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군 문제를 보고.. 또 그 사건을 대하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고 쓰는 글이다.
먼저... 이번 사건에 대하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너무 감정적이고 신경질 적이지 않은가 싶다.
예전... 독도 문제의 세계적인 시각을 볼 때.. 한국인들은 너무 감정만을 내세우고
다소 우격다짐 방식 이라고 했다. 무조건 역사가 증명하고 우리의 땅일 뿐 이라고
외쳐댔다.큰 효과를 받아 낼 수 없는 머릿수 밀기의 서명운동...
반면 일본 측 에서는 여러가지 자료와 근거를 내미는 식 이었다.
이번 사건 역시 그렇다. 올바른 해답을 찾아 가기 위해서는 미군 죽어라 미군 쓰레기다
라는 식의 대응은 전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군측의 감정부터 건드는 역 효과일 뿐 이라 할까..?
모든 사건의 정황을 밟기 전에 가해 측이 "미군"이라는 바탕을 지워야만 한다.
다시 말 해.. 우리 군에서 벌어진 사건과 동일한 시각으로 바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건은 사건이다. 사건을 바라 보는 시각에 있어 "미국"이라는 개념은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설혹 고의적인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고 하더라고 미군과 우리군에게 가해지는 법적인 제재는
동일 한 것이다. 미군이라고 머리에 뿔 달리 동물이 아니라 똑같은 사람 똑같은 지구인이다.
이점을 간과 하고 "미군" 이라는 적대감 부터 내세우면 오히려 우리에게 불리하다.
둘째는... 사건의 모든 정황을 훑어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찢겨진 시신 사진... 총 든 미군.. 비닐 봉지 안의 살점등... 이런 자료는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 "반쪽" 자료이다.
전체적인 정황이 필요하다. 우연찮게도 나는 군에서 전차 (탱크)를 몰았었다.
사고를 낸 전차의 사진을 보았다... 본 분들 계실 것 이다.
공교롭게도 내가 군에서 몰았던 것과 같은 용도의 "교량 전차"라는 것 이었다.
-아.. 전차는 장갑차를 말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말 하는 탱크 이다-
내가 몰았던 것은 길이 12m 높이 4.2m 폭 4m 무게 60t 의 엄청난 덩치의 물건 이었다.
가격도 대당 수십억 이었고 쌍용, 대우, 현대 등의 자동차 회사에서 각각 조립. 제작 된 것이었다.
차체는 88전차와 동일하나 조종석만 한쪽으로 쏠려있다.
교량 전차라는 것은 앞 부분에 임시 교각 설치 장치가 설치 돼 있다.
유압 장치 인데.. 길이 22m 의 다리를 펼칠만큼 대단히 크고 강력한 유압 장치 이다.
때문에.. 상당히 시야가 좁고 사고의 위험성도 높다.
내가 알고 잇는 선에서... 이 사건에 대한 시각 몇가지를 제시한다.
이 전차는 몸체의 높이만 1.2m 정도가 된다, 즉... 조종수는 1m 이상의 높이에서
시야를 확보 해야 하고 좌우 폭이 총 4m나 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또한..
머리 위의 교량의 무게 때문에 차체의 출렁임이 심하다.
사실 사진으로 돌고 있는 찢겨진 살점이나 부서진 시신의 모습은 정황에 크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
전차의 궤도 (전차 무게는 아까 말 한 대로 60여 톤 이며 한쪽 궤도만 풀어 무게를 제어도 1톤가량이다)
에 치었다면 몸이 산산이 찢기는건 당연한 결과이다.
오히려 사진상으로 두 여학생의 시신을 보았을 때,,, 생각보다 시신의 상태가 양호했다.
전차에 제대로 치이면 온 몸이 포를 뜬 듯이 부닥에 늘러 붙어버린다.
물론 운전자는 황소 한마리를 치어도 별 느낌이 없다.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즉사를 하겠지만
고함을 지른다 해도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은 1%도 안 된다. 전차의 소음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차 안에 같이 들어간 사람들 간에도 헬멧에 장치 된 교신기가 아니면 대화가 불가능 하니까...
사진상으로 보았을 때 길의 폭이 꽤 좁아 보였다.
경험상... 전차를 모는 길에 (그것도 인도의 간격이 거의 없을 정도로 좁은 길 에서..)
사람이 같이 지나 다닌다는것은 90% 이상의 사고 위험을 가지고 있다.
운전자는 교량 장치에 의한 시야 미 확보로 사람을 보지 못 할 가능성이 높으며
전차의 소음상 거리 구분이 거의 불가능 해 보행자 역시 피해야 할 시간을 놓칠 수 있다.
전차의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계기판에 뜨는 속도는 65KM 까지 이며
가속도가 붙은 경우 무게를 따져보면 알겠지만 엄청나다.
