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계열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80386 이후부터 25MHz 와 33MHz를 기본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단 마이크로 프로세서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PCI 슬롯의 작동속도의 경우에도 보통 25, 33MHz 클록을 사용합니다. 펜티엄급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75,90,100,120,133,150,166,200,233,266,300,333,350,400,433,450,466,500,533 ....900MHz의 클록을 사용하는데, 잘 살펴보면 거의 25내지 33MHz의 배수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굳이 25 또는 33MHz의 배속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IBM 오리지널 PC가 사용하던 업계표준 8Bit ISA 버스는 8.333MHz 로 동작했습니다. 인텔 8088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8.333 MHz 의 속도로 동작했기 때문이죠. ISA 버스는 그래픽카드, HDD 등의 각종 주변장치와 자료를 주고받는 통로입니다. 본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속도에 맞추어 ISA 버스의 작동속도를 맞춘 것인데, 80286, 80386, 80486 등으로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거꾸로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클록속도를 ISA 버스의 속도에 맞추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클록속도를 ISA 버스 작동속도의 일정한 배수로 설정하게 된 것입니다. 25MHz ≒ 24.999 = 8.333 × 3 이며, 33MHz ≒ 33.333 = 8.333 × 4의 관계가 성립하는거죠. 인텔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완벽한 하위호환성을 갖기 때문에, 8.333의 배수로 클록을 설정하는 한계까지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텔 8088은 어째서 8.333MHz 의 속도로 작동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시 기술로서는 8.333MHz가 구현 가능한 최대 클록속도였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