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법원 경매 시장에서 어렵게 낙찰을 받고도
잔금을 구하지 못해 '생돈(보증금)'을 날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달에는 주택과 상가에서 몰수 사례만 250여건, 몰수된 보증금 규모만 50억원에 달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11월 경매 진행된 재매각(낙찰대금 미납으로 다시 경매 부쳐지는 것) 물건 수는 주택의 경우 169건, 상가는 76건에 이른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45%, 31% 증가한 수치다.
11월 수도권의 주택 재매각 건수로 집계된 169건의 보증금을 합산하면 총 37억918만원이다. 평균적으로 주택 한채 당 2200만원의 보증금을 냈다가 포기한 셈이다.
상가 76건에서는 낙찰자가 손해를 본 보증금이 13억357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찰 최저가의 10%인 보증금을 포기하고 잔금을 미납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이유로 꼽히는 것은 금융권이 대출을 거부하거나 한도를 낮춰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는 사유다. 살던 집을 내놓고 이사를 계획해 낙찰을 받았지만 부동산 거래 실종으로 집이 팔리지 않았거나 전세기간 만료시점에 맞춰 낙찰을 받았지만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잔금을 치루지 못할 수도 있다.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잔금을 내는 시점에 더 싼 매물이 출현해 차라리 잔금을 포기하는 방법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도 권리분석을 잘못해 잔금납부를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지금과는 이유가 조금 다르다.
실제로 마포구 도화동 삼성아파트(전용 137㎡)는 지난 7월 16일 9억500만원에 낙찰됐으나 납부기한 8월 말까지 잔금이 납부되지 않았다. 9월에 재매각 일자를 잡아 경매 진행했지만 응찰자가 없었고 다음 경매일인 11월에 7억5100만원에 낙찰됐다.
동작구 신대방동 벽산 아파트(전용 60㎡)도 지난 9월 2억7901만원에 낙찰됐지만 잔금 미납으로 11월 19일에 다시 경매돼 4556만원 낮은 2억3345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상가도 예외는 아니다. 명동 밀리오레 2층 점포(전용 4.3㎡)는 지난 5월 8880만원에 낙찰됐다가 낙찰자가 잔금을 내지 않아 8월에 재매각 됐다. 이후에도 내리 3회를 유찰한 끝에 11월 4357만원에 매각됐다. 본래 감정가인 1억6천만원의 27.2%에 달하는 처참한 낙찰가율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앞으로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가 심화되면 잔금 납부를 포기하는 사례가 더 증가할 수도 있다"며 "
부동산 가격 급변기에는 현재 가치보다 미래가치에 비중을 두고 낙찰가를 산출하는 것이 현명한데 빠른 시일내에 가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보수적이고 신중한 자세로 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
뒷배 타봤자 돈이 안되고, 막차 타면 망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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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2008년 12월 08일 (월) 09:53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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