 9일 저녁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모텔에서 ㄱ증권 영업점 직원 ㅇ아무개(32)씨가 객실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모텔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ㅇ씨의 아버지로부터 ‘아들이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유치한 돈이 손해를 보는 바람에 빚이 있다고 해서 얼마 전에 돈을 송금해 주기도 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했다”며 “ㅇ씨가 최근 투자금 손실 문제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올 초까지 이어진 상승장에 대한 기대로 ‘꼭 필요한’ 생활자금이나 대출 받은 돈을 주식이나 펀드에 털어넣었던 이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안아무개(37)씨는 “집 장만을 위해 예금 대신 펀드를 들었는데 지난달 큰 손실을 입었고, 최근엔 주가가 바닥이라고 생각해 이를 만회하려고 무리해 대출까지 받아서 주식을 샀다”며 “주가 변동 폭이 크다 보니 제대로 업무에 집중하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시황만 쳐다보며 하루를 보낼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직장 생활 3년째인 서아무개(29)씨는 지난 9일 입사 직후 들었던 주식형 적립식 펀드를 해지했다. 서씨는 “올해 초에 견줘 1천만원 정도 손해봤지만, 만회가 어려울 것 같아 포기했다”며 “내년쯤 결혼을 계획했는데 1년을 미뤄야 할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시중은행 지점장 황아무개(42)씨는 “요즘 펀드 투자자들 전화받는 게 직원들의 주요 일과”라며 “나도 오전에만 10여통 이상을 받았는데, 고액 투자자들보다는 2천만~3천만원 정도를 투자한 이들의 항의성 전화가 많다”고 전했다.

정유경 권오성 노현웅 기자 edge@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신뢰 제로’ 강만수 청와대선 또 엄호
▶ 삼성 편법승계 ‘또 면죄부’…SDS건 ‘무죄’
▶ 한나라당 달러 예치 ’쇼쇼쇼’
▶ ‘공정택 구하기’ 입맞춤 의혹

기사등록 : 2008-10-10 오후 06:49:54  기사수정 : 2008-10-11 오전 12:47:50
출처) //hani.co.kr/arti/society/area/315272.html
한겨레

kkk44553(59.XXX.30.70) 2008/10/10 23:50:18
아톰~ 아! 아톰은 철로 만들었지 그래서 머리 가 딱딱 하것다. 남보고 사라하지 말고 니나 대출 왕창 받아서 투나하고 쪽박차기 바람

koreaatom(125.XXX.35.245) 2008/10/10 23:29:27
아마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가에서 특단의 대책을 준비 중인 모양입니다. 아우성이 들릴때 주식을 매입하는 사람이 나중에 웃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우선 이미 시장의 신뢰를 상실한 현경제팀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명박 대통령도 고집을 버리고 강만수 체제를 교체할 필요가 있어요. 시장이 믿을 수 있는 인물이 경제수장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koreaatom(125.XXX.35.245) 2008/10/10 23:26:55
수급은 재료에 우선한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투자심리야말로 수급이나 여타 경제사정에 비해 우선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시장에서 투매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은데 이럴 때 일수록 매도를 자제하는 것이 현명하지요. 특히 우량주라면 연단위에서 반드시 상승장이 옵니다. 경기의 사이클이나 주가나 골이 있으면 산이 있는 법이지요. 해가 바뀌고 나면 지금 던지듯 매도한 주식이 더블로 오를 가능성이 있어요. 인내가 필요합니다.

aircheol(125.XXX.228.135) 2008/10/10 21:03:20
＜내 펀드는 몇 %가 올랐다＞ 쉬쉬하면서 화장실에서 웃는다.
＜내 펀드는 몇 %가 떨어졌다＞ 울며불며 공개적으로 아우성 친다.
거액투자가든 소액투자가든
투자에서 얻는 기대수익에 리스크를 안고 산 것은 같다.
예견가능한 것을 우리는 ＜리스크＞라고 한다.
예견불가능 한것은 ＜불확실성＞이라고 한다.
장미빛으로 예견했든 잿빛으로 예견했든,
이익에 대한 ＜예견＞은 적어도 개인의 책임 아닌가?
 
realca92(72.XXX.205.54) 2008/10/10 20:13:48
고액 투자자들은 그 돈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살지만 소액 투자자들 핏덩이 같은 돈이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