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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홈페이지를 만들면 이런 점이 좋다

 

올해 2월에는 참으로 놀란 일이 있었다. "컴퓨터에 뜬 너의 사진 잘 봤다. 건강하기 바란다. 집안에 가만히 앉아서도 컴퓨터를 통해서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잘 있거라." 지방에서 누이가 모시고 있는, 일흔일곱 되신 어머니께서 뜻밖에도 내 홈페이지 방명록에 글을 쓰신 것이었다. 홈페이지에 실은 내 사진을 출력까지 해서 들여다 보시곤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코허리가 시큰해 왔다.
그 뒤로는 동생, 그리고 어린 조카들이 시나브로 내 홈페이지를 드나들면서 방명록이나 이메일을 통해 안부를 전해 왔다. 지난 봄 아버지 묘소에 함께들 갈 때는 내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가서 사진들을 찍고 이메일로 여섯 남매 집에 보내 주었다. 앞으로는 가족 행사 때에 찍은 사진들을 홈페이지에 실을까 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가족의 정이 도타워질 수 있다는 것은 전에 생각하지 못하던 것이다.

내가 개인 홈페이지(user.chollian.net/~baggang)를 손수 만들어 연 지 3년이 돼 간다. 요즘이야 별 것 아니지만 3년 전만 해도 홈페이지 만들기가 퍽 대단한 일인 줄 알고들 있었다. 엉성하고 미적 감각도 없는 홈페이지인데도, 50대 중반 '쉰 세대' 아저씨가 그런 일을 했다고 젊은 직장 후배들이 경이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 홈페이지는 내용만 늘어났을 뿐, 여전히 초기에 만든 틀에서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예쁘게 꾸미고 다듬을 시간도 없고, 내가 썼던 글을 정리해 놓는다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까 텍스트로만 차려도 돼 현란하게 꾸밀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를 만들고 나니 여러가지 좋은 점이 있다. 우선, 내가 신문이나 잡지에 쓴 글을 스크랩하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지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초년 기자 시절에 열심히 만든 스크랩북들은 두어차례 이사할 때마다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다가 그 뒤로는 어디에 처박혔는지 모르게 되었고, 세월이 지나서는 게을러져서 스크랩을 하지 않았는데, 다시 들쳐 보고 싶을 때 쉽게 그러지 못해 불편한 때가 있었다.

홈페이지에 글을 정리해 놓으면, 내 글을 보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언제라도 보일 수 있다. 사실은 친구들에게 읽히고 싶었는데 '쉰 세대'가 돼서 접근하는 축이 극소수라 허전한 느낌이 들기는 하나,그 대신 젊은이들이 읽어 주니 다행이다.

홈페이지 덕분에 오래 전에 끊긴 연락이 다시 이어지기도 하고, 멀리 딴 나라에 가 있는 친구나 친지들의 소식이 오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30여년 전 함께 대학 시절을 보냈던 후배가 뜬금없이 홈페이지에 적힌 이메일 주소로 소식을 전해 와 반갑기 그지없었다. 아메리카 땅에 이민 가 있는 친구도 간간이 홈페이지를 들여다보고 소감을 전해 온다.

홈페이지의 효용성을 경험한 나는 몇몇 동료와 함께 좀더 직업적인 홈페이지 를 지난해에 만들었는데 요즘 여기를 통해 원고 청탁이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 나는 직업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홈페이지를 만들라고 권한다.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이해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가족 홈페이지를 만들면 더욱 화목한 가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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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朴康文) parkk@columnist.com
칼럼니스트 / 대한매일 DB팀장
200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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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olumnist.org 서울칼럼니스트모임




written by ()
2001-05-03 12: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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