훈련 이동 이었다면 속도를 꽤 내고 있었을 것 임을 짐작 할 수 있다.
이런 훈련간 이동이 있는데... 어떻게 전차 가까이로 사람이 지나 다닐 수 있었을까..
나의 첫번째 의혹이 여기서 제기된다.
그리고 또한,,, 훈련간 이동으로 전차가 지나는 길을 위험 부담을 안고 보행하는
사람역시 그 위험에 대한 일부의 책임을 피할수가 없다.
도로 주행시.. 전차는 1개 차선을 점유 하고도 남는다. 다시 말 해... 한쪽 궤도는
차선을 넘게 된다는 뜻이다. 전차의 폭이 그정도 이다.
그렇게 좁은 길 에서... 사람이 피할 여유는 없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렇게 따지자면.. 이 길의 관리를 맡고 있는 우리 나라의 기관역시 문제 제기의 대상이 아니 될 수 없다,
어떻게 전차가 다니는 길을... 그렇게 좁게 유지 할 수 있는가..?
전차는 이동시 도로 가장자리를 밟지 않고 가는것이 관례이다..
가장자리를 밟게 되면 궤도가 지나는 길 그대로 가장자리가 모두 깨져버린다.
역시 중앙선에 깔리는 반사 장치 (노란색 빛을 반사하는 중앙선 표시 반사광)도 밟고 가며
모조리 깨져 버린다... 실제... 전차 부대가 많은 양평 (내가 복무한 곳이다)등의 중앙선을
보면.. 이 반사광이 모조리 깨져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상황에서 사람이 지나간다는것...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운전자의 과실로 하기 보다는 부대의 훈련을 선두 지휘하는 자의
책임일 수 있다.
실제로 나도 복무 시절 사고를 몇 번 낸 적이 있다. 전차는 방향을 틀게 되면 자동차와는
약간 다른 각도로 움직인다. 자동차처럼 앞부분부터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전차는 방향을 틀게되면 틀고자 하는 방향의 궤도에 감속이 된다. 그리고 반대쪽 궤도에 약간의 속
도가 붙는다.
급선회의 경우 한쪽 궤도가 아예 멈추거나 반대로 돌기도 한다 즉... 차체는
중앙을 기점으로 빙 돌게 된다. 이렇게 되면차체의 12m라는 길이를 감안할 때
뒷쪽은 그저 감으로 얼만치 움직이게 될지를 짐작 하는 수 밖에 없다.
이런 과정에서 차 뒷체로 전신주를 치게 됐고... 전신주에는 균열이 갈 정도로 충격을 주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 했다.
훈련중... 총을 든 소총수들이 허리를 약간만 숙이면 아예 볼수가 없다,
그런 모양으로 소총수의 대열이 내 전차 옆을 지나갈때는 정말 사고가 날까 불안하게 된다.
또 한가지 의문점... 훈련 이동시 교량 전차는 전투형 전차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 선두에
나가지 않는다. 앞뒤로 호위를 받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앞쪽에서 지휘하고 호위하는 줄에서 이미 이 여학생들을 보지 못 했을까?
군용 차량 이동 행렬 사이에는 민간 차량이 끼어들 수 없다. 어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훈련 이동 하는 군 차량을 추월하다 생긴 사고시에는 보험 처리도 되지 않을 수 있는걸로 안다.
물론 추월 금지라는 간판을 달고 다닌다.
그렇다면... 이 여학생들은 어디에서 나타난걸까? 아니면 선두에서 보고도
제재 하지 않았다는 말 일까? 그렇다면 이것은 지휘자 쪽의 과실이 된다.
몇가지의 얘와 정황을 들어 봤다.
실제로 나는 동계 훈련때 코 앞에서 방향을 알려주던 대대장님을 그대로
밀어버릴 뻔 한 적이 있었다. 대대장님의 키는 좀 작은 편 이었는데..
내가 우회전을 할 때 그쪽 방향에 계셨던 모양이다. 있는줄도 모르고 우회전 해서 속도를 붙이는데
코 앞에서 붉어진 얼굴의 대대장님이 불쑥 튀어나왔다. 얼마나 놀랐던지...
그만큼 이번 사건은 상당히 어려운 조건 하에서 전차를 조종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이며
고의로 사람을 밀어 버렸다는 추측은 억측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군 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었으며
실제로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군인이 치이는 사건은 한두건이 아니며 민간인 사건도 왕왕 벌어진다.
다만 이번의 사건은 "미군"이라는 입장 때문에 크게 보도가 될 뿐이다.
만일 우리 군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면 지금과 같은 반응들이었을까?
미군의 교량 전차는 내가 몰던 K-1 교량전차에 비해 덩치가 약간 작다.
운행중에 미군 교량전차를 보면 귀엽다 라고 생각을 했으니까.. 그러나
기본적인 제약은 크개 다를것이 없다.
