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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꺼주십시오. 저희도 위에서 시킨겁니다.

 
촛불 끄게 하는 전경 때문에 분향소 갔다가 힘만 빠집니다.

저는 오늘 친구 한명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추모 행렬이 끝간데 보이지 않았고, 저는 무려 3시간이나 기다려서 눈물을 흘리다 왔죠.

그런데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더군요.
시청은 전경들로 점령되었습니다.
전 민주화 항쟁 그 당시를 잘 모르지만 오늘 제가 본 광경은 계엄령을 내린 것만 같은 기분이었죠.
전경 버스들로 거리에 벽이 쳐져서 누구말대로 아늑하다 못해 떠죽을 뻔 했고요.
시민들이 새어나갈 구멍조차 만들어주지 않게 하기 위해 전경들이 틈새를 메우더군요.

그래도 시민들은 모두 애도의 마음으로 차분하게 줄을 맞춰 질서정연한 모습이었습니다.
전경들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자원봉사하시는 분들도 많았죠.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니 종이컵에 꽂혀있는 양초와 불, 국화꽃 한송이와 물을 주시더군요.
덕수궁 담을 따라 가면서 촛불을 켜니 눈물이 나려 하더군요.
옆에는 노란 리본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었고
건너편에는 전경버스의 쇠창살과 전경들이 방패를 매달고 있더군요.

절을 하고 촛불을 반납했는데 건너편에서 다시 추모 촛불을 나누어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그걸 받아다 들고 집에 돌아가려 했죠.
그런데 저도 깜빡하고 지하도로 촛불을 켠채 가려다가
지하철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지하로 촛불을 켠채로 내려가면 위험하다고 촛불을 끄라하셨죠.
아차 싶은 마음에 다시 올라왔습니다.
가슴이 너무 뭉클해서 촛불을 바로 끄기가 꺼려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멀리 돌아서 횡단보도를 몇번씩이나 건너 시청광장쪽으로 해서 종각쪽으로 걸어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우선 시청광장은 전경버스로 폐쇄되어 있어서 길 같지 않은 길로 돌아가야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전경 패거리들을 엄청 많이 만났습니다.

분향소에서는 몰랐는데 분향소에서 거리가 있는 종각쪽으로는 전경들이 무리지어 스무명에서 서른명정도의 무리로 모여서 여기저기 있더군요.

그 당시 저와 제 친구는 단 두명이서 촛불을 켜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는데, 전경 패거리에서는 수근수근 대더군요.
그러더니 결국 세번째 만난 전경 패거리에서 저희를 막았습니다.
"촛불 꺼주십시오."

당연히 이유를 몰랐던 제 친구는 왜 꺼야하냐고 물었죠.
"꺼주십시오. 저희도 위에서 시킨겁니다."

당혹스럽기 그지없었지만 저희는 촛불을 억지로 끄고 거길 지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친구가 집에 가야했기 때문이죠.

여기서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여러가질 느낍니다.
촛불을 들고 지하철로 가려던 무개념했던 우리에게 친절하게 "위험하니까 안된다고"하시던 아주머니와

촛불을 들고 슬플 마음으로 걸어가던 무고한 시민인 우리에게 아무 이유없이
"위에서  시켰으니까 촛불 끄라고" 하던 전경들.

마음이 아프네요. 제가 정치인 중에서 몇 안되게 존경하던 분이 돌아가시어 슬픈 마음으로 켰던 촛불도
그들의 정권에는 폭력시위로 변질될 폭발물로 보였던 걸까요?

아님 이게 정말 불법입니까?
오늘 이런 일을 당하고 힘만 빠지고 돌아왔는데 mbc뉴스에서
5살짜리 아이가 들고있던 촛불로 아무 이유 없이 끄게 했던 전경과
그에 이의를 제기하던 시민의 모습이 찍힌 동영상을 보여주더군요..

노무현 대통령은 공권력은 함부로 사용해선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두고 이르신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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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려요. best 글에 올랐네요.

그런데 한가지 더 추가해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제가 옳지 못하다고 느낀건 개인으로서의  전경 때문이 아니라는 겁니다.
여러분들께서 댓글 달아 주셨지만 전경도 사람이죠.
위에서 시키는 건데 하면서 경우에 따라선  어쩔수 없을 것이라 생각은 합니다.
저는 공권력이 잘못 사용되고 잇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싶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댓글 중에는 폭력성 짙은 말들도 보이는데요.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의 이런 모습을 바라진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슬픈 마음이 가시지 않는 밤입니다.

이별seo**** 09.05.26 01:12
출처) //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106196
아고라-다음


치세
2009-05-27 09:42:42
462 번 읽음
  총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치세 '09.5.27 9:43 AM 신고
    미친.. 촛불을 왜 꺼야해요? 아무런 법적근거 없습니다.
    미친.. 촛불을 왜 꺼야해요? 아무런 법적근거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지도 않는데 그건 경범죄처벌법에도 해당하지않아요. 야간불법집회도 아닌데 촛불을 왜끄래? 야간집회금지 위헌심판제청된거 아무래도 헌법재판소 늙은이들이 평화적인 집회는 금지대상 아니다라고 한정위헌으로 타협볼거 같은데 그렇게 되면 촛불집회는 야간에 하더라도 원칙적 금지대상은 안될겁니다.이거 진짜 민주주의가 10년은 퇴보하는군여 09.05.27 06:28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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