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80~90년대식 공안탄압 부활” 반발
16명 체포영장 추정…“표적수사로 위축 노려”
경찰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의 엄정한 적용을 이유로 정부를 비판하는 크고 작은 집회를 사실상 불허하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 운동단체의 간부와 회원들에 대한 대규모 소환 및 체포영장 발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22일 오후 인천 부평역 광장에서 민주노총 인천지역 노동자들이 ‘고(故)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과 노동 기본권 쟁취 등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자 경찰들이 무전으로 병력배치를 하고 있다.인천/ 이종찬 선임기자
8개 대학생 단체가 결성한 ‘공안탄압 대학생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2일 “집시법 위반 혐의로 현재까지 대학생 단체 회원 32명에게 소환장이 날아왔다”며 “이 가운데 정태호 고려대 총학생회장 등 16명한테는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대학생들에게 소환장이 발부되기 시작하자 이에 대응하고자 대학생 사람연대, 대학생 다함께, 한국대학생연합,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등이 지난 3월 말 결성했다.

» 전국금속노조 지엠대우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신현창 조직국장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모형 칼을 쓴 채 비정규직법 개악 중단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22일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이 칼을 압수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김민석(27·중앙대 철학과 4) 서울지역대학생연합 정책국장은 “지난해 말까지 여러 차례 집회에 참여했지만 별문제가 없었는데, 지난 3월 ‘전문 시위꾼’을 잡겠다는 얘기가 나온 뒤부터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예전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의장 정도만 이적단체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는데,
올해 3월 말부터 단기간에 이처럼 소환장이 집중된 것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회원 7명에게 소환장이 발부된 ‘대학생 다함께’의 성지현(23·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씨는 “소환장이 3차 이상 발부된 정태호 고려대 총학생회장, 진승모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위원장 등은 그동안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면서 정부 정책을 비판해온 사람들”이라며 “이런 식이면 앞으론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던 대학생들이 집회에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 쪽은 이들 소환 대상자 가운데 3차 소환장까지 받았음에도 경찰에 출석하지 않은 경우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3차 소환에도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는 “경찰의 소환장 남발은 정부를 비판하는 학생회와 각종 대학생 단체의 주요 간부들을 구속해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표적수사”라며 “1980~90년대식 공안탄압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소환장을 발부하는 것은 대학생들의 정치적 발언을 차단하려는 조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동환 서울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공보관은 “집회에서 문제되는 행동을 한 집시법 위반자라 출석을 요구하는 것이지, 대학생 운동단체를 특별히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출처) //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63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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