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압축기술 좋아져 동영상 끊김 확 줄어

그동안 PC로 영화보기를 시도했던 네티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답답해서 못보겠다”.

회사원 김종호(31)씨도 PC로 영화 등 동영상을 볼 때면 이같은 불평을 늘어 놓았다. 화질이 선명치 않고,그나마 자주 끊어져 어지간한 인내심 없이는 끝까지 보기가 어려웠던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PC로 영화를 즐긴다’는 포털 업체들의 광고문구도 믿지 않게 됐다.

하지만 김씨는 요즘 생각을 조금 바꿨다.주요 포털에서 서비스하는 고화질VOD(Video On Demand=주문형 비디오)를 이용해 본 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화질이 많이 개선됐고,끊김도 줄어들어 참을만하다는 것이다. 고화질 VOD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소개되고 있다.`PC로 영화보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던 네티즌들이 고화질 VOD 서비스에 클릭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최근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하루 3만건이 이용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명도가 떨어지는데다 접속이 쉽지 않다고 불평하는 이용자들도 많아 서비스가 활성화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달라진 서비스

현재 고화질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코리아닷컴.다음.야후 등. KT는 자회사인 KTH와 공동으로 오는 10월 주요 사이버아파트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MBC는 베스트극장 등 일부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있다.

코리아닷컴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가위` `두사부일체` 등 영화 53편, 성인영화 34편, 애니메이션 26편 등이다. 뮤직비디오는 일부 무료로 서비스한다.

야후에서는 `미인` `아프리카` 등 영화 28편,성인영화 30편 등을 볼 수 있다. 다음은 영화.애니매이션.뮤직비디오.게임동영상 등을 시범서비스하고 있다.

VOD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것은 데이터 압축기술이 발전했기 때문. 동영상 파일을 통신망을 통해 보내려면 파일 크기를 줄이는 압축기술이 필요한데, 최근 압축밀도를 높여 한꺼번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일반 VOD 서비스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3백Kbps(초당 30만개의 데이터전송)인데 비해 고화질 VOD 서비스는 최소 5백Kbps, 보통 1Mbps에 달한다. 이 데이터가 초고속망을 통해 가입자의 PC에 도착해 동영상으로 재현되는 것이다.

서비스가 도입된 지 4개월여에 불과하지만 이용자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서비스업체들은 한달 평균 7천만~8천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제대로 즐기려면

고화질 VOD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보통 펜티엄Ⅲ급 중앙처리장치,1백28메가바이트 메모리, 16메가바이트급 그래픽메모리 등을 갖춘 PC가 있어야 한다.

이보다 낮은 급의 PC를 사용할 경우 자주 끊긴다. 여기에다 최소 5백Kbps 이상,일반적으로 1Mbps 이상 되는 초고속망(ADSL.케이블모뎀 등)쯤 돼야 고화질 VOD를 이용할 수 있다.

초고속망에 연결했다고 해서 1백%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용자의 네트워크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예를 들어 접속자가 많거나 날씨가 나쁠 때-자주 끊기거나 아예 접속할 수 없다.

극장에서 즐기는 것과 같은 큰 화면과 실감나는 음향도 포기해야 한다. 기존 PC모니터의 해상도로는 불가능하다.

코리아닷컴의 박보윤씨는 "인터넷을 잘 이용하면서 영화를 좋아하는 20대 네티즌들이 고화질 VOD 서비스의 주요 고객"이라면서 "이들은 고화질 VOD를 통해 기술적 발전을 즐기기 때문에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출처=중앙일보