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50% 돌파부담" 공격경영 자제 기류
초고속 인터넷 시장 1위 사업자인 한국통신의 행보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의 시장 점유율 50%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나로통신ㆍ두루넷 등 경쟁 업체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올들어 가입설치비 면제, 케이블 라이트 신상품 출시, 1개월 사용료 면제, 통합 브랜드 '하나포스' 출시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며 가입자 유치에 힘을 써왔다.
두루넷 역시 케이블 라이트 신상품 출시 등 마케팅 공세를 펴 최근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의 관심은 이 같은 상황에서 한통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한통 역시 ADSL 모뎀 임대료를 40% 인하하는 등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그동안 보여온 공격적인 영업 활동과는 다르다는 것이 나머지 업체들의 생각이다.
이 때문인지 지난달 가입자 확보 실적에서 한통은 경쟁 업체에 많이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한통의 시장 점유율이 정체 내지는 하락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한통의 시장 점유율 50% 돌파 시기는 6월중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통은 지난해 말 현재 시장 점유율 43.9%에서 4월말 현재 48.1%로 매달 평균 1%포인트씩 높여왔다. 이대로라면 6월말께 50%를 돌파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통측은 "시장 점유율은 0.1%포인트 올리기가 힘든 것"이라며 "50% 돌파는 빨라야 10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통의 이 같은 더딘 움직임에 대해 "시장 점유율 50%를 기점으로 그동안의 공격 경영 정책을 바꾸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장이 포화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다 시장 점유율을 50% 넘으면 보이지 않는 규제가 많아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통의 관계자는 "한통의 덩치로 보면 시장 점유율이 70%는 돼야 맞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며 "연말까지 52%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50%가 넘어가면 약관도 사전 협의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비공식 규제가 심해진다"며 50% 돌파가 부담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통은 앞으로의 마케팅 포인트는 신규 가입자 보다는 기존 가입자 전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 시장이 포화에 이르는 만큼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최근 한통의 일본 현지법인인 KTJC가 일본 초고속 시장에 진출하기로 한 것도 마케팅 전략이 바뀐 사례로 볼 수 있다.
한통 관계자는 "초고속 시장은 한국이 많이 발달돼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제휴 의뢰가 많이 오고 있다"며 "일본에 이어 몇몇 나라와 진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쟁 업체들은 "한통이 앞으로 기존 가입자를 빼내는 데 주력한다면 시장 질서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며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어가면 판촉비와 광고비 집행을 제한하고 독점 사업 수익을 초고속 인터넷 사업에 투입하지 못하게 하는 등 비대칭 규제를 실시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출처 :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