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미FTA 재협상의 필요성을 언급해 정치권의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11일 또 다시 자신이 제기한 ‘재협상론’에 연일 불을 지피자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의 ‘입단속’에 맹공을 퍼부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개설한 ‘민주주의 2.0’에 ‘한미FTA를 살리자고 한 말입니다’라는 제하의 글에서 “(재협상론은) FTA를 죽이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제대로 살리자고 하는 말”이라며 “재협상에 대비해야 해 제대로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선비준 후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에 대해 “정부가 재협상에 나서게 되면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지고 정부여당은 난감해질 것”이라며 “반대로 재협상을 거부할 경우 미국이 비준을 하지 않으면 결국 한미FTA는 사망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실제로는 재협상을 하면서 추가협상이니 하는 이름으로 바꿔 체면도 살리고 국민의 반발도 무마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협상은 허겁지겁 얼렁뚱땅 할 수밖에 없어 제대로 따지고 챙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노 전 대통령의 우려이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10일 같은 사이트에서도 “
한미 간 협정을 체결한 후에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면서 “
우리의 입장에서도 (한미 FTA) 협정의 내용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바 있다.
한나라 “盧, 제발 가만히 있어라”
이와 관련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 1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한 한미FTA를 이제 와서 반대하면 어떡하나 하는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오바마 당선인이 재협상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국익을 위해서는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을 해 놓는 것이 좋다”고 반박했다.
차 대변인은 또 “비준을 안 하고 기다리는 것이 유연해 보일 수도 있다지만 국격(國格)은 말이 아니게 된다”며 “밥 다해 놓고 미국이 첫술 뜰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는 우리의 모습은 그다지 보기 좋지 않다”고 말한 뒤 “미국 측도 국가간 약속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희태 당 대표는 12일 조금 더 격화된 반응을 보이며 “제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말씀을 아끼셨으면 좋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표는 “자신이 스스로 조약을 체결해놓고 이제 와서 비준하려는데 안 하는 게 좋다, 천천히 하는 게 좋다라고 어떻게 그렇게 말하냐”며 “가만히 있는 게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다. 제발 가만히 계시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이날 차 대변인은 또 “
노 전 대통령 때문에 ‘전직대통령함구법’이 필요한 것 같다”며 “한미 FTA를 재임 중 최대 업적이라고 자랑하던 전직 대통령께서 심각한 건망증에 걸렸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아울러 “‘미국이 재협상 요구할 것이다’, ‘야당이 온몸으로 막을 것이다’라고 예단하는 것은 실제로 그런 행동을 부르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전직대통령이라면 오바마를 향해 ‘정권이 바뀐다고 국가간 협약을 손바닥 뒤집듯 해서는 안 된다’라고 편지라도 썼을 것”이라고 맹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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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찬 기자 / 2008-11-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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