너무 미군에게서 벌어진 사건 이라는 점만 부각 하지 말자.
우리가 생각 하는 것 처럼 미군들이 우리 나라 사람을 업신여기거나 하지 않는다.
훈련 이동중에 휴식을 하다가 미군 교량전차 조종수와 만났던 기억이 난다.
그들과 주머니에 들어있는 먹다 만 건빵을 교환하던 기억이 난다.
그들은 친절했으며 한국 군인에게 상당히 정중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이지만
한국에 대한 호감도 표시 했으며
아무리 봐도 우리와 같은... 젊은 나이의 군인일 뿐 이었다.
나에게 악수를 청했으며 내가 모는 전차에 관심을 가졌으며
웃음은 선했다.
왜 우리는 그토록.. 미군 연관 된 일이면 앞뒤 제쳐놓고 혐오감부터 드러내는지..
나는 사고를 낸 미군 역시 우리와 같은 군인으로만 생각한다.
내가 그런 사고를 낼 수도 있었으며 내가 지금 그들의 입장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죽은 여학생들을 애도하는 만큼 사고를 내고 마음 졸이고 있을
젊은 나이의 미군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좋아 그냥 한국에 정착 해 버리는 미군들도 적잖다.
그들은 미국인들 보다 한국인이 친절하며 선하다고 생각 하기도 한다.
동양인을 업신 여기는 미군은 미국 내의 극우파적인 백인 우월주의자들만큼
드물며 한국에서 고의적인 사건을 저지른 미군을 미국에서라고
잘했다고 칭찬하지 않는다. 그들은 비난 받는다 다만... 한미간의 자존심상
그들은 한국의 처분에 모두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뿐 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가? 고의적이지 않은 경우 훈련중에 벌어진 사고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처벌 해 주는것이 관례이다. 한국군의 얘기다.
나도 예전엔 훈련중에 사람을 죽이거나 하면 중형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렇치 않다.
훈련중의 경우에만 제외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아예 죄 없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훈련중이 아닐때의 사고와는 차별을 준다는 것이다.
그것이 미군의 경우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 이라고 여겨지며
한국에서는 우리 군을 보호 하려 하는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최대한 미군을 보호 하려는 입장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왜 미국 관련 이라면 핏대를 세우고 죽여라 쫓아라만 외칠까..
만일 국내 군인이 고의적이지 않은 그런류의 사고를 냈다라면
일부는 측은한 마음도 갖지 않았을까..
왜 미군 관련 사건에는.. 조금만 측은한 빛을 보이면 매국노로 매장을 당해야 할까..?
그도... 한때의 나와 같은 군인일 뿐인데...
현재 내가 살고있는 송파구에 미군 이전 계획이 잡혔는데..
시내 어디서는 미군 이전 반대 팜플랫이 펄럭인다.
이만치.. 우리는 그들에 대한 맹목적인 거부감에 스스로 시달리고있다.
그들이 없어도 된다고 말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이 떠나는 순간 남과 북 사이에는
전쟁이 발발 할 것이란게 거의 확실하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 전쟁 그 자체로서 우리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현실적으로 보자... 일단은 전쟁 발발을 막아야 한다면 아직은 미군이 필요하다.
그럴 것 같으면 좀 더 나은 관계 개선이 필요한것이지 무조건적인 반발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소한 것 부터 큰 사건까지... 일단 미군 관련 사건이다 하면... 우리는
욕설부터 난무하지 않는가... 어떻게 해결 하는것이 좋은가를 논하는 분위기는
도무지 형성 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그들 편을 들다간 매국노가 되고 만다.
좀더 공평한 시선으로 바라보자,
우리 군이 이번과 같은 사건을 냈을땐... 이렇게 까지 무조건 죽여라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물론 들어본 적도 없는 분들이 많을 것 이다.
같은 피해자 인데 우리는 미군에 의한 사고만 기억 한다,
미군의 사고로 죽은 생명은 귀중하며 우리군의 사고로 죽은 목숨은 가벼운가..?
지금 우리의 태도는 죽은이에 대한 애도이기 보다 미군에 대한 병적인 거부 반응에 불과하다.
나의 모습을 잘 돌아보자...
부디 이 글에 대해... 매국노니 미군 시다바리니 하는 수준낮은 댓글만은 없길 바란다.
나는 미군을 두둔 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미군이란걸 배제하고 공평한 시각으로
사건을 보자는 것 뿐이다.
언제까지 시신의 사진, 살점의 사진.. 그런 감정적 흥분 요소만 들여다 볼 것인가.
정말 사건을 옳게 해결 하고자 한다면 전체적인 정황을 들여다 보는 눈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글의 일부만 읽고 댓글 다는 분은 부디 없길 또 하나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